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홍준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윤인영 교수와 공동 연구
발생원인 '수면의 질 저하,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
연구팀, 불면증 환자 33명 수면다원검사 결과와 수면시간과 비교 '수면 오지각 정도' 측정
이후 시작한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반응 더 우수
전·윤 교수 "우선 수면위생교육, 수면습관개선 등 비약물 치료 선행 필요"
논문, 유럽 정신신체의학회 학술지 'Journal of Psychosomatic Research 1월호' 게재
[보건타임즈] 불면증은 우리나라 성인 다섯 명 중 한 명에게서 불면증을 보일 정도로 매우 흔한 증상이다.
이 증상은 높은 유병률과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비율이 낮으며, 많은 환자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여러 대체 요법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수면장애 진단분류체계 제3판에 따르면 만성 불면 장애는 잠들기 어렵거나, 잠에서 자주 깨는 등의 불면 증상이 3개월 이상 유지된다거나 이 증상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될 때 진단될 수 있다.
이처럼 불면증은 실제 환자가 몇 시간 동안 수면하는지가 아니라 환자 자신의 주관적인 불 만족감이 있을 때 진단된다.
하지만 많은 불면증 환자는 수면다원검사 등으로 실제로 측정한 수면시간보다 자신이 더 적게 잤다고 느낄 때가 흔하며 이를 의학적으로는 수면 오지각(sleep state misperception)으로 부른다.
수면 오지각은 다른 이름으로는 역설적 불면증, 주관적 불면증 등으로 불리며 환자에게나, 불면증을 치료하는 의사 모두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현상이다.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준 교수(사진 左)와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右)는 "왜 수면 오지각이 발생하는지가 의학적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수면의 질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밝혔다.
첫째 "수면의 질이 떨어질 때"라는 게 이들 교수의 설명이다.
이들 교수는 수면이 크게 1, 2, 3단계 수면과 렘수면으로 이뤄지며, 정상적인 수면에서 각 단계가 일정한 비율로 골고루 관찰되지만, 피로, 낮잠, 커피, 알코올 섭취 등 여러 생리적 이유로 깊은 수면이 줄어드는 등 수면의 구조가 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수면 구조의 변화가 수면 오지각과 관련돼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불면 장애 이외의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가 함께 있는 경우라는 것이다.
수면무호흡증은 불면 장애를 제외하고는 가장 유병률이 높은 수면장애 중 하나다.
수면 중 상기도가 반복적으로 폐쇄됨으로써 반복적으로 저산소혈증, 미세 각성, 교감신경활성화 등이 나타나며 이것이 수면의 주관적인 만족감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세 번째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 질환이 수면 오지각에 영향을 미친다.
불면증이 심한 사람들에게서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수면 오지각을 크게 경험한다는 국내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수면 오지각은 불면증의 치료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윤인영 교수와 전홍준 교수 연구팀은 불면증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 객관적인 수면시간을 잰 뒤 이를 환자 스스로가 느끼는 주관적인 수면시간과 비교해 수면 오지각의 정도를 측정했다.
다음 단계로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시작했다.
이 결과 수면 오지각이 클수록 불면증 인지행동치료의 치료 반응이 더 우수했다.
이에 윤 교수와 전 교수 연구팀은 "수면 오지각이 불면증 환자에서 흔히 발생하는 역기능적 사고와 관련돼 있을 수 있다고 봐 인지 치료가 포함된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반응이 더 효과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교수는 "이 연구 결과가 불면증의 치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수면 오지각의 원인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선행돼야 하며 이 증상을 겪은 불면증 환자들은 수면제 복용을 시작하기에 앞서 수면위생교육, 수면습관개선 등 비약물적 치료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유럽 정신신체의학회의 공식 학술지 'Journal of Psychosomatic Research 1월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4:16:54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