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울대병원, 인공지능 활용해 폐 '결절 검출률 ↑'

구진모 교수팀, 흉부 X선 영상서 'AI 활용 전향적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실제 임상 환경서 인공지능 이용해 '폐암 검출 향상시킬 수 있음' 제시해 의미
폐 결절 검출률 '인공지능 사용 군 0.59% > 비사용군 0.25%'
가의뢰율 '인공지능 사용 군 45.9％, 비사용군 56.0%'
구 교수 "인공지능 모델, 의료영상에 적용했을 때 효과 확인한 세계 첫 무작위 임상시험"
논문, 의료영상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Radiology 최신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국내 인공지능 판독 보조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흉부 X선 영상에서 폐 결절 검출률을 향상시킨 것(논문보기)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구진모(사진 左)·남주강 교수(右) 연구팀은 2020년 6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원내 건강증진센터의 건강검진 수검자 1만476명을 대상으로 상용화된 인공지능 기반 CAD(컴퓨터 보조 진단 시스템)가 흉부 X선 영상에서 폐 결절의 검출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을 진행한 연구 결과를 17일 이같이 발표했다.

기존에 다양한 인공지능 기반의 CAD 소프트웨어가 제안됐지만, 전향적으로 검증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수검자를 두 그룹으로 ▲ 인공지능 사용 군(5,238명) ▲인공지능 비사용 군(5,238명)으로 무작위 나눠 이들의 흉부 X선 영상을 서로 비교, 판독했다.

인공지능 사용 군의 경우 루닛 인사이트를 활용해 인공지능이 병변을 컬러맵으로 표시해주면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이 결과를 참고해 최종 판독했으며 인공지능 비사용군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인공지능 기반 CAD 활용 없이 흉부 X선 영상을 해석했다. (이미지)

이 결과, 인공지능 사용 군의 폐 결절 검출률은 0.59%(5238명 중 31명)로, 비사용군의 0.25%(5238명 중 13명)보다 약 2.4배 유의미하게 높았다. (표 1)

또 연구팀은 인공지능 사용 시 결절이 없는데 있다고 보고되는 가양성이 증가해 불필요한 검사를 하게 될 우려가 있을 수 있어, 양군 간의 가 의뢰율(전체 양성으로 보고된 환자 중 CT에서 의미 있는 결절이 없는 환자의 비율)을 비교했다.

가의뢰율은 인공지능 사용 군이 45.9％를 나타내 비사용군 56.0%보다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즉 인공지능 판독 보조 소프트웨어를 활용 시 불필요한 추가 검사를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결절 검출률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실제 임상 환경에서 시행된 이번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흉부 X선 영상에서 암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인 폐암의 주요 소견인 폐 결절 검출률을 높였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의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임상시험은 인공지능 결과를 참고해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최종 판독한 것이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단독 판독일 때 가양성이 증가한다는 것이 보고 됐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방사선 검사의 증가 등의 위험이 존재, 이 연구 결과의 확대 해석에 주의를 당부했다.

구 교수는 "이 연구는 인공지능 모델을 의료영상에 적용했을 때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한 세계 최초의 전향적 무작위 임상시험"이라며 "흉부 X선 검사에서 인공지능 사용 시 폐 결절의 검출률이 증가되면서 가의뢰율은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판독자가 폐암 등 중요 소견을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AI Improves Nodule Detection on Chest Radiographs in a Health Screening Population: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을 주제로 의료영상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래디올로지(Rad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