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의과대학 정재호 교수 연구팀과 KAIST 김필남 교수, 최정균 교수 연구팀
연구팀 "미만형 침윤성 위암 새로운 치료 실마리 제시 기대"
김 교수 "향후, 공학기술 이용하면 '암의 물리적 치료'와 같은 혁신적인 치료법 개발 가능"
정 교수 "경성암 치료에 새 패러다임 제시 종양 기질,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 개발에 기여"
논문, 국제학술지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
[보건타임즈] 종양 미세환경의 물리적 인자(세포 기질의 강성도 증가)가 암세포의 악성화를 촉진하는 분자후성유전학적 원인(논문/사진 대표 이미지)이 최초로 규명됐다.
이로써 이 연구 결과가 향후 미만성 위암을 치료할 새로운 항암 전략 수립에 방향을 제시할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재호 교수 연구팀과 KAIST 김필남 교수, 최정균 교수 연구팀은 학제 간 융합연구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해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엔 KAIST 바이오-뇌공학과 장민정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를 다룬 논문은 'Matrix stiffness epigenetically regulates the oncogenic activation of the Yes-associated protein in gastric cancer'란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IF 18.952)'에 게재됐다.
이에 따르면 현재까지 암 연구는 대부분이 종양세포 자체의 돌연변이나 내부 신호전달 경로에 집중해왔다.
최근 암 면역 치료의 임상적 성공에 힘입어 종양 미세환경의 면역 세포에 관심과 연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종양 미세환경의 물리적 요인이 암세포의 악성화와 치료 반응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 연구는 암세포가 위치한 종양의 미세환경적 요인이 악성화에 끼치는 영향을 규명함으로써 종양학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생체 재료를 활용해 인간의 종양 미세환경과 유사한 위암 실험 모델을 개발, 이를 이용해 단단해진 종양 기질 미세환경에 따른 위암 세포의 악성화 메커니즘을 살폈다.
종양 미세환경이란 종양 내에 존재하는 암세포, 암의 형성과 진행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주변 조직 세포(면역 세포, 섬유아세포, 혈관 세포 등)와 이를 구성하는 세포외기질 물질(Extracellular Matrix)을 총칭한다.
세포외기질 물질(Extracellular Matrix)은 세포와 세포 사이를 연결, 지탱해주는 결합 조직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이 물질은 콜라겐과 같은 단백질이 이에 속한다.
세포외기질은 단순한 지지체가 아니라 이것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세포의 운명, 특성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병적 요인으로 인해 조직 섬유화와 같은 변성이 이 암과 같은 질병의 악화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 강성도가 증가한 종양 기질 내에선 암세포의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유도되면서 DNA 탈메틸화가 나타나며 종양 단백질로 잘 알려진 YAP(Yes-associated protein)의 발현이 증가해 악성화가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성 종양 기질에서는 암세포의 YAP 발현량이 물렁한 조직보다 평균 7배 이상 증가했다.
반대로 단단하게 변성된 종양 기질을 다시 물렁한 조직으로 변화시킬 땐 악성화가 된 위암 세포에서 역전현상이 일어나 침윤과 같은 악성도가 감소하며 항암제에 반응하는 세포로 변화함을 확인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필남 교수는 "이 연구 성과는 공학적인 기술들을 활용해 인체와 유사한 종양 미세환경을 구현하는 암 모델을 제작할 수 있어 가능했던 것"이라면서 "향후, 인체 질병을 모사한 공학적인 기술들은 더 발전될 것이며 이를 이용하게 된다면 ‘암의 물리적 치료’와 같은 혁신적인 치료법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호 교수는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미만성 위암의 악성화를 촉진하는 원인을 암세포 자체의 변이가 아닌 종양 기질의 물리적 특성과 상호작용에 기인함을 규명한 최초의 성과다. 위암은 조직학적으로 크게 장형 암과 미만성 위암으로 분류된다"며 "장형 암은 헬리코박터 감염이나 만성 위축 위염에 속발하는 위암으로 대개 미만성에 비해 양호한 예후를 보이며 미만성 위암은 장형 암보다 암 덩어리를 잘 형성하지 않을뿐더러 작은 악성 세포들이 위점막에 퍼져서 진행한다"면서 "특히 미만성 침윤형 위암(경성암)은 침윤과 전이를 잘하는 데다 조기 발견이 어렵다"고 말했다.
미만성 침윤형 위암(경성암)은 40세 미만에서 잘 발생하며 발견 당시 광범위한 위벽침윤 등 악성도가 매우 높아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는 "이 연구의 의미가 임상적으로 가장 어려운 경성암(scirrhous cancer)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 위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종에서 유사한 병태생리적 기전에 의해 발생하는 경성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종양 기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 분야 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R&D 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11: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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