양혁준 이사장, “진료혼선 해소-효율적인 치료효과” 기대
내년 2월까지 전문 화상진료지침이 만들어진다.
이로써 표준화된 화상진료체계를 구축된다.
대한화상학회 양혁준 이사장은 12일 백범기념관에서 치러진 춘계학술대회에서 기자와 만나 “지난해 진행하려다 연기된 화상진료지침을 질병관리본부의 펀드를 받아, 내년 2월까지 일반인, 보육교사 위한 지침. 병원 전 응급실에서의 화상진료지침을 만들어 홍보,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이사장은 “화상은 일반외과, 성형외과 등 다학제 전문치료나 협진을 필요로 하는 외상질환인데다 그간 표준화된 진료 지침이 없어 화상센터, 화상 전문병원조차 서로 다르거나 다양해 환자가 개인사정 상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송 또는 전원 할 경우 치료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가져올 수 있었다”면서 “내년에 전문 화상진료지침이 나오면 이 부분을 깔끔하게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효율적인 치료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상환자 ‘사망률’ 높고 생명 구해도 ‘후유증’ 심각
초기 드레싱만 잘해도 “2,3도→1도, 화상 깊이 줄인다”
그는 먼저 왜 서둘러 전문 화상진료지침을 만들었어야 하는 지를 설명했다.
양 이사장은 “화상은 다른 질병에 비해 입원기간이 길고 후유증이 심하다. 중화상을 입은 환자의 경우 사망률이 높은 것은 물론 전문적인 진료 덕에 가까스로 생명을 구했다 해도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며 “하지만 빠른 이송조치와 초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화상의 깊이가 달라진다. 초기에 드레싱만 잘해줘도 2,3도의 중증을 1도의 경증으로 낮추거나 화마로부터 피해를 입은 화상의 깊이를 줄일 수 있다면서 이런 치료절차를 명확하게 한 것이 전문 화상진료지침”이라고 소개했다.
화상, 외상서 차지하는 비중 크지만 “아예 빠졌다”
‘전공의 트레이닝 여건’ 전무
이처럼 화상이 외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아예 빠져있는가 하면 화상병원에 전공의가 트레이닝을 할 여건이 안 갖춰진 것도 전문 화상진료지침을 서두르게 된 계기가 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외상 안에 화상이 빠져 있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양 이사장은 “국내에서 대표화상전문병원으로 꼽는 한강성심도 트레이닝 과정이 없어졌다. 교육시키고 발전시켜야 하는데 오히려 침체되고 있다”면서 “대학병원 대부분은 화재현장에서 급송된 화상환자를 응급처치만 하며 중화상은 화상 전문병원으로 보낸다”며 “대학병원 급에선 화상에 관심을 두지 않거나 적지만 요즘 상황으로는 적지 않은 화재가 발생, 화상진료를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현실을 무조건 외면하려는 것이 아니라 화상진료를 받아들일 수 없는 남모를 속사정이 있다는 것이다.
양 이사장은 “화상은 치료에 손이 많이 가는데다 의료 인력 등 자원이 많이 들어가 못 받쳐주다 보니 집중진료가 필요한 중화상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겨지게 되며 이 과정에서 다른 중환자를 감염시킨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격리시켜야 할 부담을 안게 된 대학병원들이 아예 입원을 안 시키는 면도 있다”며 “다시 말해 대학병원 중심의 권역외상센터가 화상 환자를 진료대상에서 빼버린다는 거다. 게다가 화상진료는 의료분야에서 3D중 하나로 후유증이 많아 응급실조차 화상환자치료를 가장 힘들어 해 기피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이를 국가차원에서 수가 등을 통해 지원함으로써 적자를 보존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추가로 지정하는 외상센터에 화상 유닛을 한 두 개 정도 넣어 적절히 치료한 후 화상센터로 보내는 식으로 화상 환자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젊은 의사들 ‘화상진료 힘들고 자립 어려워’ 기피
‘고압탄소탱크 지원’ 정부에 요청
그는 또 화상진료의 공백과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한 방안으로 젊은 의사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개선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양 이사장은 젊은 의사들이 미래희망이 있으면 개원하든지 지원하지만 화상진료가 힘들고 자립하기가 어려워 기피한다면서 전국 화상 전문병원 4~5곳의 회원 말을 빌리면 이들 모두가 전문병원 지정 후 요구하는 시설기준에 맞추다보면 많은 비용만 들어갈 뿐 이를 수가가 받쳐주지 못해 힘들다며 다들 반납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그는 유독가스로 질식한 환자 구제에 쓰일 시설장비로 고압탄소탱크 지원을 정부에 주문했다.
양 이사장은 요즘은 화재 또는 야영 시 번개탄 사고가 많아지거나 빈번해지면서 외상은 없지만 유독가스로 질식사한 환자 수가 화상으로 숨진 환자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며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환자 치료엔 고압산소탱크가 필요하다. 하지만 여력이 없는 의료기관으로선 구입을 못해 피부화상 뿐 아니라 유독가스에 질식한 환자 치료까지 안 되고 있다. 상태가 심각한 환자조차 인공호흡기를 달지 못해 고압 산소 치료를 할 수가 없다. 전국적으로 제 기능을 하는 고압산소탱크가 남아 있는 곳이 없다면서 아까운 생명을 건질 수 있도록 국가가 정책차원에서 지역 몇 곳을 지정, 설치해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학회는 이번 학술대회도 병원 이송 전 초기대응이 중요한 화상의 특성을 반영해 소방방재청과 협조를 얻어 종전 의사, 간호사 중심의 화상진료프로그램과 구급대원, 응급구조사 등에 맞춰진 교육으로 치러졌다.
이날 학회는 “그동안 큰 사고가 너무 많았다. 세월호 참사를 전후로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를 연상케 하는 고양터미널, 지하철, 요양병원 화재 등 인명, 재난 사건사고가 많았다”며 이번 학술대회에선 외과, 성형외과, 응급의학과에서 화상환자 진료연구결과물, 소방방재청과 한전 관계자의 소방업무와 전기안전에 시간을 할애, 다각적인 시각에서 국내화상환자의 구호체계 등을 토론했다.
이밖에 학회는 2018년 국제화상학회(ISBI)를 한국에 유치하기 위해 오는 10월 개최되는 제 17차 국제학회를 겨냥, 참석할 임원들을 상대로 적극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8: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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