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오대종 교수·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 연구팀
오대종 교수 "소외계층인 고령자 위한 사회적 지지체계 강화 필요"
논문, 저명 '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 최근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인지장애 증상 중 하나인 실행 기능장애를 가진 노인이 또래 정상인 노인에 비해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최대 7배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논문)가 나와 관심을 끈다.
서울대병원운영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원장 김병관) 정신건강의학과 오대종 교수(사진 左)·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右) 연구팀은 인지장애 증상 중 하나인 실행 기능장애를 가진 노인의 극단적 선택이 이같이 나타났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실행기능장애(ED executive dysfunction)란 뇌의 다양한 인지기능 가운데 문제 해결, 의사 결정, 과제 지향적 행동, 충동 억제 등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실행 기능장애는 노화에 따라 특히 심혈관계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을 앓는 노인에게서 뇌의 전두엽 기능이 감소하면서 나타날 수 있다.
실행 기능장애가 있을 때 다양한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절하면서 유연한 대처가 힘들어져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국의 60세 이상 지역사회 거주 노인 중 치매나 우울증, 기타 신경학적·정신과적 진단 이력이 없는 4,791명을 연구 대상자로 선정했다.(아래 사진 GettyImages)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대상자의 인지기능에 대한 구조적 평가를 바탕으로 실행기능장애 여부를 진단했다.
이후 연구팀은 7년의 관찰 기간 총 3차례의 추적 평가와 국가사망통계 데이터를 활용해 실행기능장애 여부에 따라 자살 위험성에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서로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 전체 대상자 중 24.7%에 속하는 1,185명이 실행 기능장애로 진단됐다.
실행 기능장애가 있는 노인은 인지기능이 정상인 대조군보다 7년의 추적 관찰 기간의 자살률보다 높았다(0.8% vs 0.1%).
우울증이나 다른 위험인자의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실행기능장애가 있는 노인의 자살 위험은 정상 대조군보다 최대 7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구진은 실행기능장애를 가진 노인 중 75세 이상의 고령이거나 독거, 경제적 어려움을 가진 노인에게서 자살 위험이 더욱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고령의 취약계층 노인일수록 인지장애로 극단적인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오대종 교수는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며 이중 노인의 자살률은 젊은 연령대보다 훨씬 높다"며 "노인 자살 예방을 위해선 우울증과 같이 잘 알려진 위험인자 이외에, 인지기능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확인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면서 "실행기능이 손상된 노인은 힘든 환경에 처했을 때, 이에 적절한 대처 전략을 세워 실행하기가 어려워져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혼자 살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들의 사회적 지지체계를 강화, 경제적 지원을 제공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에서 노인의 인지기능의 평가와 치료적 개입에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학술연구용역사업인 '노인의 치매와 인지기능장애에 관한 추적조사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다룬 논문은 'Executive dysfunction and risk of suicide in older adults: a population- based prospective cohort study'란 주제로 신경학과 정신의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 최근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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