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주·정승현 교수 연구팀, 국내 진행성 암 환자 재활치료 비율 '6.4%'
항암치료 과정서 '다양한 기능 저하 발생하는 진행성 암' 재활치료 삶의 질 유지 필요
건보보험 수가 기준 마련된 '뇌종양·골육종', 상대적 재활치료 이용률 ↑
양 교수 "WHO 권고대로 기능 저하 재활치료 중심돼야 한다"
정 교수 "재활 의료 수준 높이기 위해선 의료 체계 변화, 수가 기준 등 정책적 지원 필수적"
논문, 국제 의학저널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될 예정
[보건타임즈] 국내 진행성 암 환자 100명 중 겨우 6명, 6.4%만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양은주 교수(사진 左)팀(공동 제1저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조송희 부연구위원, 국립암센터 정승현 교수 右)은 한국인 진행성 암 환자의 재활치료 이용률이 6% 수준에 불과, 체계 구축과 활성화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진행성 암은 수술로 암 조직을 제거하기 어렵거나 주변의 다른 장기나 조직으로 전이돼 완치가 불가한 상태를 의미한다.
환자들은 수술이 어려워 항암치료만 받으며 생활하게 되며 암 투병 과정에서 보행능력을 비롯해 여러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만성적인 통증, 피로 등 증상을 겪는 등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사례가 많다.
이런 사유로 진행성 암 환자는 항암치료에 더해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아 피로, 통증, 손발 저림, 근력 악화, 우울감 등 다양한 증상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신체 기능을 유지함으로써 삶의 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재활치료가 발달한 미국에선 진행성 암 환자 중 88%가 재활치료가 필요하며, 이 가운데 21%가 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일본은 2010년부터 암 환자의 재활치료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법안을 마련해 이들을 위한 의료수가를 신설하는 등 보건의료 계획을 수립, 추진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사정은 진행성 암 환자의 재활치료 이용률은 극히 떨어져 체계 구축과 활성화가 다급하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양 교수팀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중앙암등록자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에 연계된 진행성 암 신규환자 96만여 명을 분석, 이 중 단 6.4%인 6만 명만이 재활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진행성 암 환자 가운데 30% 이상은 중등도 이상의 장애가 있는 데다 암 재활치료가 전반적인 신체 기능 회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규명된 만큼, 현재 국내 진행성 암 재활치료 이용률은 실제 필요성보다 크게 낮은 편이다.
주목할 만한 사항은 뇌종양이나 골육종은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도는 약 28%의 환자가 재활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두 질환은 다른 암종과 달리 재활치료에 대한 의료보험 수가 기준까지 마련돼 비교적 접근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통해 재활치료의 활성화를 위해선 수가 기준이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는 것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환자의 기능 저하를 중심으로 의료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도 낮은 이용률의 원인으로 꼽았다.
진행성 암은 다양한 기능 저하가 심해 각 환자의 증상에 따라 접근을 달리해야 한다.
연구팀은 하지만 한국은 질환마다 정해진 증상에 재활치료를 하는 '질환명 중심'의 의료 체계로 운영돼 진행성 암 환자의 보행 장해(障害), 근력저하, 피로, 일상 생활기능 장해 등 광범위한 기능저하에 적절한 재활치료를 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국립암센터 정승현 교수는 "진행성 암 환자의 재활 의료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의료 체계의 변화, 수가 기준 확립 등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이에 국가 암 관리 종합 계획에서 암 재활치료의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 교수는 "진행성 암 환자의 생존율과 암 치료 후의 생존 기간이 점차 늘어나는 만큼, 재활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더 나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진행성 암 환자들을 위한 재활치료가 더욱 발전,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의학저널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2021년 11월 게재될 예정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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