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2형 당뇨 환자, 간단한 알고리즘 통해 '효과적 혈당조절'

조영민·상계백병원 원종철·강북삼성병원 이은정 교수 공동연구
당뇨 환자, 식단 조절 유도하는 'SEOUL 알고리즘' 개발
알고리즘·연속혈당측정기 사용 '2형 당뇨 환자그룹과 대조군' 혈당 측정
12주 후 비교, 연속혈당측정기 그룹, 대조군보다 'HbA1c 수치 감소 폭' 컸다
조 교수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 뒷받침할 뿐 아니라, 환자 중심 생활습관 관리 중요 입증"
논문, 당뇨병 권위지 'Diabetes Care' 온라인에 게재

[보건타임즈] 2형 당뇨 환자의 혈당을 혁신적으로 조절할 길이 열렸다.

최근 서울대병원이 2형 당뇨 환자의 식습관 개선을 돕는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이 알고리즘은 연속혈당측정기와 함께 사용하면 2형 당뇨병을 간단하면서 혈당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논문보기)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조영민(사진 左, 최훈지 전임의)·상계백병원 원종철(中)·강북삼성병원 이은정 교수(右) 공동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30일 발표했다.

당뇨병은 크게 인슐린 분비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양 또는 작용에 문제가 있는 2형으로 구분된다.
1형 또는 심한 2형 당뇨병은 생활습관 교정을 기본으로 하는 2형 당뇨병과 달리, 인슐린 치료가 필요해 하루에 수차례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이러한 1형 또는 심한 2형 당뇨병 치료는 신체에 부착, 실시간으로 혈당을 측정해주는 '연속혈당측정기'의 등장으로 혁신을 맞이했다.
이 기기를 사용하면 식사·수면 중에 혈당을 자동으로 측정, 혈당조절이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하루에 1회만 인슐린 주사를 맞거나 아예 맞지 않는 일반적인 2형 당뇨 환자에게선 연속혈당측정기의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기기의 혈당 데이터를 해석·적용하기 위한 교육도 복잡해 환자가 실생활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연속혈당측정기 데이터를 쉽게 해석·적용하기 위해 '식후 혈당을 눈으로 확인해 건강에 나쁜 음식을 스스로 평가한다'는 의미의 'SEOUL(Self-Evaluation Of Unhealthy foods by Looking at postprandial glucose) 알고리즘(그림)'을 개발했다.

SEOUL 알고리즘은 '대개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인가?', '이 음식을 먹은 뒤 혈당이 많이 올랐는가?'라는 단 2가지 항목만 평가한다.
모든 평가는 어떠한 기준 없이 환자의 상식에 따라 주관적으로 이뤄진다.

이 간단한 알고리즘을 따른다면 환자는 적절한 혈당 수준에서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후 혈당 상승을 유발하는 해로운 식사를 피할 수 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2형 당뇨 환자 126명을 SEOUL 알고리즘·연속혈당측정기 사용 그룹과 비사용 그룹(대조군)으로 각각 63명씩 나눠 12주 동안 환자 스스로 혈당을 측정하도록 했다.

12주 후 두 그룹을 비교한 결과, 연속혈당측정기 그룹(-0.6%)이 대조군(-0.1%)보다 평균 당화혈색소(HbA1c) 수치 감소 폭이 컸다. (그래픽)

당화혈색소 수치 7% 미만에 도달, 혈당조절 목표를 달성한 비율은 연속혈당측정기 그룹(24.1%)이 대조군(8.1%)보다 크게 높았다.

이뿐만 아니라, 12주 뒤 평균 체중이 0.1㎏ 증가한 대조군과 달리 연속혈당측정기 그룹은 평균 체중이 1.5㎏ 줄었다.
공복 혈당 수치는 연속혈당측정기 그룹(136㎎/dL)은 대조군(154㎎/dL)보다 낮았다.

즉, 2형 당뇨병 치료에서 환자 스스로 생활습관을 조정하는 SEOUL 알고리즘과 연속혈당측정기를 함께 사용하는 관리법은 표준 관리법보다 혈당 감소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속혈당측정기 그룹 내에선 기기 확인 빈도가 높은 환자일수록 당화혈색소가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효과적으로 혈당을 관리하려면 환자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근거"라고 해석했다.

조영민 교수는 "SEOUL 알고리즘 사용자 중 고혈당이나 저혈당 위험이 증가한 환자가 없는 것으로 봐 당뇨 환자의 주도적인 방식으로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는 방법의 안전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 사실은 대한당뇨병학회의 진료지침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할 뿐 아니라, 당뇨병 치료에서 환자가 중심이 된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Effects of Patient-Driven Lifestyle Modification Using Intermittently Scanned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Results From the Randomized Open-label PDF Study'란 주제로 당뇨병 분야의 권위지인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에 2022년 8월 20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