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웅 교수팀, 60세 이상 부부 814쌍 '한 사람, 만성질환 배우자'에 미치는 영향 분석
만성질환 관리 부재로 많은 만성질환 앓게 될수록 '배우자 만성질환 앓을 위험' 함께 증가
현재 질병 수준뿐 아니라, 향후 변화 정도 배우자에 '유의미 영향' 끼친다
노년 만성질환 관리 시 환자 개인은 물론 부부 함께 '진단·치료·교육에 접근' 효과적
만성질환 관리 '부부 단위 진료와 보건사업 필요성' 제시
논문, 국제학술지 'BMC Medicine'에 게재
[보건타임즈]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의 배우자는 만성질환을 함께 앓을 위험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 질환 등 만성질환은 한 번 발생하면 완치가 쉽지 않은 데다 다양한 합병증을 초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3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국내 만성질환으로 숨진 사망이 전체 사망의 74.3%에 달하며, 유병률도 계속 상승, 만성질환에 체계적인 예방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간의 연구에 따르면 부부는 생활 습관을 공유하면서 식습관, 신체 활동, 치료 준수도 등에 영향을 주고받아 이러한 요인을 개선하는 부부 단위의 만성질환 관리가 예방과 치료에 모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 특정한 질환에서 부부간의 일치도를 확인한 수준으로, 이것이 대부분의 만성질환에 속하는지, 장기간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낸 연구는 없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사진) 연구팀(제1저자 계요병원 안호영 전문의)은 노년에서 단일질환이 아닌, 누적된 질병 부담이 배우자의 질병 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KLOSCAD Korean Longitudinal Study on Cognitive Aging and Dementia)'에 참여한 60세 이상 부부 814쌍을 상대로 부부 각각의 만성질환으로 발생한 질병 부담을 누적질환평가척도(CIRS Cumulative Illness Rating Scale)로 평가한 후 학력, 알코올 섭취량, 수면의 질, 신체 활동, 우울 정도 등 질병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인자를 포괄적으로 평가해 8년간 추적조사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의 배우자는 만성질환을 함께 앓을 위험이 컸다.
부부 중 한 사람의 CIRS 점수가 1점 높을수록 배우자의 8년 후 CIRS 점수는 0.154점이 상승했다.
8년의 추적 기간 중 CIRS 점수가 1점 상승할 때마다 배우자의 점수도 0.126점 함께 상승, 부부 중 한 사람의 현재 질병 수준뿐만 아니라, 향후 변화 정도가 배우자에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
현재 질병 부담 정도가 클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했다.
이 연구는 현재 여러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의 배우자가 향후 많은 만성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많은 만성질환을 앓게 될수록 적절히 관리하지 못해 배우자의 만성질환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최초의 연구다.
이 연구 결과는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부부를 함께 만성질환의 진단·치료·교육의 대상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 교수는 "노년층의 경우 만성질환의 부담이 큰데다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쉬워 진료나 보건사업을 부부 단위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신의 만성질환이 배우자의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소개해 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동기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부부가 상호 팀이 돼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면 기존 치료의 효과를 높일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BMC Medicine(IF: 10.4)'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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