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 교수, 성균관의대 원홍희 교수와 공동연구
'PBX1' 혈관 생성, 'NPAS2' 인체 시계에 영향
동맥경화 위험요인 많아도 '깨끗한 혈관' 유지
이 교수 "새로운 의학적 표적 발견, 혈관질환 예방할 치료제 개발의 단초"
논문, 국제 학술지 '일본 동맥경화학회지'에 게재
[보건타임즈] 나이가 들었거나 혈압이 높다든지, 담배를 피워도 혈관이 건강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이렇듯 동맥경화 위험요인이 있어도 혈관이 정상인 '슈퍼 혈관'의 단서(논문보기)가 밝혀졌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상학(사진 左), 성균관의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원홍희 교수(右) 연구팀은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위험요소가 많이 있어도 혈관이 깨끗한 사람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며 26일 이같이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Genetic Variants Associated with Supernormal Coronary Arteries'란 주제로 국제 학술지 '일본 동맥경화학회지(Journal of Atherosclerosis and Thrombosis)'에 게재됐다.
심근경색증, 협심증 등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은 고령,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유전 등이 대표적인 발병원인이다.
한사람이 이러한 여러 위험요인을 동시에 가지면 질환 발생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지금까지 특정 유전자 변이와 심혈관질환 관련성을 다룬 유전학 연구가 없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PCSK9 유전자 돌연변이 연구다.
실제로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콜레스테롤이 낮게 유지되는 동시에 심혈관질환 발생이 적다.
하지만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등 위험요인이 여럿 동반된 상황에서 혈관이 정상인 이유를 밝힌 연구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여럿 있는 고위험 환자 중 혈관이 깨끗한 사례를 착안, 혈관보호 유전자가 있을 것으로 가정하에 이를 밝히는 조사를 했다.
연구팀은 성별·나이·혈압·콜레스테롤·당뇨병 등으로 향후 10년간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을 계산할 프레밍험 위험도 점수가 14점 이상(10년 안에 심혈관질환 발생 확률 16% 이상)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관상동맥조영술과 CT 검사 등에서 혈관이 정상인 슈퍼 혈관 군 72명과 위험점수는 같지만, 실제 심혈관질환을 앓는 일반 군 94명을 각각 서로 비교, 연구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유전체 전체를 상대로 전장유전체연관분석(GWAS)를 활용해 슈퍼 혈관과 관련 있는 유전자 변이를 발굴했다.
또 유전자 발현량 조절 연구(eQTL)를 통해 유전자 변이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량 차이가 실제로 인체 조직 변화를 발생시키는지 검증했다.
상염색체 500만 개를 분석한 결과, 슈퍼 혈관과 관련된 변이가 있는 유전자자리 (locus) 10개를 발견했다. (그림)
유전자자리는 혈관 생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PBX1와 인체 시계에 영향을 주는 NPAS2 유전자 등이 포함됐다.
변이가 있는 다른 유전자들의 인체 내 역할을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상학 교수는 "이 연구는 혈관질환 환자를 주로 대상으로 삼은 기존 연구와 반대로 혈관이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전통적인 위험요인을 넘어 새로운 의학적 표적을 발견, 혈관질환을 예방할 치료제 개발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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