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 생명이 움추리는 동절기가 성큼 다가온 가운데, 유통일원화 일몰 유예 사업에 전력투구해온 도매업계의 향방이 짙은 안개에 쌓였다. 국감 기간중 보건복지부는 유통일원화 일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해줌으로써, 사퇴의 배수진을 치고 앞장 섰던 이한우 회장의 거취도 뜨거운 관심사가 돼버렸다.
보건복지부는 나아가 의약품 유통일원화 폐지에 따른 대체입법 마저 의지가 없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도협의 기관지 도협신문은 유통일원화 일몰보다 공동물류 입법화가 선결과제임을 알려 대체입법 제정을 강력히 촉구해왔다.
도협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공동물류센터 설립 운영이 우선과제라는 이유는 '공동물류센터 설립 운영의 법안제정이 곧 도매업끼리 업무제휴로 시작하여 상호 M&A를 할 수 있는 기틀이자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의약품도매업 신규허가 난립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업계의 대형화가 곧 선진화라고 요구하면서도 제도적 기반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2008년 7월 25일 약사법 일부개정(안) 입법예고에서 법제45조2항 신설조항으로 '의약품 공동물류센터'설립 근거를 마련해 놓고 그해 11월 25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인하여 정부입법(안)으로 국회에 보낸 후 현재까지 계류됐다고 밝혔다.
원희목 국회의원도 지난 국감에서 '복지부가 의약품 공동물류센터 설치법안을 국회 통과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가 일몰제 시한이 되니 폐지하겠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한우 회장은 지난 1월 기자회견서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유통은 도매상이 하게 돼 있는 유통일원화제도가 올해말 폐지되도록 돼 있어, 도매협회는 도매유통업 발전법 등 대체입법과 최소 5년간 유통일원화제도 유지를 차선책으로 복지부 등 관계 당국에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도매업계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의 별도의 공문은 받지 못했지만 유통일원화 일몰 유예 사업은 실패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복지부가 그에 따른 대처 정책을 마련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유통일원화 일몰제가 유예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까지 했던 이한우 회장의 거취문제도 도매업계의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한우 회장은 유통일원화 일몰 유예사업에 결연한 의지를 불태우며 삭발까지 감행했고 지난 9월에는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투쟁의 선봉에 섰었다.
그러나 도매업계 관계자는 "유통일원화제도는 올해말이건 유예돼 3년이 연장돼도 결국 폐지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우리대로 자구책을 마련해야지만 정부도 정부 나름대로 대책을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0 20: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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