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정·KAIST 이정호·바이오-뇌공학과 최정균 교수, 기초과학연구원 김은준 단장,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공동연구
발생 원인 '유전자 변이'지만 어떤 유전자 핵심인지, 그리고 어떤 영향인지 아직은 미스터리
증상 개선 치료제 개발 못해 '약물치료 하는 것이 최선'
유 교수팀, 배제됐던 '비부호화 영역 집중 연구, 인간 줄기세포 제작과 태아기 신경세포 재현'
생애 초기 신경 발달 단계서 '비부호화영역 유전변이', 뇌 발달에 영향 미친다
연구 의의, 자폐증 연구 패러다임 바꾸며 '亞 자폐증 연구'에 중요한 기반 될 예정
논문, 세계적 정신의학 학술지 '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
[보건타임즈] 국내대학병원 연구진이 자폐증의 발병에 관여, 발생 원인과 관련 있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세계 최초로 발견해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사진)팀은 자폐증 가진 사람과 가족으로 이뤄진 대규모 유전체 연구를 통해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은 유전체 영역인 비부호화 영역에서 중요한 변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이 질환이 발생하는 원인의 새로운 이해와 치료제를 개발할 바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6일 이같이 발표했다.
자폐증은 최근 인기를 끄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보이는 주인공처럼 의사소통 장애나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핍과 함께 반복적 행동이나 관심사의 협소를 특징으로 하는 발달 장애다.
대개 만 2세 전후에 특징적인 증상이 드러나 진단할 수 있다.
어린 나이엔 뇌가 빠르게 성정, 발달해 일찍 발견, 치료에 개입하면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폐증 발생엔 유전자의 변이가 큰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지만, 다양한 유전자의 변이 중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며 결정적인지, 그리고 관여유전자가 생애 초기에 뇌 발달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전 세계적으로 아직 밝히지 못한 상태다.
이러한 사정으로 사회성 결핍이나 의사소통 장애 등 핵심 자폐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이 돼 자폐 증상이 있는 사람의 가족은 충동성이나 불안 같은 증상이 있을 때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에 유희정 교수, 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바이오-뇌공학과 최정균 교수, 기초과학연구원 김은준 단장,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자폐증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를 규명, 이를 통해 자폐증 발생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면서 치료제 개발의 기반을 마련하기 연구에 힘을 모았다.
유 교수팀은 유전체 데이터의 98%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단백질을 직접 만들어내지 않아 그간 연구에서 배제됐던 유전체 영역인 비(非)부호화(Non-coding) 영역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이를 위해 연구에 적합한 자폐증 가진 사람과 가족 813명으로부터 혈액을 공여받아 유전체를 분석, 인간 줄기세포를 제작해 태아기 신경세포를 재현했다.
이 결과 생애 초기 신경 발달 단계의 삼차원 공간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비부호화 영역에 있는 유전변이가 멀리 떨어져 있는 유전자 변이에 원격으로 영향을 미침으로써 뇌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 연구는 자폐증의 근본 원인을 밝히기 위한 유전체 연구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해야 하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조명하면서 유전자 변이가 뇌 발달에 미치는 변화를 재현함으로써, 기존 단백질을 부호화하는 영역에만 집중됐던 자폐증 연구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학술적 의미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기존 북미와 유럽 위주로 해왔던 자폐 유전체 연구에서 벗어나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코호트를 구축, 유전체 분석 모델 기틀을 마련해 향후 자폐증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이 연구논문의 교신저자 유 교수는 "이번에 우리나라 연구진이 한국인의 자폐증 당사자와 가족 고유의 데이터를 활용해 자폐증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첫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가 있다"면서, "이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 자폐증 당사자와 가족들의 헌신에 매우 감사하다"며 "자폐증의 원인을 규명, 이를 통해 자폐증 당사자와 가족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서경배과학재단, 한국연구재단, 보건산업진흥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세계적인 정신의학 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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