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40여 명 치료에 이어 '간암'에 국내 처음 시행
IRE, '암세포 자체만 타격' 암 주변 혈관과 조직 안전
[보건타임즈] 세브란스병원이 최근 비가역적 전기 천공법을 이용해 국내 최초로 간암 환자를 치료, 주목을 받고 있다.
연세대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만득 교수(사진 좌), 간암 환자의 주치의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우)는 "국내에서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임상 연구를 위해 2016년 처음 도입된 비가역적 전기 천공법(IRE, irReversible Electroporation)을 이용, 처음 췌장암에 사용하기 시작해 40여 명을 치료했다"면서 "최근 간암 2기 000씨(76세)를 치료함으로써 국내 최초로 간암 환자에 적용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에 시술을 받은 간암 2기 환자 000 씨(76세)는 현재 퇴원 후 일상생활 중이다.
비가역적 전기 천공법(IRE, irReversible Electroporation)은 암 주변 피부에 2㎜ 정도의 틈(절개창)을 만들어 직접 침을 꽂은 후 고압 전기를 쏴 암세포를 사멸하는 치료법이다.
동력은 가정용 콘센트 전압(220볼트)의 10배 이상인 최대 3,000볼트 전기를 사용한다.
IRE는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 효과가 작은 환자에게 사용하는 치료법으로 미국이 개발해 전 세계에서 쓰고 있다.
이 치료법은 고압의 전기로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암이 발생한 부위에 고강도의 전기를 쏘면, 세포막에 아주 미세한 크기의 구멍이 여러 개 생긴다.
이 구멍으로 암세포는 세포 안팎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죽는다.
이때 생기는 구멍의 크기는 사람의 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울 만큼 작다.
치료 후엔 암세포가 사멸되는 것은 물론 체내 면역 세포 활동도 촉진된다.
이번에 IRE를 받은 000씨는 장과 간 사이의 혈관 간문맥 등 주변 장기와 암 조직이 닿아 김만득 교수와 김도영 교수는 고주파나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한 기존의 간암 국소 치료법으로는 치료가 기존 치료법이 높은 열을 일으켜 주변 장기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봐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김만득 교수와 김도영 교수는 000씨 치료에 IRE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IRE가 시술 과정에서 열에너지를 만들어내지 않는 데다 암세포 자체만 타격해 암 주변 혈관과 조직이 안전할 수 있다고 봐서다.
시술을 무사히 받은 000씨는 현재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정기적으로 내원해 소화기내과 주치의 김 교수에게 추적 관찰을 받을 예정이다.
IRE는 기존에 췌장암, 전립선암 등에 사용됐지만, 간암 환자에게 사용한 것은 김만득 교수가 국내에서 최초다.
김만득 교수는 "비가역적 전기 천공법은 미국에서 개발돼 현재는 유럽 등 선진국에서 암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비교적 신 치료기술"이라면서 "세브란스에선 2016년 도입한 이래 현재까지 수술이 불가한 췌장암 환자 40여 명이 치료를 받았으며 이번에 간암 환자에 국내 최초로 시행한 만큼 앞으로 대상 암종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도영 교수는 "암 병변이 간문맥과 닿아 기존의 열을 이용한 치료법이 아닌 치료 부위만 타깃할 수 있는 비가역적 전기 천공법을 시행했다"며 "무사히 퇴원한 환자는 앞으로 외래 진료를 통해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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