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피임약 ‘사전-專門 약’ ‘사후-一般 약’으로 재편

산과 ‘방향전환에 촉각’ / 약사 ‘내줄 수 없다’ / 여성 환자단체 ‘처방까지 받아야 하나(?) ‘발끈’

최근 피임약 재분류를 두고 이젠 산부인과 의사간의 신경전이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식약품청이 사후피임약을 일반 약, 사전피임약을 전문 약으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산부인과 의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지난해 정부가 슈퍼판매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 의약품 재분류를 안건으로 내걸자 사후피임약의 부작용을 문제 삼아 일반 약으로 분류를 반대해왔다.
게다가 이들은 약국에서 일반 약으로 판매하는 사전피임약을 전문 약으로 방향전환을 요구해왔다.

이를 지켜봤던 식약청은 사전 사후피임약이 의약사간의 영역싸움으로 번지자 꺼내든 것이 사후피임약을 일반 약, 사전피임약을 전문 약으로 재편하는 카드를 꺼내 약사나 의사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포기하게 하는 처방을 내놨다.

그러나 의약사간의 입장은 이런 식약청의 조치와는 너무 달라 보인다.
아직도 의약계는 사전사후를 따질 필요 없이 피임약을 자신들의 영역 권에 두고 싶어 하는데다 약사 측은 그동안 수요가 늘었다고 보아온 사전피임약을 전문 약으로 내준다는 것에 반대하는 눈치다.

산부인과 모 개원의는 "어떤 피임약이라도 부작용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해 의사의 관리 아래 복용하는 게 맞다"면서 "일단 사후피임약이 일반 약으로 재분류된 것은 불만이지만 사전피임약도 전문 약으로 함께 논의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피스 지역에 개원한 산부인과 의사들은 사후피임약을 약사 측에 내주는 대신 사전피임약을 전문 약으로 바꾸는 것에 손사래를 친다.
현재 오피스 지역 산부인과에서 하루에 10여건의 사후피임약이 처방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때문에 같은 산부인과 의사들 간의 피임약 재분류를 두고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여성이나 환자단체들도 처방까지 받아가며 사전피임약을 구매해야 하느냐(?)는 불만을 터뜨릴 법하다.

이에 산부인과의사회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의사회 차원에서 논의를 해 봐야할 것 같다"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사전피임 약의 전문의약품으로 방향전환이 의사들에게는 안정적인 방향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처럼 말 많은 사후피임약 등의 의약품 분류는 언제 발표될까(?)

식약청은 이번 주 내로 내다봤다.

식약청 관계자는 "빠르면 이번 주 안에 공식 발표한다. 이와 함께 중앙약심, 공청회 등을 개최해 의약품 재분류를 확정할 계획"이며 "복지부장관 보고는 이미 마친 상황"이라고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