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전문의료진간 ‘유기적 협진’-최첨단 의료장비 셋팅
[보건타임즈]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이 한국에 심장, 뇌, 대동맥 등 다양한 고난도 혈관수술을 통합적으로 안전하게 치료하는 하이브리드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사진 신용삼 교수가 영상의학과 김범수 교수와 함께 협진으로 뇌동맥류 환자를 치료하는 장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병원장 승기배 교수)은 3일 오픈한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원스톱 환자 맞춤형 통합 혈관 치료에 들어갔다.
최근 심장․뇌․혈관 질환은 고령화와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과 당뇨, 비만환자의 급증으로 증가추세다.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복잡한 다혈관질환자는 최소한의 소규모 수술과 혈관 내 스텐트 시술을 병행, 합병증과 입원기간을 최소화하는 하이브리드 수술법이 점차 확대 적용되고 있다.
신용삼 심뇌혈관센터장(신경외과 교수)는 “하이브리드수술이란 자동차가 석유를 이용해 운행하다가 전기를 활용하면서 자원을 아끼며 환경도 보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것처럼 환자의 치료에서 내과적 요법 스텐트삽입술과 외과적 치료인 수술을 병행해 양쪽의 장점을 다 살리는 통합치료술”이라고 표현했다.
복잡한 뇌혈관 질환을 사례로 “환자를 위한 최선의 치료를 위해 색전술과 개두술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한 수술실내에 혈관조영장치와 수술실을 갖춰 시술과 수술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 뇌동맥류 파열로 발병한 뇌출혈 환자가 심한두통을 호소하거나 의식이 나쁜 상태로 내원 하면 기존의 방법은 환자를 국소 마취하에 혈관조영실에서 뇌혈관조영술을 한 뒤 결과에 따라 뇌동맥류의 수술이 필요하다면 수술실로 환자를 옮겨 수술을 한다.
이 경우 검사 도중 환자의 혈압이 상승, 재출혈이 발생하는 위험성이 있다.
또 검사 후 환자를 다시 수술실로 옮겨 마취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런 번거로움 없이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뇌출혈 환자를 처음부터 한 방에서 전신마취하에 검사한 뒤 곧바로 코일색전술이나 뇌수술을 원스톱으로 시행할 수 있다.
즉 검사 시 뇌동맥류 환자의 재출혈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후 고난도의 수술과 수술 후 혈관조영술로 수술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신 교수는 “병원은 이미 뇌혈관뿐만 아니라 심장혈관, 대동맥, 말초 혈관치료를 위한 순환기내과, 혈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그리고 영상의학과 등 최고의 전문 의료진이 유기적으로 협진을 할 수 있도록 의료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이번에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문을 열게 되면서 심뇌혈관센터가 환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있는 모든 고난도 혈관수술을 가장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외 최고의 센터로 거듭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심장혈관서 ‘하이브리드 치료’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은 심장의 근육, 즉 심근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심근의 손상이 진행되거나 악화되는 병이다.
이때 막힌 혈관의 정도나 부위에 따라 내과적으로 풍선이나 그물망(스텐트)을 사용해 막힌 혈관을 뚫거나 넓히는 치료를 하거나 외과적으로 혈관의 막힌 부위 뒤쪽에 새 길을 만들어주는 관상동맥 우회로술을 한다.
최근엔 작은 절개로만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술기가 발전했다.
이 두 가지를 혼합하는 것이 심장혈관에서 하는 하이브리드 요법이다.
여러 개의 혈관이 막혀 여러 곳에 그물망을 넣거나 여러 군데를 수술해야 하는 경우, 가장 예후에 중요한 혈관, 즉 환자가 오래 사는데 중요한 혈관은 최소의 절개해 수술로써 우회로술을 만들어 준 뒤 나머지 혈관엔 안전하게 그물망 치료를 하는 것이다.
수술부위의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면서(심장수술의 경우 약 6㎝), 중요부위의 막힌 혈관은 내흉동맥으로 우회도로를 만들어준다.
