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우리나라 치료받지 않은 간암 환자 '생존 기간 중간값 3개월'

간암 진단 후 치료 안 받은 '1,045명' 대규모 분석 첫 연구
성필수 교수팀, 국내 다기관 코호트 '환자 임상 정보' 활용
최근 면역복합 간암 치료법 건보 적용‥'늦었다' 여기지 말고 적극 치료
논문,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Oncology 3월호' 게재

[보건타임즈] 간암은 폐암에 이어 국내 암 사망률이 두 번째로 높다.

한국은 특히 B형 간염 환자가 많아, 간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진행형 간암 환자의 자세한 의료 임상 정보를 활용, 생존과 예후를 분석한 연구가 국제학술지에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다기관 코호트 자료를 활용한 대규모 첫 연구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교신저자) 연구팀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임상강사, 가톨릭의대 의학과 권민정·장소이 학생)은 2008년도부터 2014년까지 전국의 간암등록사업에 등록된 '치료받지 않은' 간암 환자 1,045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들어갔다.

연구팀은 간암 환자 치료계획과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치료받지 않은 간세포암 환자의 생존, 예후와 관련 있는 인자들을 집중 분석 연구했다.
간암 치료는 간 절제, 간 고주파 열 치료, 간동맥화학색전술, 전신항암화학요법, 간 이식으로 정의했다.

이 결과 치료받지 않은 환자들이 간세포암을 진단받은 평균나이는 59.6세로, 80.2%가 남성이었다.
생존 기간 중간값(median survival time)은 불과 3개월이었다.
생존 기간 중간값은 병의 진단 날짜부터 병 진단을 받은 환자군의 절반이 생존해 있는 시간의 길이로, 환자 100명이 있다고 가정하면 50번째 환자가 사망하는 시점이다.

간암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은 치료받은 환자보다 고령인 데다 종양 정도가 더 악화된 상태였다.
하지만 치료를 안 받은 환자의 11.7%인 123명은 간암 병기(BCLC stage)가 0/A기로 매우 초기였으며 9.2%인 96명 역시 B 병기로 초기에 속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상태였다.

치료받지 않은 환자군의 간세포암의 불량한 예후와 관련된 주요 인자는 BCLC stage(종양 병기 평가지표), MELD score(간 기능 평가지표), 혈중 AFP 농도(간세포암 표지자)로 확인됐다.
특히 진행한 BCLC stage (stage D), 높은 MELD score (10점 이상), 높은 혈중 AFP 농도가 (1000ng/mL 이상) 불량한 예후와 관련이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성 교수는 "환자의 임상 정보를 담은 국내 다기관 코호트를 이용한 간암 자연 경과 연구로서,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의 연구이며 치료받지 않은 간암의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환자의 치료 방침을 적용하거나 정부의 건강 보험 정책을 수립할 때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최근 면역복합치료가 진행성 간암에서 1차 치료로 건보급여가 등재돼, 진료비 부담을 덜면서 건강하게 치료받을 수 있어, 간암 판정을 받았더라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꼭 간암 전문의를 찾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가톨릭의대 재학생이 간 치료 분야 권위자 교수의 지도하에 2년간 제1저자로 진행한 연구다.

올해 의사면허 취득 후 가톨릭의대 부속병원에서 근무 중인 권민정, 장소이 수련의(인턴)는 "가톨릭 의대에 재학하면서 간암 환자 진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연구에 참여할 수 있어 보람됐다"며 "연구 설계부터 논문 완성까지 많은 것을 배운만큼 앞으로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연구를 하는 의학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와 서울성모병원의 지원을 받았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온콜로지 (Frontiers in Oncology, IF=5.738) 3월호'에 게재됐다.

이 논문은 출판에 앞서 2022년 아시아태평양 간학회에도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