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고혈압․지방간․간경변증 등 '20~40% 가량 ↑'
C19 사태 이후 학교생활과 외부 활동 크게 줄면서 '소아비만' 급증
이대용 교수 "코로나 19 이후엔 증가 속도 더욱 빨라져 심각해진 상태"
[보건타임즈] # 코로나로 등교하지 못한 채 집에서 화상 수업을 받는 초등학생 5학년 배단비(가명․만11세) 양은 수개월째 집에서 지내다 아빠가 저녁 늦게 퇴근해 술에 곁들여 먹는 안주로 치킨 등 배달 야식을 옆에서 함께 먹어 온 지 3개월 만에 체중이 6㎏이나 늘어났다.
국민건강 지표상 비만아가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이 아이의 사례처럼 C19로 가뜩이나 신체활동이 적은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외부 활동이 크게 줄면서 불규칙한 수면과 게임이나 온라인 수업과 같은 좌식 생활의 늘어남과 함께 식습관 역시 나빠져 '소아비만'이 더욱더 증가하고 있다.
중앙대병원 비만 영양클리닉 이대용 소아청소년과 교수(사진)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20세 미만 비만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은 2015년 1,837명에서 2019년 3,812명으로 최근 4년 새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15년 전제 비만 환자 중 20세 미만이 11.3%인 것에 반해 2019년엔 16.3%로 소아·청소년의 비만 비중이 늘어났으며 코로나 19 이후에는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져 심각해진 상태다.
이에 이 교수는 "코로나 19 이전부터 비만은 최근 급증하는 만성질환으로 WHO조차 전 세계에 만연한 신종 전염병으로 지목했으며 국내에선 비만 환자의 증가와 함께 예방과 관리에 신경 쓰고 있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 19가 비만 환자 수의 급증을 부추겨 소위 '확찐자'라는 단어가 어른은 물론 소아·청소년층에서 유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단지 살이 찐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성인의 비만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다양한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것처럼 소아·청소년에 서도 같은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세 미만 당뇨병 환자는 2015년에서 2019년 동안 9,335명에서 11,571명으로 약 24%, 고혈압은 4,610명에서 6,363명으로 38%, 고지혈증은 11,047명에서 145, 90명으로 32% 각각 늘어났다.
소아·청소년 지방간 환자는 2015년 9482명에서 13029명으로 37.4%, 또래 간경변증 진단받은 환자도 약 5% 가까이 증가했다.
이 교수는 "비만 소아·청소년 아이들을 진료하다 보면 다양한 합병증들을 확인할 수 있다. 소위 지방간으로 넓게 불리게 되는 간 수치 상승은 비교적 흔한 데다 조절되지 않을 땐 간 섬유화나 간경화까지 진행되기도 한다"면서 "혈당 이상과 함께 당뇨까지 발병되는 사례까지 있으며, 고지혈증이나 수면 무호흡, 코골이, 관절 장애 역시 소아비만에서 확인되는 합병증으로 발생 가능성을 확인,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렇듯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어릴 때부터 당뇨, 고혈압 등의 각종 성인병뿐만 아니라 성조숙증과 연관성이 의심되며, 심리적으로 예민한 이들의 특성상 사회생활, 학교생활에서 자존감이나 따돌림, 학업성적 등에 영향을 미쳐 반드시 조절이 필요하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소아비만은 전체적으로 먹을 것이 풍부하지 않던 시절에 그나마 영양공급이 괜찮았다는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먹을 것이 풍부한 요즘 우리나라의 현실에선 과잉 영양공급으로 지목받아 반드시 조절이 필요하며 성장기 아이들의 비만 관리를 위해서는 그저 굶기는 것이 아니라 소위 건강 신호등으로 불리는 식단을 통해 음식조절을 해야 한다.
가령 오이, 토마토, 버섯, 브로콜리 등 초록군 음식들은 먹고 싶은 만큼 먹어도 되지만 일반적인 식사, 밥, 생선, 고기, 국, 우유, 면 등 노랑군 음식들은 양을 조절해야 하는 음식들이다. 반드시 조절해야 하는 것은 패스트푸드 등 빨강군 음식들로 아예 신단에서 빼야 할 음식들이다.(그림 참조)
이 교수는 "비만으로 내원한 소아·청소년환자를 진료하다 부모들로부터 '애가 야채를 안 먹어요. 안 먹어서 살이 찌는 것 맞죠?'라는 질문을 많이 듣게 되는 데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틀린 이야기일 수 있다"면서 "단순히 야채,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루에 절반 정도는 일반적인 식사를 해야 하며,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등 빨강 군 음식을 삼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차 진료 후 호전되지 않거나 중증의 합병증이 있을 때 약물을 사용하기도 하며 성인 연령대에 대해선 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지만, 소아·청소년 비만은 기본이 되는 식습관 조절과 함께 생활습관 조절, 운동으로 대부분이 치료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자녀가 체중 부하에 따른 관절에 과하게 부담되지 않도록 하면서 매일 적정 시간 동안 충분한 강도의 운동을 지속한다거나 좌식 생활이나 게임, 수면 시간과 같은 습관의 교정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노력은 아이 혼자 쉽지 않아 가족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필요시엔 전문가의 진료와 함께 합병증의 확인과 비만 관리를 통해 건강한 소아청소년기를 지내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19: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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