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9세 환자 '내시경 초음파 유도하 췌장 가성낭종 배액술' 성공

'거대낭종' 복강 내 50% 차지‥1달간 음식섭취 불가·구토증상 유발
국내 몇 없는 소아환자 췌장 가성낭종에 '내시경초음파 배액술' 시행
시술 직후 환자 빠르게 '호전' 식사 가능

[보건타임즈] 경희대병원이 최근 소화기내과와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 의료진 간의 협진을 기반으로 30㎏도 되지 않는 9세 소아환자 대상 내시경초음파 유도하 췌장 가성낭종 배액술을 성공적으로 시행, 췌장·담도질환분야 초고난도 시술 역량을 입증했다. (사진 上-左 마취통증의학과 최정현 교수, 右 소화기내과 오치혁 교수)

가성낭종은 술, 담석 등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췌장염의 합병증으로 대부분 성인에게 관찰되는 병이다.

췌액의 누출로 염증조직이 쌓여 형성되는 가성낭종은 크기가 작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아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소아에게서 췌장 가성낭종 발생 빈도가 매우 낮아 치료경험이 있는 병원과 의료진은 많지 않다.

이에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오치혁 교수(사진)는 "급성 췌장염과 췌장 가성낭종을 진단 받은 9세 여아로 15㎝의 거대한 낭종이 위, 대장 등 복강 내 주요 장기를 누르고 있었으며, 발열과 복통 등의 증상 발현, 10세 미만의 저체중 소아라는 점에서 여러 진료과와 원활한 협진을 통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며 "배액술의 방법은 다양하지만, 환자의 상태와 나이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췌장 가성낭종의 표준치료법이면서 신 의료기술로 인정받은 내시경초음파 유도하 배액술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내시경 초음파 유도하 배액술은 수술과 경비적 배액술 등보다 시술의 난이도가 높지만 비침습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시술 후 합병증과 통증이 적으며 경피적 배액관을 부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매우 굵은 데다 다루기 어려운 치료용 내시경 초음파를 사용해야 해 소아 대상으로는 첫 시도하는 만큼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시술을 시행한 오 교수는 "환자와 보호자의 부담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신장비가 구비된 하이브리드 ERCP 시술실에서 전신마취 하에 시술을 하게 됐다"면서 "주치의 소아청소년과 김도현 교수와 마취통증의학과 최정현 교수의 세심한 환자 전신마취와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시술을 마무리하게 됐다"며 "췌장 가성낭종과 위 사이에 특수한 금속 스텐트를 삽입해 배액이 잘 이뤄지도록 조치했으며, 예상과 달리 곧바로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을 진행, 췌장과 췌관의 상태까지 완벽하게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술 이후 소아 환자는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호전됐다.

이번 시술은 국내에서 손꼽힐 정도로 몇 없는 소아환자의 췌장 가성낭종에 내시경초음파 배액술을 시행한 사례가 됐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경희대병원은 이를 통해 우수한 의료진, 뛰어난 팀워크를 갖춘 소화기내과 ERCP 전담간호사팀, 최고의 환경을 갖춘 ERCP 시술실, 그리고 무엇보다 긴밀하면서 완벽한 협진 시스템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