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임신 중 음주 태아 2차 장애 위험

임신 중 음주를 했을 경우 출산 후 바로장애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성장 과정에서 정신적, 신체적으로 2차 장애를 겪을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아알코올스펙트럼장애(FASD)’라는 이 질병은 신생아 1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아이가 성장하면서 문제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내용은 관동의대 제일병원 마더리스크프로그램(태아기형유발물질 정보센터)을 통해 확인된 결과로 최근 개최된 ‘2008 생식발생독성 및 마더리스크프로그램 최신동향’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마더리스크프로그램 소장 한정렬 교수(산부인과)는 “선진국에서는 정신지체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FASD를 뽑고 이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며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높아 FASD 위험 경고 문구를 술병에 부착토록 하는 등 임신부들의 경각심을 높여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그 중요성에 비해 FASD 진단 가능한 전문가 및 전문 시스템이 거의 없는 상태다.

한 교수는 “FASD를 가지고 태어난 환아들이 진단되지 않고 방치될 경우 청소년기부터 학교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약물이나 마약에 중독되기 쉽고 정신장애가 심화되는 등 2차 장애를 겪게 된다.”며 “이런 장애는 부모가 알코올에 의존성이 강하기 때문에 다음 아이에서도 이런 알코올 관련 질환이 재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한 연구결과에서도 FASD의 영향을 받는 어린이들은 학습장애, 과잉행동 장애, 조정기능 부전, 언어발달지연, 낮은 지능지수, 일상생활의 문제 등을 겪게 되는데 FASD 피해 어린이의 대부분이 정신건강문제를 안거나 범법자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교수는 “미국의 경우 FASD 발생률은 출산아 100명당 1명으로 밝히고 있을 정도로 빈도가 높고, 환아의 재활을 위해 한 해 수조원의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도 빠른 시일 내에 FASD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해 예방은 물론 조기에 발견, 재활교육을 통해 2차 장애를 줄여나가야 한다.” 강조했다.

현재 제일병원 마더리스크프로그램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임신 중 음주경험이 있는 우리나라 임신부는 전체 30%며, 의존적 알코올 노출력을 평가하는 TWEAK설문에서는 임신부의 17%가 알코올 의존적 임신부인 것으로 조사돼 우리나라 임신부들의 알코올에 대한 인식이 매우 위험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FASD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임신 중 임신부의 알코올 노출력을 알아야 하며, 아기가 8개월 이상은 돼야 이런 질환에 따른 미세한 변화들을 판단하고 진단할 수 있어 관련 전문가를 포함한 전문적인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진단이 어려운 실정이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FASD 연구는 물론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 나가야 한다.”며 “FASD 진단 가능한 전문가 및 전문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FASD는 100% 예방이 가능하므로, 계획임신을 해야 하며, 임신부들은 임신 시기에 상관없이 절대 음주를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정렬 교수가 제시한 FASD 의심신생아>
임신 중 알코올을 섭취한 적이 있는 산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 중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면 방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 얼굴에서 특징적으로 안검열(눈의 양쪽 끝)의 길이가 짧다
- 윗 입술이 가늘다
- 인중이 밋밋하고 골이 없거나 성장이 느리다
- 신경행동발달에 이상 소견이 보이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