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아 교수 "혈액검사로 쉽게 확인, 종합적인 치료계획 필요"
[보건타임즈] 내가 유방암이라면 딸도 걸릴 위험이 있을까?
이 물음은 유방암을 진단받은 많은 환자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다.
실제로 한 여성의 가족 어머니, 딸, 자매가 50세 이전에 유방암이 발병했을 때 직계가족의 유방암 발생확률은 가족력이 없는 이들보다 2배 정도 높다.
가족력이 있다면 유방암이 발병할 위험이 왜 높으며 원인은 무엇인지, 유방암을 예방할 방법은 없는지, 이 분야의 전문가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한상아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자세히 알아봤다.
유방암 가족 많을수록, 진단 나이 어릴수록 '위험도 높다'
20세까지 건강했던 여성이 80세까지 유방암에 진단될 확률을 유방암 평생 위험도라고 한다.
평생 위험도에 의미 있게 영향을 주는 요인은 ▲ 유방암에 걸린 가족이 몇 명인지 ▲ 이들이 유방암에 진단된 나이다.
유방암 진단 가족 수가 많아질수록 발병할 위험도는 높다.
1명의 직계가족이 유방암에 진단되면 더 젊은 나이에 발병할 위험이 더 크다.
한상아 교수는 "가령 어머니가 60대에 유방암을 진단받았다면 40대에 딸이 걸릴 확률이 더 높다"면서 "현재 20대 건강한 여성의 유방암 평생 위험도는 가족력이 없을 때 7.8%, 가족력이 1명 있을 때는 13.3%, 2명 있을 땐 21.1%로 추정된 바 있다"며 "이 여성이 유방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가족력이 없을 때 2.3%, 가족력이 1명 있을 때는 4.2%, 2명 있을 땐 7.6%로 추정된다(출처 The Lancet, 2001)"고 밝혔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 중 상당수가 유전적 변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대물림 되는 유전적 변이가 확인된 유방암은 유전성 유방암이라고 한다.
유전적 변이 대물림으로 발생하는 '유전성 유방암'
유방암이 가족 내에서 여러 건 진단되는 원인 가운데 중요한 것은 바로 유전성 유방암이다. 유방암의 발생률을 높이는 유전적 변이가 대물림되면서 발병하는 것을 말한다.
유전성 유방암은 발병할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여러 인자 중 가장 강력한 인자로 알려져 있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5~10%는 이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유전적 원인 중 대표적인 변이가 BRCA1과 BRCA2 유전자 변이로 전체 유전성 유방암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안젤리나 졸리도 확인한 '유전성 유방암'
유전성 유방암은 안젤리나 졸리의 사례로도 일반 여성들에게서 크게 유명하다.
어머니는 난소암, 이모는 유방암으로 각각 사망한 가족력을 보였던 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이 암 진단을 받기 전 유전자 검사를 받기로 결정했으며 진단결과 BRCA1 유전적 변이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 여배우처럼 BRCA1 유전자 변이를 가졌을 때 유방암이 생길 평생 위험도는 87%, 난소암이 생길 평생위험도는 50%로 알려져 있다.
졸리는 유방암과 난소암의 위험을 적극적으로 낮추기 위해 암이 아직 생기지 않은 유방조직을 제거하는 위험을 줄이려는 유방절제술과 위험감소 난소절제술을 받았다.
가족 내 유방암·난소암 함께 진단되거나
젊은 나이에 걸린다면 'BRCA1/2 변이' 의심
우리 몸의 세포 내엔 계속 유전자 복제가 일어나고 있다.
원래 BRCA1/2는 이런 일상적인 유전자 복제과정에서 생긴 오류를 수정해 주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다.
이때, BRCA1/2에 변이가 생기면 비정상 단백질들이 생성된다.
비정상 단백질은 복제에서 생기는 오류를 수정하지 못하게 돼 복제의 오류가 적체되면 암이 발생하게 된다.
이 유전자 변이는 아들과 딸 구분 없이 50%의 확률로 자녀에게 대물림된다.
가계 내 유전자 변이가 대물림되면 가족 가운데 여러 사람이 유방암 진단을 받거나, 젊은 나이에 유방암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가족력이 없더라도 양측 유방암, 여러 종류의 암이 한 사람에서 생기거나, 삼중음성 유방암 등의 양상으로 유방암이 발생한다. 여기에 난소암, 췌장암, 전립선암의 위험도 커진다.
혈액검사로 간단하게 '유전자 변이' 확인
유전성 유방암이 의심되면 우선 BRCA1/2 유전자에 질병과 연관성이 높은 돌연변이가 있는지 검사를 받아 암에 걸리기 전 집중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암 유전자 검사는 어렵지 않아, 혈액검사를 통해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의미 있는 돌연변이를 보유했을 땐 일생 동안 유방암이 발생할 위험이 70~80%, 난소암이 발생할 위험이 30~40% 정도가 된다.
이것은 일반인에게서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발생할 위험의 20배에 달하는 높은 확률이다.
전문의 상담 후 '암 위험감소 수술'까지 고려
돌연변이를 보유했을 땐 집중 검사, 약물 관리, 암 위험감소수술의 방법을 취할 수 있다.
검사보다는 약물, 약물보다는 수술이 암 예방 효과는 더 우수하다.
다만, 수술해도 유방암 위험이 0%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질병에 걸리기 전에 유선조직을 제거, 암 위험을 낮추는 위험감소유방절제술은 피부와 유두를 보존, 유선만 제거한 후 보형물을 사용해 복원술을 함께 시행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한 교수는 "이러한 위험감소 수술 후 유방암의 발병률이 87%에서 5%로 상당히 낮아지지만, 피부에 잔존하는 미세한 유선조직 때문에 차후에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이 5% 정도가 된다"면서 "다만, 이 확률은 위험인자가 없는 보통사람의 유방암 평생 위험도 보다는 낮은 수준이며 수술은 한번 시행하면 되돌릴 수 없어, 환자의 나이, 결혼과 출산 계획, 현재의 건강상태, 심리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모든 결정전에 전문가와 심도 있는 상담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유방암의 다른 임상적 단서들은 자신이 이미 병에 걸린 후에 알게 되지만, 가족력은 병에 걸리기 전에 유전적 변이를 찾아낼 수 있는 의미 있는 단서다.
의미 있는 가족력을 파악 개인의 위험을 알아, 적절하게 검진, 예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전성 유방암 유전자 검사 권유 대상
□ 유방암이나 난소암의 가족력이 있는 유방암 환자
□ 가족력이 없지만 환자 본인이 40세 이전에 진단된 경우
□ 가족력 없이 난소암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경우
□ 양쪽 유방에(동시에 또는 시간차를 두고) 암이 발생한 환자
□ 남성유방암 환자
□ 여러 장기에 암이 발생한 유방암 환자
이들 환자는 돌연변이를 보유할 확률이 10% 이상이다. |
이들 환자는 돌연변이를 보유할 확률이 10% 이상이다.
돌연변이는 채혈을 통해 검사하며,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이미 진단된 사람은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받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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