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난치성 두경부암, '기존 항암제 내성 핵심 기전' 규명

두경부외과 고윤우·김다희 교수, 종양내과 김혜련·홍민희·김창곤 교수 연구팀
두경부암, 신체 면역 반응 억제하는 '조절 T세포' 다량 함유
'IDO', 인유두종 바이러스 관련 두경부서 조절 T세포 비정상적인 증식 유도
IDO 억제제, 조절 T세포의 'FoxP3 발현' 50% 이상 낮춤
IDO 억제제+면역 관문 억제제 병합 요법, 종양 크기 '70% 이상' 줄였다
치료 반응, 2년 이상 지속 '항종양 효과' 뚜렷
논문, 국제학술지 '임상과 중개의학 최신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의 기존 항암치료에서 내성을 유발하는 핵심 인자가 밝혀졌다. (논문보기)
이로써 그동안 항암제 내성으로 치료가 어렵던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암병원 두경부외과 고윤우(사진 좌측 첫 번째), 김다희 교수(두 번째), 종양내과 김혜련(세 번째), 홍민희(네 번째), 김창곤 교수(다섯 번째) 연구팀은 두경부암의 면역학적 특징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통해 두경부암에서 기존 치료의 내성을 유발하는 핵심인자를 규명하하는 것은 물론 효율적인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최근 이같이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Disproportional enrichment of FoxP3⁺CD4⁺ regulatory T cells shapes a suppressive tumour microenvironment in head and neck squamous cell carcinoma'란 주제로 국제학술지 '임상과 중개의학(Clinical and Translational Medicine, IF 11.492) 최신호'에 게재됐다.

두경부암은 머리와 목 부분에서 생기는 종양으로 편평상피세포암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얼굴, 입, 목 등 발생 부위에 따라 통증, 코막힘, 출혈, 목소리의 변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음식을 먹거나 목소리 기능에 나쁜 영향을 끼쳐 영양섭취와 대인관계 문제로 이어져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흡연, 음주,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등이 원인인 두경부암은 최근 발생률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재발과 전이가 빈번한 데다 치명률이 매우 높다.
한국을 포함한 각 나라에서 두경부암 발생의 급격한 증가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의 증가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로 발병하는 두경부암은 독특한 면역학적 특징으로 기존 면역 항암제의 치료 효과가 낮다.

또 연구팀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기인한 두경부암 조직의 면역학적 특징을 심층 분석했다.

이 결과, 두경부암은 신체의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가 다량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IDO(Indoleamine 2,3-dioxygenase)'라는 물질이 인유두종 바이러스 관련 두경부암에서 조절 T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을 유도하는 것이 확인됐다.
조절 T세포는 정상인에서는 과도한 면역 활성을 억제해 자가면역 질환 발생 억제를 돕지만, 암 환자에서는 면역 관문 억제제의 치료 반응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기인한 두경부암 환자의 세포 조직을 이용해 IDO 억제제가 조절 T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치료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확인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IDO 억제제가 조절 T세포의 핵심 전사인자(단백질)인 'FoxP3'의 발현을 50% 이상 낮췄다. (그림)
IDO 억제제와 면역 관문 억제제 병합 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전이성 4기 두경부암 환자에서 종양의 크기가 70% 이상 감소했으며 치료 반응이 2년 이상 지속되는 등 뚜렷한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

이에 김혜련 교수는 "그동안 항암치료의 내성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에서 치료 내성을 극복할 효율적인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면서 "향후 환자들에게 향상된 치료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