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김주영 양성자치료센터장
“소아암 양성자 치료는 국립암센터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2007년도 4월 양성자 치료기를 국내에 처음 들여와 암 치료를 시작했다.
개원당시 양성자치료기의 가격이 비싸고 건물에 설치, 시설하기가 복잡해 준비하는 기간만 꼬박 5~6년이 걸렸다.
새로 발령받은 의사, 물리학자, 의공엔지니어들이 모여 기획을 짜고 정부로부터 펀드를 받은 뒤 기계 선정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2007년 4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최근 국립암센터 김주영 양성자치료센터장은 기자와 만나 요즘 암환자나 가족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는 양성자 치료기의 도입 시기, 치료효과, 절차, 그동안 힘겹게 이끌어낸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암의 종류, 운영상태 등을 자세하게 알려줬다.
국립암센터를 찾는 암 치료환자는 2007년 4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소아와 성인을 합쳐 1,200~1,300명에 이르며 이중 아동은 1년에 약 20명~45명 정도다.
김 센터장은 “이처럼 환자 수에서 차이나는 이유는 2011년 4월부터 소아암 일부에 양성자 치료가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혜택을 받게 돼 이후 1년 사이 환자가 늘었고 작년에만 40명 정도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된 소아종양의 종류는 ▲뇌와 척수에서 생기는 중추신경계 암 ▲안면부와 두경부암이다.
그는 “일부지만 상당히 중요한 것은 소아암에서 백혈병을 빼고는 중추신경계 암과 뇌종양이 가장 흔해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런 부위로 한정지은 것은 빠듯한 예산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정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양성자 치료가 가장 도움이 되는 암으로는 소아암이다. 이 가운데 중추신경계와 두경부에서 생긴 종양으로 정상조직을 보호하면서 암 부위만 치료를 해 생기는 효과나 이득이 가장 큰 곳”이라며 “뇌나 중추신경계가 성숙하는 시기가 대개 3세로 이후부터 10대까지는 복잡한 기능을 얻게 돼 치료하다 뇌가 손상되면 아이가 자라면서 학습능력이나 신경기능이 떨어져 병이 나아 성장해도 가족들에게 의존하게 되고 사회로부터 경제적인 부담을 많이 갖게 된다. 살날이 많은 아이들에게 쏟아야 할 부모나 국가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소아 암환자에게 정상조직을 보호하면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양성자 치료에 보험혜택을 준 것은 잘된 일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이를 위해 수없이 보건복지부를 들락거리면서 양성자 치료에 보험혜택이 왜 필요한가 강의를 통해 전했고 몇 년간의 작업 끝에 성사됐다”며 “이런 움직임에 항의성 반발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른 병원 의사들과는 입장이 달라 편파적으로 몰리게 됐다”면서 “당시 우리가 설득해야 할 대상은 복지부 공무원만 아니라 동료 그리고 학회였다. 많이 힘들었다”고 당시를 되돌아 봤다.
그는 “소아뇌종양의 경우 애초 복지부가 1년에 200명으로 책정했던 예산보다 훨씬 밑돌았다. 어디에선가 치료받고 있을 환자가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양성자 치료를 그만큼 못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어쨌든 의료보험 혜택 후 소아암환자가 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 센터장은 소아암에 왜 양성자 치료가 필요한지도 설명을 곁들였다.
그는 “소아암이라는 것이 어떤 한 치료만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소아암은 외과수술, 항암제 투약, 방사선치료 등의 치료법이 있다. 항암제는 머리가 빠지는 정도로 눈에 띄는 부작용이 가장 적다고 여기지만, 혈관을 타고 체내로 고루 퍼져 종양뿐 아니라 정상조직에 피해를 줘 무조건 쓸 수는 없다”며 “때로 어떤 항암제는 2차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과적 수술은 절단, 방사선 치료는 아이가 크면서 비대칭적으로 자란다거나 뇌에 조사할 경우 학습능력이 떨어진다든지, 눈에 띠는 부작용이 더 많이 나타나지만 소아암을 치료하려면 이 세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아암의 경우 항암제나 수술과 방사선을 적절하게 병용해야 효과를 최대한 얻을 수 있고 부작용은 최소화시킬 수 있다면서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해 모든 병원에서 항암제, 방사선, 수술전문의사로 소아암전문치료팀을 꾸려, 운영하면서 치료 때마다 회의를 갖는다”며 “어느 한 부분만 빼고서 양성자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팀워크체제에서 수술과 방사선치료 중에 있는 소아암환자를 양성자 치료를 위한 이송 받기가 상당히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안은 없었을까(?)
