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실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빈 소리만 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의료중재원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의료분쟁 상담건수는 총 1만1842건으로 1 일 평균 170건에 그쳤으며 이중 의료사고 조정신청으로 이어진 것은 139건에 불과했다.
중재원은 의료계의 반대에도 보건복지부의 야심 찬 지원 아래 지난 4월 8일 출범 후 월 평균 34건의 의료사고 조정신청을 처리하고 아직까지 중재 사례는 없는 초라한 실적만 남겼다.
복지부는 당시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의료사고로 생긴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구제하면서 보건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의료중재원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는 달리 저조한 실적만 남겨 있으나마나 한 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의료계가 의료중재원 신청 참여에 거부, 당장 높은 실적을 기록할만한 뚜렷한 방안이 없는 것도 큰 문제다.
의료중재원 관계자는 "쌍방에서 참여해야만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그러나 피 신청인이 되는 의료기관의 참여는 현재 절반에 못 미친다"고 전했다.
의협은 손해배상금을 각 병원들로부터 징수한 돈으로 대신 지불하게 하는 대불제도 등에 반발해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설립 전부터 문제가 있다고 여러 차례 제기했지만 정부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의료중재원이 의료사고 구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의료중재원 관계자는 "아직 겉으로 드러난 건수는 적다고 볼 수 있지만 구체적인 비교대상이 없기에 이렇다 저렇다 쉽게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4월 8일 이후에 발생된 의료사고에만 중재에 나섰다는 것을 고려해 제한적인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금은 출범 초기여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장 이런 상황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복지부는 이런 가운데 홍보를 통해 의료중재원을 더욱 알릴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라디오, TV 등을 통해 적극 홍보를 할 방침"이라며 "추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법을 추진한 지 23년 만에 어렵게 문을 연 의료중재원은 의료계의 반대 속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4 18: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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