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섭 교수 "기본 약제 외 '생물학적 제재 등 신약'으로 치료범위 확대"
[보건타임즈] 염증성 장 질환은 장에 원인불명의 염증이 만성적으로 생기는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원인을 정확하게 몰라 예방과 완치도 불가해 전 세계 500만 명의 환자가 고통을 겪고 있다.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해 장기간의 치료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곽민섭 교수(사진)는 "하지만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면서 "조기진단 기술이 개발된 데다 다양한 치료제가 속속 등장하면서 적절한 치료로 증상 없이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분야의 전문가 곽민섭 교수와 함께 염증성 장 질환의 발병추세를 비롯해 증상, 치료까지 자세히 알아봤다.
식생활 서구화로 늘어난 '염증성 장 질환'
아시아에서 많지 않았던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최근 계속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궤양성대장염 환자는 10만 명당 8.0명, 크론병은 3.8명의 유병률로 나타나고 있다.
곽 교수는 "육류, 가공식품,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 증가와 면역력을 키우기 어려운 너무 깨끗한 환경이 면역체계에 이상 반응을 가져오는 것이 원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며 또 다른 이유로는 진단기술의 발전과 조기검사가 늘면서 숨어있던 환자들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염증성 장 질환, 주 증상 '설사·복통·체중감소·혈변'
염증성장질환은 크게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으로 나뉜다.
이 두 질환은 증상이 서로 중첩돼 헷갈리기 쉽다.
우선 크론병은 설사･복통･체중감소가 주 증상으로, 대개 설사･복통은 흔하지만, 체중감소는 거의 없어 같은 배앓이를 하더라도 체중감소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와는 달리 궤양성대장염은 혈변이 주 증상이다.
염증이 직장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발생, 출혈이 동반되서다.
항문질환이 없는데도 혈변이 잦다면 반드시 이 분야의 전문의를 찾아 검사받기를 권한다.
비슷하지만 다른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
크론병은 염증이 장벽을 깊숙이 파고 들어가는 데다 발병 부위도 위･소장･대장 어디든지 발생한다.
영양을 흡수하는 위･소장 등에 염증이 생겨 체중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궤양성대장염은 염증이 직장과 대장에만 국한된다.
이 질환은 전형적인 패턴을 보이며 증상이 나타나며 항문 바로 위 직장에서부터 염증이 시작해 천천히 위로 올라가 S상결장, 하행결장 등으로 옮겨간다.
일부 비전형적인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 연속 패턴을 보인다.
반면 "크론병은 그런 규칙성이 없이 발생하며 소장과 대장에만 생기거나, 식도 또는 위쪽에만 있기도 한다"는 게 곽 교수의 설명이다.
전장에 걸쳐 이렇게 비특이적이면서 만성적으로 진행된다.
증상 비슷한 질환 많아 '진단' 까다롭다
염증성 장 질환은 다른 질환처럼 진단이 명료하지 않다.
환자가 증상을 말하면 여러 가지 검사를 한 뒤 판단한다.
면역체계 이상을 한 번에 알 수 있는 검사방법이 없어서다.
증상을 듣고, 대장내시경･혈액검사･조직검사 소견을 종합해 최종 진단을 한다.
곽 교수는 "증상이 명확하면 진단을 내리기 쉬울 수 있지만, 환자에게 평생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희귀난치성이어서 신중하면서 정확하게 판정해야 한다"며 "3개월 이상 걸리기도 하며, 크론병으로 진단받았다가 궤양성대장염으로 바뀌는 등 진단명이 바뀌기도 한다면서 병이 깊어질수록 증상이 모호해 헷갈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치료의 목표는 증상 없는 '관해' 유지
염증성 장 질환은 완치가 어려워 증상이 모두 없어지는 관해를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모두 1･2･3단계로 구분하게 되며 단계에 따라 의사가 환자 상태를 면밀하게 관찰해가며 약제를 투여하게 된다.
염증성 장 질환의 기본 사용 약제는 5-ASA다.
비교적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 관해 유도와 유지를 위해 사용한다.
곽 교수는 "스테로이드는 5-ASA만으로 효과가 부족하거나 증상이 중등도 이상이면 사용하게 되며, 매우 효과적이지만 장기 사용 시 부작용이 많아 급성기 단기간 치료를 목표로 사용하게 된다"면서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했었던 환자에게 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투여한다"고 말했다.
생물학적 제재 등 신약으로 '치료 효과 ↑'
최근엔 생물학적 제재가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생물학적 제재는 우리 몸 안에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TNF-α)의 기능을 차단하는 약제다.
1･2차 약으로 치료가 어려운 중증도 이상 환자에게 투여한다.
성분명은 인프레시맵이며, 상품명으로는 레미케이드, 램시마 등이 있다.
조금 더 인간의 단백질과 유사한 아달리무맵(휴미라), 그리고 조금 더 타깃을 세분화한 약들도 출시됐다.
TNF-α가 아닌 인테그린 같은 정밀하게 타깃을 공략하는 약이지만 정밀하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며 연구 중이거나 임상에 들어간 약들도 여러 개 있다.
이유 없이 '설사·복통 등 증상' 계속되면 전문의와 상의
가장 중요한 것은 바쁘더라도 약제를 잘 복용하면서 정기적으로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다.
곽 교수는 "환자라고 여겨 우울감에 빠져 있기보다 '약으로 유지해야 하는 안 좋은 친구가 하나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일반인과 똑같이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설사와 복통, 체중감소, 혈변이 특별한 원인 없이 3개월간 반복되고 있다면 염증성 장 질환이 만성화한 것으로 반드시 관련 전문의를 찾아 상의할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8 19:10:38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