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명 중 4명이 신경과를 알거나 들어본 적이 있지만 어떤 병을 진료하는지 잘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신경과학회는 1일 32차 추계학술대회가 열리는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최근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진료과목 인식 결과를 발표, 주목을 받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한신경과학회 김승민 이사장(사진/연세의대)과 석승한(원광의대) 홍보이사는 진료과목 인식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국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신경과의 정의, 하위진료 과, 주요검사, 주요시술, 영역부문의 질병 등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공개된 대국민 인식도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78.8%는 신경과를 ‘알고 있거나 들어본 적 있지만 진료를 받은 경험이 겨우 18.6%(없다 81.0%, 무응답 0.4%)로 나타나 성인 10명 중 2명이 방문 경험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나이가 많은 연장자가 진료 경험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경과를 찾는 사람 중 가장 많은 이가 신경 관련문제로 가는 곳으로 여겼으며 다음으로는 정신 관련 질환, 두통 순이었다.
이와 함께 자신이 신경과를 잘 알고 있다고 여긴 사람가운데 많은 이들은 두통 다음으로 뇌졸중, 우울증, 말초신경질환을 진료하는 곳으로 알았다.
신경과를 모른다는 사람의 경우 우울증, 신경계 감염, 근육 관련 질환을 진료하는 곳으로만 인식하거나 일부는 척추질환, 골절/ 뼈 질환, 심장질환 등을 다루는 전문 과목으로 알고 있는 사례까지 나왔다.
이처럼 전체의 55.9%가 신경과의 진료 영역과 치료대상을 잘 몰랐다.
이에 신경과학회 김 이사장과 석 홍보이사는 “신경계는 크게 중추와 말초로 나눠진다. 중추 신경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머리 안의 대뇌(큰골), 소뇌(작은골), 뇌간(숨골), 척추뼈 속에서 중추 신경계의 신경들이 내려오는 다발인 척수로 구성돼 있다”면서 “말초 신경계는 이러한 중추 신경계에서 더 말단 부위까지 뻗어나가게 되는 전선들을 가리키며, 인체에서 중요한 후각신경, 시각신경 등 12쌍의 중추적인 뇌신경과 몸통과 팔, 다리에 분포하게 되는 척수신경을 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진료 분야를 더 크게 본다면 신경과에선 말단 신경들이 전달하는 과정에 신경과 신경 사이의 공간 신경접합부의 질병과 신경이 분포하게 되는 말단 근육의 병들까지를 모두 다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신경과는 뇌, 척수, 신경 근(root), 신경, 신경접합부, 근육까지의 모든 신경계에 발생하는 기질적인 질병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진료과란 얘기다.
이렇듯 신경과의 영역과 범위는 굉장히 광범위하고 다양한데다, 크게 각각 어느 부위, 어떤 원인에 의해 질병이 발생하는지에 따라 신경과 안에선 뇌혈관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반신 마비, 구언 장애, 의식장애 등을 다루는 뇌졸중 분야가 있다.
여기에선 뇌허혈에 의한 경색, 뇌출혈, 뇌혈관 기형 등 뇌에서 일어나는 혈관과 관련된 많은 질병들을 진료하게 된다.
또 손발 저림, 근육 위약과 위축 등 주로 말초 신경계를 다루게 되는 말초신경이나 근육질환 분야, 파킨슨 병(Parkinson’s disease)과 같은 운동 장애를 다루는 운동 질환 분야, 성인에게서 경력 발작을 다루는 간질 분야,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과 같은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된 치매 분야, 뇌수막염이나 뇌염, 뇌농양 등을 다루는 신경계 감염 분야와 어지러움증과 안구 이상을 다루는 신경이안과 분야가 있다.
이외에 두통이나 여러 통증을 다루는 통증 분야와 뇌암을 다루는 신경계 종양 분야 등이 있다.
게다가 이번조사에서 신경과와 정신과를 같은 진료과로 혼동하거나 착각 경우도 25.2%나 됐다.
그나마 68.3%가 신경과와 정신과를 다른 진료 과로 판단해 위안이 됐다.
이와 같이 국민 10명중 7명 정도가 정신건강의학과(정신과)와 신경과가 다른 진료 과란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신경외과와 비교했을 땐 별개 전문 과목으로 아는 사람은 10명 중 6명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신경과를 정신과보다는 신경외과와 더 혼동하는 게 심했다.
석 이사는 “흔히 일반인들은 신경정신과와 신경외과를 신경과와 혼동한다. 신경외과와 신경과는 소위 내과와 외과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신경과에선 전체 신경계에서 일어나는 질병을 진단, 약물적 치료나 대중적인 요법을 이용해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치료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신경외과에선 수술을 방법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다루는 질환도 많은 부분이 중복이 되나, 주로 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가 진행되는 질환인 뇌종양 등의 경우 신경외과에서 좀 더 많이 다루게 된다.
신경과에선 약물 치료를 주로 많이 치료법으로 이용하게 되는 뇌경색 등을 주로 다루게 된다는 석 이사의 설명이다.
신경정신과와 신경과를 간략하게 구분해 보자면, 신경과의 경우 좀 더 신경계의 기질적인 변화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해부생리학적 이상 소견과 연관 질병을 다루게 되는 반면, 신경정신과는 눈에 드러나지 않는 신경계의 기능적인 변화로 발생하는 질병을 치료하게 된다.
신경정신과는 인간의 심리, 정서, 사고와 연관된 질환 우울증, 정신분열 등을 치료한다.
신경과는 검사 등에 이상 소견이 보이거나 이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생각되는 국소적 신경학적 증후와 직접 관련된 기질적인 질환 뇌졸중, 파킨슨병 등을 주로 다룬다.
이같이 모든 국민들이 신경과를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진료과명을 변경하는 것에 61.7%가 ‘바꿀 필요가 있다’며 찬성 의사를 내놓은 데다 전체의 53.4%가 신경내과보다는 ‘뇌신경과’로 바꿔야 한다는 것에 손을 들어 학회의 새로운 선결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신경과학회 석 홍보이사는 “이번 설문 조사결과 국민들의 진료 과 인지도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뇌(신경)건강의 날 제정함께 청소년을 대상으로 뇌신경과학 교실, 신경계질환 체험행사 등 다양한 교육과 홍보 이벤트를 마련, 장기적으로 신경과 인지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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