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심전도 모니터링, 24시간 홀터 검사보다 '진단 정확도 ↑'
[보건타임즈] #고등학교 3학년 박 군은 최근 가슴이 답답하면서 빠르게 두근거리며 어지러움을 느끼다가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을 가게 됐다. 병원에서 심전도검사에서부터 다양한 검사를 했지만 별다른 이상을 찾지 못해 그냥 돌아왔다. 이후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참고 자료)
박 군처럼 일상생활 중에 갑작스럽게 심장이 빨리 뛰거나 오히려 느리게 뛴다든지 불규칙하게 뛰는 맥박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와 검사를 해봐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의외로 많다.
심장이 빨리 뛰는 원인은 심리적인 이유부터 심혈관계질환, 폐질환, 소화기질환, 근골격계질환 등 너무나도 다양하면서 복잡하지만, 이유 없이 갑자기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거나, 느리거나 혹은 불규칙한 '부정맥'은 증상이 발생한 상황에 심전도검사를 하지 않으면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오래전부터 이런 증상을 겪은 사람 대부분은 증상의 발생을 예측할 수 없는 데다 지속시간이 불규칙적이어서 막상 병원에 가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검사를 받아도 원인을 알지 못한 채 꾀병으로 오해받거나 두근거림의 원인을 신경정신질환으로 오인, 정신과에서 공황장애 의심으로 안정제 등 약물을 처방하는 사례들이 이외로 많다.
발작성 부정맥은 다양한 심혈관 질환의 증상으로 지속적이지 않으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저절로 사라지기도 해 '천의 얼굴'로 불린다.
정확하게 진단이 되면 원인을 찾아 치료할 수 하지만 제대로 하지 못해 치료 없이 내버려 뒀다간 갑작스러운 심장 돌연사 위험에서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정맥 진단검사는 기본적으로 흉부 엑스레이 촬영, 심전도, 심장 초음파,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 24시간 홀터 심전도검사, 혈액검사 등을 통해 진단해 볼 수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강기운 순환기내과 교수(사진)는 "부정맥을 진단하는 가장 기본 검사는 심전도(Electrocardiography, ECG or EKG)검사다. 심장에 흐르는 미약한 전류를 수 초 동안 기록해 자세한 파형의 분석을 통해 심장이 어떻게 뛰는지 정보를 나타내지만, 증상이 드물어 지속시간이 짧거나 즉시 검사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면 부정맥을 진단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증상 혹은 발작성 부정맥 발생 지속시간이 짧아서 심전도를 찍는 것이 어려운 경우, 24시간 혹은 그 이상 시간 동안에 리듬과 맥박을 기록하는 '홀터(Holter) 심전도검사', 침습적인 '이식형 루프기록계(Implantable Loop recorder; ILR)' 등을 사용해 볼 수 있다.
'홀터(Holter) 심전도검사'는 심전도 기록계를 부착, 정해진 시간 동안 일상생활을 하면서 심장의 전기적 상태를 기록하는 검사다.
대개 24시간 관찰하는 검사를 시행하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또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맥을 진단하기 위해 더 긴 시간 기록하는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침습적 '이식형 루프기록계(ILR Implantable Loop recorder)'는 부정맥으로 실신이 의심되나 다른 비침습적 검사에서 특별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한 환자에게 삽입하는 기록기로서, 수년 동안 몸속에 삽입해 지속해서 심전도의 리듬과 맥박을 관찰, 부정맥이 나타날 때 자동으로 심전도 기록이 저장된다.
이러한 검사만으로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땐 침습적 '전기생리학검사'를 통해 부정맥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전기생리학검사'란 대퇴 정맥 등을 통해 여러 형태의 전기적 카테터를 심장 내로 위치시키며 심장 각 위치에서 확인되는 전기회로를 확인, 전기적 자극을 발생시켜 부정맥을 진단하는 검사다.
강기운 교수는 "심장의 맥박이 비정상적인 부정맥일 때는 일시적으로 나타나거나 자각하기가 힘들어 심전도검사나 24시간 또는 수일간 검사를 하는 홀터 심전도검사로는 진단이 쉽지 않을 때가 많다"면서, "체내에 이식해 검사하는 '이식형 루프기록계(ILR)'를 심장 앞부분 피부밑에 이식, 연속적으로 심전도를 측정해 진단할 수 있다"며 "실제 진단이 쉽지 않은 부정맥은 '이식형 루프기록계(ILR)'를 환자에게 이식해 부정맥 발생 여부를 추척 관찰한 결과, 실신 후 ILR 이식을 받은 환자 중 약 60%에서 부정맥을 진단해 조기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돌연사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2023년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에서 발표한 연구(TEMPO-HCM) 결과에 따르면,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의 부정맥 발생 사전 감지에 기존의 24시간의 '홀터 모니터링(Holter ECG monitoring)'보다 30일 동안 진행하는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Extended ECG monitoring)' 검사가 더 효과적이면서 진단이 정확한 것으로 조사됐다.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Extended ECG monitoring)' 검사는 24시간 홀터보다는 착용도 다소 간편할 뿐만 아니라 최소 3일에서 최대 2주까지 착용이 가능, 이 기간 동안의 심장 리듬과 맥박을 모니터해 발작성 부정맥 발생의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유럽의 5개 병원에서 심방세동 또는 심장 돌연사의 발생위험을 계층화하기 위해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30일 동안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 시 모든 부정맥 진단율은 65%였으나, 24시간 홀터 모니터 검사 동안엔 11%에 그쳤다.
심실빈맥 진단율도 30일 동안 모니터링 시 62%였지만 첫 24시간 동안에는 8%에 머물렀다.
강 교수는 "부정맥 환자의 진단에서 지속적인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Extended ECG monitor)'과 '이식형 루프기록계(ILR)' 검사, 전기생리학검사를 통해 발작성 부정맥의 발생을 진단해 더 정확한 치료를 통해 다른 형태의 부정맥 발생, 심장 돌연사 또는 심부전 발생위험을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평소에 갑자기 맥박이 너무 빨리 뛴다든지,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이나 호흡곤란, 현기증, 실신 등의 증상이 있으면 부정맥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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