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자궁내막종 제거 전 '가임력 보존 치료' 향후 임신에 큰 도움

이정렬·홍연희 교수팀, '자궁내막종 수술 전 가임력 보존 치료 필요성' 규명
자궁 내 위치할 '자궁내막', 난소에 유착, 증식하며 낭종 형성, 난임 유발
수술로 제거할 수 있지만, 정상 난소 조직 손상돼 '가임력 떨어질 수 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는 실정‥수술 후 '가임력 상실하거나 막연히 수술 미룰 위험성' 존재
양쪽 난소에 자궁내막종 있을 때 '배아 질 저하 크다' 입증
이 교수 "향후 국제 가이드라인과 저출산 정책 수립에 중요한 역할 기대"
논문, 생식내분비학 저명 학술지 'Frontiers in Endocrinology'에 게재

[보건타임즈] 자궁내막종 제거 수술 전 난자동결 등 가임력 보존 치료를 받는 것이 향후 임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자궁내막종은 자궁 내 위치해야 하는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에 유착, 증식하며 형성된 낭종(물혹, 물 주머니 모양의 혹)으로, 난임 유발한다.
이 물혹은 심한 생리통, 골반통, 성교통 등 통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난소의 기능을 떨어뜨려 임신과 출산에 직접 악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가임기 여성 10명 중 1명이 겪을 정도로 흔하며, 매년 발병률이 증가해 난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자궁내막종은 크기가 일정 수준 이상이거나 증상이 심하다면 제거 수술을 받게 된다.
그러나 낭종을 절제 또는 소작(열로 태움)하는 과정에서 유착 부위의 정상 난소 조직이 손실돼 한 차례 저하된 난소 기능이 더욱 크게 감소하며 가임력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런 위험성을 대비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수술 후 불가피하게 가임력을 상실하거나, 난임에 두려움으로 막연히 수술을 미루는 환자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사진 左), 홍연희 교수(右)연구팀은 원내 산부인과에서 자궁내막종 수술을 앞두고 가임력 보존 치료를 받은 환자군 62명의 데이터를 ▲일반 난임 환자군 ▲자궁내막종을 제외한 다른 난소 낭종을 가진 환자군과 비교 분석하는 연구를 통해 수술 전 가임력 보존 시술의 유용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자궁내막종 환자는 일반적인 난임 환자 대비 난소 기능을 평가하는 항뮬러관 호르몬(AHM)의 수치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다른 난소 낭종 환자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쪽 난소에 자궁내막종이 있을 때 한쪽만 있는 환자보다 배아의 질이 상당히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이 부분이 수술 후 난소의 기능이 더욱 감소할 것을 고려한다면 사전에 가임력 보존을 실시할 필요성이 매우 높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연구팀은 "이미 난소 기능이 저하된 자궁내막종 환자라도 반복적인 채취를 통해 건강한 난자나 배아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며 임상 현장에서 수월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규명했다.

이로써 현재 미혼 여성 또는 유방암 등으로 항암치료를 앞둔 여성과 상담을 통해 난자, 배아 동결을 시행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처럼 향후 자궁내막종 수술 전 가임력 보존 시술 활성화에 이 연구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를 주도한 이 교수는 "이 연구는 자궁내막종 수술 전 가임력 보존 시술의 효용성과 중요성을 객관적으로 밝혀낸 연구로, 향후 국제 가이드라인 확립은 물론 국내 저출산 정책 수립에 중요한 학문적 토대로 사용될 것"이라며, 연구 결과에 따라 자궁내막종 환자는 향후 임신을 위해 수술 전 반드시 난소 기능을 정확히 평가한 뒤 가임력 보존 시술을 위한 상담을 받을 것을 권장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한 논문은 생식내분비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 'Frontiers in Endocrin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