그는 양성자가 환자에게 절대적으로 좋다면 의사의 윤리차원에서 당연히 양성자치료를 위해 보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윤리적으로 옳지 못하거나 이익을 쫓기 위한 행위라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팀워크 치료 때문에 환자를 떼어내 보내기 쉽지 않은 면이 있을 테고 소아암에서 양성자가 방사선보다 훨씬 좋다는 증거가 있느냐를 생각할 수도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치료효과가 나와 있는 확실한 의학적 논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임상에서 양성자 치료의 효과를 발표한 연구논문 수가 적고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건보보험을 적용 때도 걸림돌이었다. 더구나 소아암 치료에선 없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안타까움이다.
어떤 사례들이 있었을까(?)
김 센터장은 수많은 생명을 구한 페니실린은 3상 시험을 안했다. 방사선에 국한하자면 과거에 래디움 소스로 퀴리부인과 뢴트겐이 처음 시작한 것도 예가 될 수 있다. 이후 코발트라는 방사선 동위원소, 다음이 저 선량에서 고에너지 X레이, 최근엔 선형가속기가 치료에 사용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단계에서 무작위로 하는 시험/랜더마이즈 트라이얼(andomize trial)이 하나도 없다. 전문가의 상식선에서 볼 때 당연히 좋기 때문에 어플라이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것은 3상을 걸쳐 확인돼야 풀 수 있는 문제지만 소아암에서 양성자나 보통 방사선으로선 힘들다. 증거를 많이 만들어내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다음은 Q&A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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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김주영 양성자치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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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그렇다면 양성자의 치료효과를 입증할 자료가 만들어질 수 없다는 뜻인가?
A=양성자를 통해 얻을 있는 실제적 이득은 타깃 삼은 종양부위에 충분한 양을 쏘이고 정상조직엔 조사량이 보통 방사선에 비해 적어 치료효과를 높이면서 완치율을 높일 수 있으며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부작용엔 두 가지가 있으며 조기는 치료도중, 나머지는 치료가 끝난 후 3개월 이내에 정상조직에서 나타난다.
만성 부작용에 대한 것들은 증거로서 보여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자라나는 아이들인 경우 세 살 때 양성자 치료를 했다면 적어도 대학생 때까지 가서나 알 수 있다. 만성부작용을 줄였다고는 지금으로선 말하기가 어렵다.
또 충분한 환자수가 돼야 한다. 지금은 조금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조기부작용의 경우는 데이터를 쌓았으며 암이 확실히 줄었다. 양성자 방사선 치료를 넓은 부위에 받으면 혈액치수나 백혈구, 혈소판 수치가 떨어지고 빈혈수치가 낮아진다.
방사선 치료의 경우 방사선이 암 주변조직에 퍼지면서 조직에서 독성물질이 나와 환자의 전신 상태와 면역기능이 다운되고 피곤 감을 느끼게 한다.
양성자 치료는 이런 것들이 현저히 적다. 환자가 치료를 받는지 안 받는지를 모를 정도이며 대부분이 양성자 치료를 받으면서 직장생활을 겸비할 수 있고 학교에 나갈 수 있다.
양성자치료 받는 소아의 경우 치료 끝날 때까지 입원하게 되며 6주정도 치료한다면 주말은 집에 보낸다.
마취가 필요 없는 아이들은 통원치료가 가능하다.
이같이 장점이 눈에 띄며 만성 합병증이나 소아 뇌종양의 경우 지능이나 신경학적 기능의 변화는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알 것 같다. 에피소딕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수치화해 증거화해 측정한다.
1년째, 2년째, 3년째 등 종양이 어느 정도 줄어드는지 MRI로 확인하고 합병증에 대한 측정도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5월 개최된 양성자 심포지엄에서 적은 수의 환자 데이터를 발표한 적도 있다.
이런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제는 다른 병원의 의사들께서 직접 의뢰서를 써서 보내는 경우나 인터넷 등을 보고 전화를 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대개 환자가 원하는 경우다
Q=양성자 치료를 받으려면 비용부터 걱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A=예전엔 양성자치료를 받으려면 3~4,000만원의 치료비가 들었지만 지금은 특진비 없이 100만 원 정도다. 지금 다른 종류의 방사선은 500만원이 조금 넘고 특진비가 붙으면 비용은 달라진다.
국립암센터가 특진비를 안 받는 것도 환자들에게 부담되게 해선 안 된다고 여겨서다. 대개 소아암을 앓는 아이의 부모들이 평균적으로 20~30대여서 치료비로 몇 천 만원이 나가면 가정은 타격받게 된다.
원가로 보면 센터로선 다 마이너스다.
가장 싸게 양성자 치료를 하는 곳은 국립암센터 밖에 없으며 공익보험이 적용되는 국가도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이것은 굉장한 혜택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보험청구가 많은 진료행위를 삭감한다고 들었다.
전문가가 아무리 필요하다고 관계당국에 소견서를 써 내도 나름대로 판단기준이 서 소용이 없다. 이런 와중에 양성자 치료에다 건강보험을 적용한 거다.
