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가꾸는 일이 치매환자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건국대 대학원 원예과학과 조문경씨는 ‘치매환자의 인지기능 및 행동심리증상 향상을 위한 비약물적 치료로서의 원예치료’ 라는 주제의 농학박사학위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치매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주2회, 총 16회의 원예치료를 한 결과 원예치료가 치매의 인지기능 향상 및 행동심리증상 완화에 효과적이었으며, 원예치료가 진행될수록 기억력, 주의집중력, 언어능력, 시공간적 지각능력과 구성능력이 지속적이며 긍정적으로 향상됐다.
원예치료의 효과 검증을 위해 총 2개월의 원예치료 실시 기간 전후 신경심리검사(SNSB)를 통해 약물치료군(5명)과 약물치료+원예치료군(10명)을 각각 평가했으며, 복용약물을 조사․비교했다.
이번 연구 결과 치매관련 약물 복용을 통해 치료가 진행되는 약물치료군은 일부 기억력 관련 부문에서 유의한 향상을 보였지만 시간이나 공간을 인지하고 이를 지각하는 시공간적 지각 및 구성능력은 유의하게 감소했고, 우울은 유의하게 증가했다. 또 2개월의 연구기간 전후로 치매관련 약물복용량이 증가했다.
반면 약물 및 원예치료를 병행한 약물치료+원예치료군은 신경심리검사인 SNSB의 대부분 항목에서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으며, 시공간적 지각 및 구성능력과 기억력, 주의집중력, 언어능력, 기타 인지기능, 치매환자에게 나타나는 특정 행동심리증상에서 원예치료 초기에 비해 후기로 갈수록 점차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 2개월의 연구기간 전후로 치매관련 약물의 복용량에는 변화가 없었으며, 행동심리증상 관련 약물은 복용 약물의 종류나 복용량이 오히려 감소했다.
특히 약물치료와 병행해 실시된 원예치료는 치매환자의 인지기능과 행동심리증상의 향상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치매환자의 뇌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치매가 진행됨에 따라 뇌의 당 대사가 감소하는데, 이에 비해 이번 연구에서는 원예치료 실시 후 대표적 치매인 알쯔하이머형 치매와 혈관성 치매환자 모두에서 저하된 뇌의 측두-두정엽의 당 대사율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약물치료+원예치료군은 원예치료가 진행될수록 행동심리증상 중 공격행동과 반복적 언어 및 행동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주변사람에 대한 관심과 협력이 점차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에 대해 조 씨는 “원예치료를 통한 주의집중력향상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원예치료를 통해 직접 식물을 심고 재배하는 등 생명을 돌봄으로써 긍정적인 경험을 체험하고 식물과 대상자 사이의 상호작용뿐 아니라 대상자와 다른 대상자 간의 상호작용이 증진됐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또 “기억력의 유의한 향상은 원예활동을 통한 후각, 시각, 촉각자극 등 다양한 감각자극과 노인들의 오래된 기억을 자극할 수 있는 식물과 원예활동의 영향으로 분석된다”며 “원예치료에서의 활동 및 도구사용은 일상생활과 연계되어 지속적인 인지기능 향상뿐만 아니라 치매의 치료와 일상생활의 수행능력 향상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 일산에 위치한 뇌신경계 전문병원인 해븐리병원 인지치료부 원예치료실 실장을 맡고 있는 조씨가 제안하는 16주간의 원예치료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종자파종(꽃, 채소), 2. 새끼줄을 이용한 물병 꽃 싸기, 3. 허브삽목, 4. 포푸리 만들기, 5. 쌈채소 정원, 6. 허브비누 만들기 7. 꽃, 채소 모종 이식 8. 봉선화 물들이기 9. 덩굴채소 유인 및 공중걸이분 10. 천연염색 11. 염색천 장식. 12. 콩나물 기르기 13. 개운죽 미니 어항 만들기 14. 바구니 꽃꽂이 15. 채소 수확 및 샐러드 만들기, 16. 디시가든(고향풍경)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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