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상급종합병원 입원 암·신경계질환자, 퇴원 후 '재택 의료' 필요

이선영 교수, 한요한 전임의,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유신혜 교수와 공동 연구
식이·호흡 보조 필요한 환자, '재택 의료 장기 이용할 가능성 ↑'
재택 의료 이용 환자 3명 중 '2명 중증질환자'
중증질환자 삶의 질 높이려면 환자 특성 고려 '포괄적 재택치료' 필요
이 교수 "상종병원서 급성기 치료 후 퇴원한 중증질환자, 지속 재택 의료 필요 시사"
논문, 美 급성기 치료 후 관리와 장기 관리 학회 'JAMDA 최근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암·신경계질환자는 퇴원 후 재택 의료서비스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논문보기)가 국내 최초로 나왔다.

이 결과는 상급종합병원에서 퇴원, 재택 의료서비스를 받은 환자들을 분석한 것으로 국내 최초다.
게다가 상종, 즉 서울대병원에서 퇴원 후 재택 의료서비스를 받은 이용자의 70%는 암·신경계질환 등 중증질환자였다.
전체의 30%는 3개월 이상 재택 의료서비스를 받은 장기 이용자로 나타났다.
중증질환자의 재택 의료 확대 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선영 교수(사진 左) 팀[한요한 전임의(中),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유신혜 교수(右)]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퇴원 후 재택 의료를 이용한 환자 655명을 대상으로 환자의 특성과 의료서비스 필요를 분석한 결과를 31일 이같이 발표했다.

재택 의료는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이 환자의 가정에 방문, 의료서비스를 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대병원은 고령화와 의료기술 발전으로 증가한 재택 의료 수요에 선제 대응하하기 위해 재택의료팀(통합케어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연구팀이 지난 10년간 서울대병원 입원치료 후 재택 의료(가정간호)를 이용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약 50%가 암 환자였으며 20%는 루게릭·파킨슨병 등 신경계질환자였다.
재택 의료 이용 환자 3명 중 2명이 중증질환자라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환자가 집에서 필요로 했던 의료서비스를 질환별로 분석했다.
이 결과, 암 환자는 ▲ 중심정맥관 관리(43.5%) ▲ 욕창, 장루 등 상처 관리(36.7%) ▲ 담도배액관, 경피적 신루절개술 등 배액관 관리(22.1%)를 주로 필요로 했다.

연구팀은 "암 환자들이 암 치료 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여러 의료기기를 가진 채 퇴원하는 경우가 많아 집에서 의료기기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경계질환자는 ▲ 위루관, 비위관 등을 이용한 식이 보조(80.5%) ▲ 인공호흡기, 기관절개관 등을 통한 호흡 보조(43.4%)의 필요가 컸다.

"신경계 질환은 질병 진행에 따라 식이·호흡 등 생명 유지에 필수 기능이 떨어져 퇴원 후 이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소견이다.

또 이용 기간을 분석한 결과, 재택 의료를 3개월 이상 장기 이용한 환자는 전체의 30%였다. 호흡 보조와 식이보조를 필요로 했던 환자들은 재택 의료서비스를 장기간 이용했다.

연구팀은 "지속해서 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질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이들이 요양병원이 아닌 집에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택 의료 확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상급종합병원에서 급성기 치료 후 퇴원한 중증질환자의 상당수가 집에서 지속적인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를 희망하는 중증질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포괄적인 재택치료 서비스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The Medical Needs and Charateristicts of Cancer and Progressive Neurologic Disease Patients Who Use Home-Based Medical Care in Korea: A Retrospective Study for 2011-2020'란 주제로 미국 급성기 치료 후 관리와 장기 관리 학회(The Society for Post-Acute and Long-term Care Medicine)의 공식 학회지 ‘JAMD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Directors Associ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