Q=요즘 수가를 두고 정부와 의료기관간의 논쟁이 심하다.
A=현실보다 떨어진 진료 수가, 포괄수가제가 확대되면서 낮은 의료수가가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의료수가로 소아암 환자 한명을 양성자로 치료하려면 여러 명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져 엄두가 안 난다.
양성자 치료는 기계로만 덜렁하는 게 아니다.
4~5세 뇌종양 소아환자에겐 양성자 치료를 30회 정도하게 된다. 다른 병원에서 오기 전에 이제까지 찍은 모든 MRI와 수술소견과 항암제는 어떤 것을 썼는지 알레르기는 없었는지 모든 서류를 받아 양성자 치료센터 동료와 신경외과 방사선과 영상의학과 등이 모두 모여 치료방향을 판단하게 된다. 이때 양성자 치료 전에 아이가 어떤 진료를 받았는지부터 치료 후까지 검토한 뒤 치료방향이 결정한다.
양성자 치료 중에 아이가 가만히 있지 못해 마취를 시켜야 하는데다 소아과에 입원시켜 전체적인 상태를 알아낸 뒤 영양, 성장, 항암제 투여정도 등을 모두 평가한 다음 마취과에 마취를 요청, 판단이 서면 이후 30번에 걸쳐 치료하는 동안 매번 확인하게 된다.
치료받기 전 마취를 시작해 깨어나기까지 2시간 반에서 3시간 반을 아이의 병실로 올라가 링거를 맞추고 피검사를 비롯해 뇌신경 인지검사, 호르몬 검사를 하게 되며 한편으로는 아이가 치료 중에 혹시나 생길 문제를 대비해 신경과의사와 소아과의사와 같이 환자상태를 점검하게 되고 코디네이션 하는 간호사들은 가령 환자가 양성자치료를 안하게 되더라도 모든 자료를 다 리뷰를 해야 한다.
양성자치료를 하기위해선 저희 과에서 펠로우들과 함께 여러 번 찍은 CT영상을 통해 치료계획을 세우고 물리학자 3명을 붙여 또다시 치료계획을 검토한 뒤 밤늦게까지 시뮬레이션을 한다. 만약 양성자치료기가 고장 나면 밤늦게까지 고쳐야 한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수입이 보장돼야 하고 양성자 치료기 유지보수가 가능해야 하며 운영비가 필요하다. 정부출연기관이지만, 병원이 벌어들인 돈으로 운영해야 할 처지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를 많이 진료해야 한다. 이 같은 현실을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
Q=앞으로 국내 의료기관에 양성자 치료기의 도입가능성은?
A=양성자 치료가 우리나라 국립암센터에 이미 들어와 있고 삼성의료원에서 2013년을 목표로 하는데 변수가 많지만 여러 곳에 생길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제주도에서 양성자심포지엄을 가졌다.
한라병원에서 의료관광차원에서 해외환자유치를 위해 양성자 치료기 도입을 위한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양성자 치료기를 보유한 의료기관이 인구대비 한곳에 몰려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Q=양성자 치료기의 적응범위는?
A=양성자 치료가 다른 부위 암 치료에도 사용된다.
우리나라는 간암환자가 많은데 양성자치료가 도움이 될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가 외국보다 B형간염이 많은 게 특징이다. 이들 환자의 경우 간 기능이 떨어져 간경변증이 오게 되며 양성자 치료가 간을 보호하면서 암세포만 제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장점도 많지만 소아암과 달리 간암은 임상시험을 통해 환자가 치료비를 어느 이상 적게 부담하게 하는 시스템이 있어 이를 활성화하려고 한다.
증명이 안 돼 임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임상을 하면 치료 후 만성 부작용도 훨씬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치료효과를 임상간호사가 수치화할 수 있게 돼 임상시험이 상당히 중요하다.
Q=양성자치료에서 기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A=건보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들 중 안타까운 것은 뇌에 생긴 척색종(chordoma), 안구종양 가운데 흑색종이다.
이 암은 양성자 치료에 적응증 중 1급 질환이며 치료효과가 좋아 이 부분이 빠져 있는 것이 아쉽다. 이 질환자들이 건보혜택을 가능한 받을 수 있도록 나라에서 보장해줘야 한다.
아이가 악성 암이나 중한 질환 진단을 받게 되면 믿지 못할 정도로 괴로워하는 부모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희의 아이라고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양성자 치료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상당히 축복받을 일이다.
전 세계적으로 숫자가 많지 않지만 하나가 우리나라에 있고 일본을 뺀 아시아 국가엔 없다
소아환자들이 양성자 치료받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국립암센터 홈페이지를 보시고 상담을 원하시면 직접 와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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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8: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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