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은 뇌에 전기가 발생해 발작과 경련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1~1.5%가 앓고 있으며 연간 신환의 발생률이 유방암과 비슷한 흔한 ‘만성 뇌질환’이다.
뇌전증 환자의 70%는 완치 수준의 치료가 가능하며, 일부 난치성 환자를 제외하고는 수술을 통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이에 불구하고 뇌전증 환자들은 취업과 결혼 등의 사회적 참여에서 많은 차별을 당하고 있다.
대한뇌전증학회(회장 김흥동, www.kes.or.kr)는 같은 뇌전증 환자의 열악한 삶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이 질환의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정책적인 지원을 골자로 하는 방안을 7일 발표했다.
이향운 이대목동병원 교수와 이상암 서울아산병원 교수는뇌전증 환자 중 약 50%가 사회로부터 부당한 차별을 경험했다. 취업 시 뇌전증 환자란 사실을 알리면 약 60%가 취업을 거절당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또 직장에서 발작, 뇌전증 환자인 것이 밝혀지면 약 40%가 해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향운 교수는 뇌전증이 치료가 안 되는 질환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으나, 일부 난치성 환자를 제외하고는 수술을 통해 정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지만 환자들은 취업과 결혼 등의 사회적 참여에서 많은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암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이러한 이유로 정상인에 비해 뇌전증 환자의 취업률은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실업률은 1.7배 높고, 미혼 율은 2.6배에 달한다며 이 질환의 인식도 낮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체의 2.3%만 ‘뇌전증의 원인을 알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뇌전증 장애우들은 성장기 때부터 차별을 경험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럽의 경우는 뇌전증 환자들이 올바르게 성장해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구와 리서치 등의 지원에 적극적인데다 사회적 인식의 향상을 위해 매년 뇌전증의 날을 제정,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결과 유럽 뇌전증 환자의 80%가 자신의 질환을 밝히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고 여겨 우리나라 상황과 차이가 매우 다르다.
학회에 따르면 뇌전증은 0~9세 소아기에서 많이 발생한다.
소아뇌전증은 소아암보다 발생빈도가 3.5배 높고, 유병기간도 3배 이상 긴데다 10배 이상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소아뇌전증은 질환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어린이가 소아암 어린이보다 훨씬 많지만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전무한 상황이다.
현재 2급~4급까지 주어지는 뇌전증 장애의 판정 기준은 다른 장애에 비해 매우 엄격하고 제한적이어서 중증, 난치성 뇌전증 증세를 가져야만 장애인 등록이 가능하다.
이에 학회는 뇌전증이라는 것만으로 차별 속에 살아야 하는 환자들을 위해 6급의 장애등급를 추가할 필요가 있으며 수술에 소요되는 전극비용에 수가 적용, 소아뇌전증과 난치성 뇌전증에 대한 산정특례 적용, 소아암 수준의 치료지원과 사회적 관심증진방안 등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김흥동 회장은 ”뇌전증 환자의 대부분은 약물 조절을 통해 발작이 완전히 억제되며, 조절이 완전하지 않은 일부 환자라도 대부분은 1년에 2-3회, 한번에 1-2분 정도 이상의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며, “1년에 단 10분 이내의 증상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데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데도 심한 차별을 받아 이들이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기 위해 사회적 인식의 개선과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4: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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