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정상영업활동’ 지나치게 제한 않도록 조정
‘개정안대로 강행하다간 “제약 산업 경기 송두리째 흔들린다”
국내제약계가 오는 7월 2일 시행을 앞둔 리베이트 투 아웃제의 가혹한 처벌을 문제 삼아 개선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투 아웃제는 의사에게 처방을 청탁하며 리베이트 1억 원 이상 금품을 주다가 2회 이상 적발되는 의약품은 보험급여목록에서 아예 삭제하겠다는 행정처분제도다.
첫 적발 땐 1년간 건강보험적용대상에서 제외(급여정지)된다.
또 리베이트 금액 액수가 1억 원 미만이지만 세 번째 적발되면 퇴출시키는 '삼진아웃제'가 적용된다.
제약계가 제기한 문제는 이미 약사법, 의료기기법, 의료법 상 불법리베이트 행위자에 형사 처벌토록 하는 법규가 있으며 공정거래법상 부당거래로 올린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과징금으로 부과하도록 하는 규정에다 이번 건보법 개정을 통해 추가로 요양급여까지 정지시키겠다는 것은 제약사에 과도하게 책임부담을 물게 해 제약사의 정상영업활동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거다.
한국제약협회(회장 이경호)는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개정안의 이런 문제들이 제약사에겐 기혹한 행정처분이 될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제약기업의 영업활동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제약 산업이나 경기가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며 이를 개선한 후 시행토록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는 최근에 나타났던 제약사의 직원 한 개인의 불법리베이트 등 독단적인 일탈 행위가 투 아웃제에 적용돼 급여 정지나 삭제라는 극단적인 처벌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이 사례의 경우엔 회사 내부의 CP(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운영 현황을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평가받은 결과를 반영, 요양급여 정지에서 제외시키거나 기간을 감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협회의 주장이다.
협회는 이러한 조건의 면책조치를 개정안에 보완함으로써 제약 산업계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사전 예방노력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합리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협회는 제약기업의 정기적인 리베이트 근절교육, 규정준수 사원에겐 적절한 상벌제도 집행, 투명한 내부기준 마련 등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제약사의 노력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부여받은 CP 등급평가 결과를 면책에 반영한다면 가혹한 양벌규정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해법도 제시했다.
만약 아무런 개선 없이 개정안대로 가혹한 처벌을 목적으로 요양 급여 정지·제외시키는 투아웃제를 강행한다면 제약 산업의 전반적인 위축과 함께 불필요한 행정쟁송 등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아웃제 시행 전에 ‘영업활동 준법여부 가릴 잣대’ 필요
美 세이프하버 式 ‘법 또는 제도 도입’ 제안
게다가 현행 약사법상 제약기업 영업활동의 준법여부를 가려내기엔 어려움이 있는 만큼 투아웃제 시행 전에 먼저 미국의 세이프하버(Safe-Habor)제도와 같은 준법과 불법 여부를 명확히 구분하도록 법이나 제도를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과징금 부과 기준’ 형평성에 문제
같은 법 위반에 부과액 차액이 ‘무려 10배’
협회는 과징금 부과 기준의 형평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약리기전 약물 중 특허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단독 등재된 품목엔 과징금으로 대체하지만 유독 제네릭에게만 요양급여를 정지시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위반 사항이 똑같거나 유사행위에 부과하는 과징금의 차이도 법률상 평등원칙과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며 가령 전년도 요양급여총액이 100억 원인 A사와 10억 원 B사가 각각 6천만 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다가 적발돼 물게 될 과징금을 최대 30%로 따져 A사는 30억 원, B사는 3억 원으로 차액이 무려 10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8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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