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자해 後 자살로 이어진 환자 'CCI 점수 높을 때 등 특징' 뚜렷

박유랑 교수·김혜현 박사와 사회복지대학원 송인한 교수, 이화여대 이진혁 박사 연구팀
건보공단, 자해로 병원 찾은 이력 있는 6,332명에게서 나타나는 '특성' 확인
'의료급여 수급자, 정신질환 병력자 등 사회경제적 지위 낮은 사례' 자살 많았다
자해 이후 사망으로 이어진 환자군, 생존군보다 '임상적 요인 차이' 나타났다
'치명적 자살도구 이용, CCI 높은 점수, 장애 보유 등' 환자 사망 위험 높았다
자해 환자 대상 차별화된 전략으로 '자살 위험' 예방
논문, 국제학술지 'Psychiatry Research 최신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자해 후 생존자와 달리 자살 사망자에게서 나타나는 위험 요인(논문보기)이 규명됐다.

이로써 한국의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자해 환자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자살 예방 전략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사진 상단 좌), 김혜현 박사(우)와 사회복지대학원 송인한 교수(하단 좌),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진혁 박사(우) 연구팀은 자해 환자군이 갖는 특성을 확인, 자해 이후 생존한 환자와 달리 자살로 숨진 환자로부터 사망 위험요인을 찾아냈다며 22일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2021년 기준 24.6명이다.
이 수치는 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
20년 동안 다른 OECD 국가들의 자살률은 줄어들었으나, 한국의 자살률은 오히려 46% 늘었다.

자해 환자는 자살 사망의 고위험군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 코호트 연구에선 자해 환자가 일반인구보다 자살 위험이 3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하지만 한국은 자살로 숨진 고위험군 데이터에 접근하기 어려워 고위험군의 자살 사망과 연관된 요인을 연구하기가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02년부터 2020년까지 자해(국제질병 분류 코드 X60-X84)로 병원을 찾은 이력이 있는 6,332명을 대상으로 일반인구와 달리 자해 환자군에서 나타나는 특성을 확인했다.
또 자해 환자군에서 자해 후 자살로 숨지게 된 환자들의 사망 위험 요인을 분석했다.

이 결과, 일반인구와 자해 환자군은 사회경제적 요인에서 차이를 나타냈다.
자해 환자군 중 흡연자, 의료급여 수급자, 정신과 진단 병력이 있는 자, 사회경제적 지위를 낮은 자에게서 많았다.

반면 자해 이후 사망으로 이어진 환자군은 생존군보다 임상적 요인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증 장애인, 정신과 진단 병력이 있는 자, 치명적인 자살도구를 이용한 경험자, 높은 CCI (Charlson Comorbidity Index) 높은 점수자, 장애 보유 등 임상적 요인을 보이는 환자에게서 사망 위험이 높았다.

CCI 점수는 환자가 보유하는 기저질환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이 지표는 CCI가 높을수록 환자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유랑 교수는 "자해 이후 생존한 환자와 달리 자살로 사망한 환자에게서 특징적으로 보이는 위험요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 연구 결과가 자살 고위험군인 자해 환자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자살 예방전략 구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2022-0-00064) 과제와 대한의료정보학회의 작년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Characteristics and risk factors of suicide among people who attempted self-harm in South Korea: A longitudinal National Cohort Study in South Korea'란 주제로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 IF 11.3)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