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며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는 의약계의 시무식에 뒤안길로 사라진 지난해 치열했던 법정싸움을 곱씹는 목소리가 나와 눈길을 끈다.
가장 입방아에 오른 사건으로는 의·정·약·한의(醫·政·藥·韓/의료 정부, 약계, 한의)가 얽히고설킨 ▲NST 임의비급여 과다본인부담금확인처분 취소 소송 ▲지난해 7월 1일 DRG 시행을 둘러싼 의협, 전문 진료 과 4개 학회 간과 시비 ▲곧 법정에 오를 의협과 건보공단간의 인터넷 공간다툼 ▲면허신고제 ▲지난해 시행된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한 응당법 ▲쌍벌죄와 연관 리베이트 의약품의 약값을 깎는 약가연동제 최소소송 ▲급여 허위청구 의료기관의 반발에 따른 소송 등 수 건 ▲영상검사 수가 소송 ▲의약품 관리료, PPC주사제에 내린 행정조치로 생긴 소송 ▲입원환자 치료한 타 병원 의사 진료비 삭감에 대한 소송 ▲천연물신약 의사처방 침술 처치(IMS)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제한 등이 손에 먼저 꼽힌다.
게다가 항소항고로 1심에서 2심, 2심에서 3심을 대기 중이거나 아직 판결이 안 난 사건들이 법정에 쌓여 올해도 지난해처럼 치열했던 의·정·약·한의간의 법정싸움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어두운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휘말렸던 의·정·약·한의계의 사정은 어떤가(?)
이들 업계는 오는 2월 새로 들어설 새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풀어 나가겠다는 방침을 세워 놓은 지 오래이며 해를 넘긴 법정싸움도 마무리 짓겠다는 기세다.
이들 업계에 따르면 2월과 3월 사이에 개최되는 정기총회와 대표자회의에서 해를 넘겨 온 소송을 올해 추진 사업으로 승인을 받아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 서 있는 상태다.
재판에 회부했거나 당한 정부로서도 번함이 없어 보인다.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례상 소송 중에 있는 재판을 포기할 수 없는데다 확고한 정책은 그대로 끌어나가야 할 입장에 있다.
이처럼 시비를 가리는 재판이 잦아진 만큼 들어가는 소송비도 적지 않게 드는 게 현실이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지난해 8월 초 “소송비 예산을 늘려라”는 특명이 내부에 떨어졌다는 입소문이 나돌아 로펌의 시선을 받아왔다.
최근 3~4년간 복지부가 추진해온 정책마다 법정시비에 휘말리면서 잦아진 고소고발과 거듭되는 패소로 거덜 난 소송비를 충당하기 위해 예산 확보에 나섰다는 게 당시 입소문 진원지의 주장이다.
복지부는 이런 사실은 이미 로펌에 확 퍼져 내부 입단속에 나섰지만 소송전문싸움꾼이란 비아냥거림을 들어야 했다.
일각에선 자신들의 앞가림에 국민의 귀중한 혈세를 소송비로 쏟아 붓고 있다는 쓴 소리와 함께 복지부에 혈세투사(投射)당국이라는 새별 칭까지 붙이는 웃지 못 할 촌극까지 벌어졌다.
당시 복지부가 상대를 법정에 세우거나 당한 건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툭하면 소송이 벌어졌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곧 소송으로 불붙을 건만 수건에 이른다는 뜬소문까지 돌았다.
이들 사건의 소송비는 과연 얼마쯤 들까(?)
그동안 복지부가 부담해온 사건 당 소송비를 정확하게 환산할 수 없지만 대개 규모나 크기를 떠나 행정조치나 정책에 반발, 취소 또는 변경을 요구하는 행정 소송, 민사 소송, 형사 소송인데다 3심까지 진행되거나 위법시비를 가려내야 할 사건건수가 많아 변호사 수임 비, 인지대 등 재판에 들어갈 비용이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진단이다.
행정소송일 경우 재판에서 패소하면 상대방 승소 측의 변호사비용, 송달료, 인지대, 등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돼 소 제기(提起)에서 종국 판결(判決) 뒤에 들어간 소송비용은 더 커진다.
항소심은 1심비용의 1.5배 상고심은 1심비용의 2배를 물게 된다.
최근 ▲리베이트 입증 안 된 의사에 면허정지 ▲혁신형 제약기업 승인취소기준 등 크고 작은 복지부 행정조치가 법정에 오를 것으로 진단도 나온다.
이들 소송건의 성격을 들여다보면 정책마다 의약계를 옥죄고 처벌까지 하는 강제 법으로 비춰져 이를 집행하는 정부와 불복하는 보건의료의약종사업종간의 법정싸움만 양상해내는 착각을 일게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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