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방사성의약품 제도상 제한 '치료기회 놓쳐 문제 개선' 다급

11월 4일~5일 아시아핵협력기구와 '추계학술대회 공동 개최
독일, 호주 등에선 Named Patient Program 통해 말기 암 환자에 '동정적 치료'
급하게 의약품 처방, 투약하려면 '현 개발단계 의약품 제한' 허점
현재 제도 국내 임상시험승인 받은 약으로 한정돼 '해외개발, 임상 중인 의약품 사용 불가'

[보건타임즈] 방사성의약품이 개발과 임상 적용과정에서 제도상 제한으로 치료기회를 놓치는 환자가 많아 해외로 원정치료를 떠나는 부작용이 발생, 제도 개선이 다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핵의학회(민정준 회장, 강건욱 차기 회장)는 11월 4일~5일까지 2일간 일산 킨텍스에서 아시아핵의학협력기구와 공동으로 개최한 학술대회를 겸한 제61차 추계학술대회 첫날(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민정준 회장, 강건욱 차기 회장)

대한핵의학회는 진행성 신경내분비종양,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등을 앓는 환자가 국내 기술 수준으로 충분히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한 일명 방사능 미사일 치료가 가능해도, 제도적 차이로 국내에서 치료기회를 놓치거나 해외로 원정치료를 떠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호주 등에선 Named Patient Program(특정 환자에게만 승인받아 사용) 제도로 말기 암 환자에 동정적 치료를 하고 있다.

일례로 Lu-177 DOTA-TATE(국내허가 방사성의약품)의 베타선 방출 방사성동위원소를 더 강 력한 알파입자 방출 방사성동위원소로 치환한 Ac-225 DOTA-TATE를 기존 Lu-177 DOTA-TATE 실패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급하게 의약품을 처방, 투약하려면 현 개발단계에 있는 의약품을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치료목적사용승인 제도(약사법 제34조,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28조)가 있으나 대상이 국내에서 임상시험승인을 받은 의약품으로 한정돼 해외에서 개발, 임상 중인 의약품을 이용하기가 불가해 위급한 환자들은 여전히 해외 원정치료에 나서는 실정이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도 해외에서 이미 승인돼 사용되는 의약품의 경우 예외적으로 치료목적 사용을 승인해주는 제도와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매해를 걸쳐 2020년에도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도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Ac-225 DOTA-TATE는 독일, 인도 등에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전히 치료목적사용 승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러한 제도적 미비로 환자들은 여전히 독일 등으로 원정치료를 떠나고 있다는 게 대한핵의학회의 지적이다.

이에 학회는 알파핵종 방사성의약품 치료를 국내에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해외에서 임상에 사용되는 방사상의약품은 국내 임상시험 중이 아니더라도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논문·문헌 등의 임상 결과를 근거로 대처해야 한다는 게 대한핵의학회의 주장이다.

또, 대한핵의학회는 일정한 기준의 시설을 갖춘 병원 내에서 생산(조제)하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을 치료목적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범위를 확대, 적용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요구했다.

대한핵의학회는 "우리나라 핵의학 분야가 지난 60여 년간 핵의학 분자 영상 분야에서 각종 종양 진단과 치료, 심장, 감염·염증 질환,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질환의 영상진단에 유용한 방사성의약품과 영상기술 발전을 이뤄냈다"며 "제도적 보완이 되면 핵의학은 세계적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대한핵의학회 학술대회에선 한 번의 의약품 투여로 종양의 영상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테라노스틱스'의 최신 지견, AI, 러닝머신을 활용한 진료, 진단의 최신지견 등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