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잘못된 모유수유 ‘아기 건강’ 위협

신손문 교수

신손문 교수, 옳은 자세와 뒷받침돼야 할 제도개선

최근 '세계모유수유주간' 20주년 행사를 맞아 산부인과 병원을 중심으로 임산부를 위한 모유수유교육 등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1998년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으로 선정된 제일병원 신손문 교수를 만나 모유수유의 옳은 자세와 뒷받침 돼야 할 제도개선 등을 알아봤다.(편집자 주)

“갓 태어난 아기들을 위한 병원 신생아실과 산후조리원이 엄마들의 편의시설로 뒤바뀌어 운영되는가 하면 잘못된 모유수유 지식이 아기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초보엄마의 경우 자신의 잘못된 모유수유자세로 인해 나오지 않는 젖을 무턱대고 안 나온다며 조바심을 내면서, 우유병을 수시로 바꿔 아기들이 엄마젖과 우유병꼭지를 헷갈린다”

관동대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손문 교수는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병원이나 여러 단체에서 임산부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모유수유를 교육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지식과 이를 전담할 인원부족으로 피해가 고스란히 엄마들과 아기에게 전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젖 분비 2가지 방법
"유두깊이 빨게 하고, 2~3시간 간격 수유"

신 교수는 일단 엄마의 젖이 잘 나오게 하기 위해선 2가지 방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첫 번째로는 아기가 평소 유두깊이 엄마의 젖을 빨도록 훈련돼야 한다.
이러한 자극은 엄마의 뇌로 전달돼 젖의 분비가 원활하게 잘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아기가 2~3시간 간격으로 엄마의 젖을 빨도록 해 남아있는 것을 다 비워야 한다.
창고에 재고를 없어야 주문하는 것처럼 젖이 왕성하게 생성된다는 것.

또 신 교수는 아기들에게 혼동을 주는 수유는 위험하다고 충고했다.

그는 “아기들은 본능적으로 젖을 빨게 돼 있다. 그러나 엄마젖과 우유병 꼭지는 생김새나 빠는 방식이 달라 아기들에게 두 가지를 번갈아 반복해서 수유하면 헷갈린다. 아기가 우유병 꼭지를 빨다가 엄마의 젖을 물려주면 우유병처럼 빨게 돼 열상이나 유방울혈인 젖몸살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모유수유 첫 2~3주 중요
"말보다 보여주는 교육이 효과"

모유수유는 첫 2~3주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병원 신생아실이나 산후조리원 등 각종 시설에선 아기에게 우유병을 수시로 물린다”면서 “이런 수유식이 아기한테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지

모른다. 게다가 산모들 중엔 입원비를 모두 정산하면 병원이 아기에게 우유까지 먹여가며 돌봐야 하는 것으로 착각, 모유수유의 개념을 아예 모르거나 잘못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요즘 비싼 산후조리원은 엄마들을 위한 마사지등 다양한 서비스로 유명세를 타고 있을 뿐 정작 모유수유로 소문난 곳은 드물다”며 "24시간 함께 있는 모자동실은 아기에게 심리적 안정, 엄마에게는 빠른 시간에 젖을 편하게 먹일 수 있어 모유수유로 자연스럽게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유수유 교육은 말보다 보여주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게 신 교수의 지론이다.

그는 "병원분만에 99%가 의존하는 요즘, 병원과 정부가 지혜를 모아 스스로 모유수유를 권장하도록 사회인식과 관점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할 때"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혼비용을 줄이고 아기한테 투자를 늘리도록 엄마들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모유 수유할 수 있는 근무환경과 파트타임제가 활성화되면 여성근로자들로부터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의 연구실 벽엔 애니메이션 '뽀로로' 스티커가 붙여져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