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분당서울대병원, '한국 노인의 표준 뇌' 찾았다

김기웅 교수팀, 96명 MRI 영상 분석 '표준화된 뇌' 도출
서양인 표준 뇌와 '좌우 폭-전후 길이' 차이 크다
'뇌질환 진단과 분석 정확도'에 큰 진전

[사진 '한국 노인 표준 뇌'(좌측)와 ICBM의 '서양인 표준 뇌'(우측)]

[보건타임즈] 분당서울대병원이 한국 노인의 '표준 뇌'를 찾았다.

이로써 그 동안 한국 노인의 뇌 영상 분석에 서양인의 표준 뇌를 사용, 피할 수 없었던 여러 오류들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사진) 연구팀은 뇌질환이 없는 60세 이상 정상 노인 96명의 MRI 영상을 분석, '한국 노인의 표준 뇌'를 개발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뇌의 표준판은 60세가량에 사망한 프랑스 여성들의 부검으로 도출된 'Talairach atlas'라는 것이 있다.
이 표준판은 의학계에서 대표성의 측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이에 따라 국제뇌지도협회(ICBM The International Consortium for Brain Mapping)에서는 여러 표준 뇌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연령이나 인종 등의 표현 그룹 범주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해 사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의 뇌는 다른 인종(서양인)과 비교해 환경이나 유전 등의 요인으로 크기와 형태 등에서 차이 커 진단과 연구 등에 서양인의 표준 뇌를 사용함으로써 정보의 손실과 오차 등이 발생할 위험이 컸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0세 이상 우리나라 노인 96명의 MRI 영상으로 '한국 노인'의 표준 뇌를 개발하게 됐다.
연구팀은 한국노인의 뇌 모양을 대표하는 표준 뇌인 만큼, 뇌의 형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질환들을 포괄적으로 정밀하게 임상 검사를 통해 철저히 배제하는 등 엄격한 대상 선정 과정을 거쳤다.

[사진 '한국 노인 표준 뇌'(좌측)와 ICBM의 '서양인 표준 뇌'(우측)]

[표 서양인-동양인 뇌 크기와 부피 비교]

구 분

한국 노인 표준 뇌

서양 표준 뇌

앞뒤 길이

160㎜

173㎜

좌우 폭

136㎜

134㎜

상하 높이

115㎜

124㎜

분석 결과 예상대로 서양인의 표준 뇌와 한국 노인과는 크게 달랐다.
뇌 좌우 폭의 경우 한국 노인이 약간 넓었으며 앞뒤 길이와 높이는 서양인과는 큰 차이로 길거나 높았다.
이러한 차이를 기반으로 한국인의 뇌 영상을 분석할 때 서양인의 표준 뇌를 사용하면 많은 오류와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서양 표준 뇌-한국인 뇌 발생하는 왜곡 분석(밝은 부분이 왜곡)]

이 연구를 주도한 김 교수는 "치매나 혈관성 우울증 등 노인의 뇌질환을 분석하려면 표준 뇌가 매우 중요하지만 한국 노인의 표준뇌가 없어 정확한 연구 결과 도출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 노인의 표준 뇌를 찾아냄으로써 서양 표준 뇌를 대체할 수 있게 됐으며 (한국 노인 환자 군만 대상으로) 표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기 때문에 건강대조군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돼 향후 연구의 비용 절감과 기간 단축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논문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으며, 한국 노인의 표준뇌 자료는 치매극복연구센터 홈페이지(http://recode.webnode.kr/news/kne-korean-normal-elderly-group-template/)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