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명지의료재단 인수로 관심을 모았던 인천사랑병원 이왕준 원장(45세)이 지난 1일 명지의료재단 새 이사장에 취임했다. 명지의료재단 측은 지난 1일 오전 이사회를 통해 이왕준 인천사랑병원 원장을 새 이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신임 이왕준 이사장은 의료원장도 겸하게 된다.
이 이사장은 2일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알려진 명지병원 인수나 매각설은 엄밀히 말하면 잘못된 표현이고, 경영참여를 통한 공동경영이 정확한 표현이다”고 밝혔다.
즉 기존의 관동의대와 명지병원과의 수련병원 지위를 비롯한 명지병원의 법적 지위는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명지병원이 관동의대 부속병원이 아니라 ‘협력병원’ 형태로 운영되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원 명칭에 변화도 없고, 인천사랑병원도 별개로 운영된다.
다만 명지병원과 인천사랑병원간 경영측면에서의 교류 및 협력가능성은 열려있다.
이 이사장은 “양 재단의 M&A는 현실상 불가능하고, 할 계획도 없지만 상호 교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많다”며 “인력, 교육, 공동구매 등 다양한 부분으로 교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명지병원에 경영참여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 이사장은 “입지조건 및 기본적인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관리만 잘하면 될 것 같다는 판단에서 결정하게 됐다”며 “올 하반기내에 대내외적으로 변화된 명지병원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명지병원의 변화를 위해 이 이사장은 우선 의료진과의 관계를 푸는 것을 시작으로 정확한 경영진단을 통해 합리적인 시스템을 도입,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명지병원은 시설, 입지, 인력 등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으로 운영되어 오면서 침체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며 “향후 효율성 제고와 다양한 국내외 네트워크 확충 등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관동의대의 발전을 위해서도 적극 협조 및 노력할 것이다”며 “향후 10년 안에 관동의대를 한국의 10대 의과대학 중의 하나로, 명지병원을 10대 병원 중의 하나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관동의대와 명지병원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신임 이왕준 이사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로 1998년 IMF 위기 때에 부도난 세광병원을 인수하여 인천사랑병원으로 재탄생시킨 후 지금까지 운영해 왔다. 인천사랑병원은 지난 10년 동안 양적 질적 성장을 계속해 왔고, 현재는 400병상, 전문의 55명, 진료과목 24개, 전문센터 12개 등의 규모다.
이 이사장은 1992년 창간된 의료전문신문 ‘청년의사’의 발행인이기도 하며, 대한병원협회 정책이사, 한국이주민건강협회 운영위원장 등의 직책도 맡고 있다.
한편 주요 Q&A내용은 다음과 같다.
Q. 비영리법인이므로 M&A 자체가 불가능한데, 이번 일은 병원 ‘인수’인가?
: 엄밀한 의미에서 ‘인수’라고 볼 수는 없음. 경영참여를 통한 공동경영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임.
Q.인천사랑병원은 이번 경영 참여 건과 무슨 관련이 있나?
: 인천사랑병원 이왕준 이사장이 명지의료재단의 이사장이 된 것일 뿐, 인천사랑병원 측은 자금 조달이나 운영 등에 있어 아무런 관련이 없음.
Q.관동의대 수련병원으로서의 지위는 어떻게 되나?
: 원래 명지병원은 관동의대의 부속병원이 아니라 ‘협력병원’이었음. 따라서 이번 경영참여로 인해 명지병원과 관동의대의 관계에는 전혀 변화가 없음. 최근 교육과학부가 의과대학 교수 요원 자격 기준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른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있으나, 이는 이번 경영참여 건과 무관한 것임.
Q.인천사랑병원도 관동의대 협력병원이 되나?
: 그것은 두 병원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임. 관동의대 측과의 협의가 필요하며, 정부 부처나 병원협회 등과도 조율이 필요한 문제임. 다만, 학생 교육 및 전공의 수련의 질이 높아지고 병원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면, 검토하지 못할 이유는 없음.
Q.의료진을 비롯한 현재의 직원들에게 생기는 변화는?
: 병원 경영의 책임을 맡고 있던 일부 직원의 교체는 예상되나, 대다수 직원들에게는 신분 변화가 없을 것이므로 동요할 필요가 없음.
Q. 새로운 경영진은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 그간 명지병원이 시설, 장비, 인력에 비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어 온 측면이 있다고 봄.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면밀한 경영 평가 후, 효율성을 높이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과감한 경영혁신에 나설 것임. 장기적으로는 병원의 전반적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임.
Q.인력 운용 방향이나 병원의 경영 방침과 관련되어 더 구체적인 계획은 없나?
: 아직 병원 운영과 관련된 세부 사항까지 파악하지 못한 상태임. 경영 평가 후 합리적 수준에서 경영 효율화 노력을 진행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것임.
Q.중소병원 경영 경험만으로 대학병원을 잘 운영할 수 있겠나?
: 인천사랑병원을 10년간 운영하면서, 병상수는 130에서 400으로, 매출은 61억(1999년)에서 350억(2009년 예상치)으로, 직원 수는 99명에서 500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음. 또한 인천사랑병원은 지역사회 친화적 병원으로 매우 좋은 평판을 받고 있으며, 이왕준 이사장은 의료계 내에서 이미 ‘뛰어난 병원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음. 이러한 경험들이 명지병원의 기존 인프라와 합쳐질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됨.
Q. ‘10년 내 10대 병원’ 목표가 비현실적이지 않나?
: 단순히 크기 면에서, 혹은 논문 수에서 10대 병원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봄. 하지만 의료서비스의 품질, 소비자의 만족도, 의료 문화 발전의 선도 등의 측면에서는 충분히 10대 병원의 하나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봄. 현재 소위 ‘빅 5’ 병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학병원들의 수준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므로, 주요 핵심 분야 위주로 장기적 육성 방안을 마련할 경우 결코 비현실적인 목표라 생각하지 않음.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의 경우,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병원 중의 하나이지만, 규모 면에서는 결코 크지 않은 병원임. 명지병원은 ‘한국의 메이요 클리닉’을 지향하려 함.
Q.신임 이사장의 포부는?
: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음. 첫째, 다양한 국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의료진들의 자질 향상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것. 둘째, 투명하고 윤리적인 병원 경영을 통해 한국 병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것. 셋째, 지역사회 친화적인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지역사회로부터 사랑 받는 병원을 만드는 것.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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