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호 교수팀, 옻에 의해 유발된 '전신성 접촉피부염' 역학과 특성 분석 연구
옻에 의한 전신성 접촉피부염 환자, '봄철' 最多 발생
박수정 전공의 "옻 이용한 일반음식, 우루시올 성분 유무 알 수 없는 실정"
유 교수 "옻 사용한 음식 처음 먹는 사람도 전신 접촉피부염 발생할 수 있다"
논문, SCI급 국제학술지 'Clinical and Experimental Dermatology'에 게재
[보건타임즈] '옻(Rhus)'은 '봄나물의 여왕'으로 불리며 한의학 동의보감에서 소화를 도와 위장병에 효과가 있는 최고의 산나물로 칭송을 받아왔다.
우리나라에선 옻을 이용한 음식 옻닭을 오래전부터 환절기 보양음식으로 즐기고 있다.
하지만 옻으로 만든 음식을 잘못 섭취하거나 접촉하게 되면 전신에 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발진을 유발하는 '전신성 접촉피부염(Systemic Contact Dermatitis)'을 일으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특히 봄철에 옻닭을 먹으면 피부알레르기 발생 위험이 더욱 커지며, 심할 땐 염증 반응으로 체내 장기 손상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최근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앙대병원(병원장 이한준) 피부과 유광호 교수(사진 左)와 박수정 전공의(右) 연구팀은 최근 '옻에 의해 유발된 전신성 접촉피부염의 역학과 혈청학적 특성(Systemic contact dermatitis induced by Rhus allergens in Korea: Exercising caution in the consumption of this nutritious food)'을 분석한 연구결과(논문)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유 교수팀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중앙대병원에 옻에 의한 전신성 접촉피부염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 기록을 분석했다.
이 결과 환자의 대부분은 춘추 환절기에 보양식으로 옻닭을 즐겨 먹는 40대 이상의 중년층 가운데 옻에 의한 전신성 접촉피부염으로 내원한 환자 중 52.38%가 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봄철의 보양식으로 가장 많아 옻닭을 즐겨 먹었다는 의미다.
다음으로는 여름(19.05%), 가을(19.05%), 겨울(9.52%) 순이었다.
이 데이터에서 드러나듯 옻에 의해 발생한 전신성 접촉피부염 환자 중 61.9%는 발병 원인으로 옻닭을 지목했다.
다음은 옻 순을 채취하다 피부염이 발생했던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에 연구팀은 특히나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추운 겨울을 지나 봄철의 보양식으로 옻닭을 많이 즐겨 먹는 것과 이 시기에 옻에 의한 전신성 접촉피부염이 가장 많이 발생한 것이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환자는 전신의 피부 발진 증상뿐만 아니라 약 60% 이상이 염증 수치가 증가했으며, 약 20% 이상이 심각한 간 수치의 상승이 확인되는 등 염증이 전신 장기에 침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엔 이들 환자는 증상 조절을 위해 평균 약 2주간의 입원과 통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로써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옻에 의한 전신성 접촉피부염이 주로 봄철에 많이 발병하는 데다 안전성 문제가 있어도 국내에서 발생빈도가 지속하며 전신적인 피부 증상과 함께 다양한 장기 손상 위험이 동반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박수정 전공의는 "'전신성 접촉피부염'은 옻에 포함된 항원인 '우루시올(urushiol)'의 노출과 섭취 때문에 발생하며 접촉 수 시간에서 수일 뒤 전신에 심한 가려움증(소양증)을 동반한 발진이 발생한다"며, "피부 증상뿐만 아니라 간의 염증 수치가 상승하는 등 체내 장기 침범 위험이 동반, 우루시올 성분이 검출될 것을 우려한 식약처조차 옻나무를 사용한 식품을 제한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즐겨 먹는 옻을 이용한 음식에서 우루시올 성분이 제거됐는지는 실제 조사와 분석하지 않고선 알 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유광호 교수는 "전신성 접촉피부염은 항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이를 음식으로 섭취했거나 접촉했을 때 발생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에선 옻을 가구에 칠하는 생활문화로 옻칠 된 가구를 통해 쉽게 감작될 수 있어서 자기 생각과는 다르게 이미 옻에 접촉됐을 가능성이 커 옻을 이용한 음식을 처음 먹는 사람도 전신 접촉피부염이 발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유 교수는 "의료현장에서 진료하다 보면 옻닭을 먹은 뒤 나타난 전신 접촉피부염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많이 노출되는 항원이 아니어서 아직 연구결과가 현재까지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 연구가 옻에 의한 전신성 접촉피부염을 진료하는 의료진과 환자에게 설명하는데 기초 자료와 후속 연구의 근거 자료로 널리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를 다룬 논문은 SCI(E)급 영국 피부과학회 공식국제학술지 'Clinical and Experimental Dermatology 2021년 3월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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