덜 중요한 부위의 막힌 혈관엔 특수 스텐트를 삽입시켜 막힌 혈관을 개통시켜준다.
피부절개가 최소 화 됨으로써 수술시간은 획기적으로 줄여 2시간 남짓 걸리며 출혈도 줄일 수 있는데다 수술 후 환자로부터 인공호흡기를 빨리 제거할 수 있는 것이 하이브리드 요법의 장점이다.
하이브리드 수술은 고령의 환자에 신속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으며, 시술이 어려운 응급 중환자의 생명을 빨리 구할 수 있는 안전한 치료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환자의 회복과 만족도 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대동맥질환, 다리동맥질환’ 하이브리드 치료
대동맥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가장 두꺼운 혈관이다.(사진 승기배 병원장, 송현 진료부원장, 행정부원장 이남 신부, 신용삼 심뇌혈관센터장)
심장에서 높은 압력을 직접 받아 여러 가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대동맥이 부풀어 오르는 대동맥류와 대동맥 박리증이 있다.
대동맥류는 대동맥이 정상 지름의 1.5배 이상으로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말한다.
대동맥 박리증은 대동맥을 구성하는 3개의 층이 서로 박리돼 찢어지는 병이다.
대동맥 질환 수술은 대동맥궁에서 나가는 뇌혈관들이 주로 수술시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외과의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수술 중의 하나다.
아직 다른 수술에 비해 수술 후 사망 율이 높으며, 환자들의 회복시간이 긴데다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마저 높다.
그러나 대동맥 그물망 삽입과 수술을 혼합한 하이브리드요법의 등장으로 대동맥궁으로 가는 혈관의 수술범위를 줄여줌으로써 입원기간과 수술 후 합병증의 빈도를 크게 줄일 수가 있다.
다리동맥질환은 다리부종, 통증을 동반한 허혈성 혈관질환이다.
하지정맥류와 심부정맥 혈전증은 다리부종을 동반하는 정맥질환을 가리킨다.
당뇨발과 동맥경화성 질환은 발의 괴사 또는 저질증을 동반하는 동맥질환이다.
이 질환들의 수술과 혈관 내 치료는 크게 발전했지만 국내에선 아직까지 수술과 혈관내치료가 동시에 할시설이 많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이 많았다.
서울성모병원의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이런 어려움을 한꺼번에 해결될 것이라는 게 신 교수의 전망이다.
이와 함께 복부대동맥 파열, 급성 허혈성 질환 등의 응급 질환의 치료 시 전신마취 등을 안전하게 적용하면서 수술치료와 혈관 내 치료를 병행함으로써 환자 치료 결과가 탁월하게 개선됐으며 초 고해상도의 혈관촬영기의 도입으로 더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졌다.
하이브리드 수술실 ‘최신 설비-장비’ 셋팅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서울성모병원이 최근 야심차게 개선한 시설로서 최신 첨단 설비와 장비가 갖춰져 있다.
X선 장비 혈관조영기는 기존 장비보다 수술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높여주며 방사선 노출량을 최대 80%까지 낮출 수 있는 알루라클래러티를 사용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 방사선 노출의 위험을 막았다.
여기에 혈관구조를 3D로 구현하는 베셀게이터와 수술 중 바로 초음파 영상을 융합시켜 심장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에코네비게이터, 뇌동맥류에서 혈류량과 방향 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주는 에뉴리즘플로를 도입했다.
신 교수는“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최첨단 의료를 구현하는 의료시설로서 내장되는 장비와 소프트웨어 모두 최신형이다. 환자에게 신속, 정교한 수술을 시행할 뿐만 아니라 예후까지 예상이 가능해져 최선의 치료성과를 얻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성병원 하이브리드 수술실의 개소식은 3일 오전 5층 수술실에서 승기배 병원장, 송현 진료부원장, 행정부원장 이남 신부, 신용삼 심뇌혈관센터장이 참석한 가운데 가졌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4: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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