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치료로는 '떨어진 난소기능 회복' 어렵다
연구팀, '수술 전 난자동결' 이후 자궁내막종 수술 통해 성공적인 결과 확인
난소에 혹, 즉 자궁내막종 발생하면 '난소기능 저하·가임력 감소' 원인
이정렬 교수 "자궁 내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 난소, 나팔관, 복막 등에 존재하는 것"
논문, 산부인과 생식내분비 분야 '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 5월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자궁내막증 여성의 가임력을 보존, 미래 임신을 준비하도록 하는 '난자 동결보존법'의 효용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입증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난임·가임력보존 클리닉 이정렬 교수(사진)팀(김세정 전임의)는 자궁내막증이 방치되면 난소 기능이 떨어지며 치료를 위한 수술치료에도 더욱 저하돼 미리 난자 동결을 통해 가임력을 보존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궁내막증이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이외의 난소, 나팔관, 복막 등에 존재하는 증상, 즉 질환을 말한다.
이 질환은 가임기 여성의 약 6~10%에서 발생할 정도로 비교적 흔하다.
최근엔 이 질환의 발병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비정상적인 자궁내막 조직은 임신 능력을 떨어뜨려 불임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월경통, 성교통, 만성 골반통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더욱이 자궁내막증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질환이어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없이 증상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점차 심해져 약물치료나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또 난소에 생긴 자궁내막증으로 혹, 즉 자궁내막종이 발생하면 난소기능의 감소에 따라 가임력 저하의 원인이 되며 약물 치료만으로 완치되기는 어려운 상태로 악화됐을 땐 혹을 제거할 수술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자궁내막종 수술을 받게 되면 수술 후 난소기능이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즉, 지금까지 자궁내막종 수술 후에는 난소기능이 떨어져 가임력이 저하되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이 없었다.
요즘엔 여성의 출산연령이 계속해 높아지는 것에 비례, 미혼의 자궁내막증 환자가 증가,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자궁내막증 여성의 가임력을 보존할 방법으로 난자 동결보존의 효용성 연구를 설계, 시작했다.
자궁내막증 중 난소에 발생한 여성을 대상으로 수술 전 난자를 채취, 동결보관한 후 자궁내막종을 수술하는 방법으로 연구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먼저 난소 자궁내막종이 있는 환자 중 난소기능이 떨어져 있지만 임신 계획이 있는 34명을 대상으로 총 50주기의 과배란 유도를 통해 난자를 채취, 동결보존했다.
이후 자궁내막종 수술을 실시,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대상자 34명을 상대로 한 번씩 과배란 유도를 했을 땐 총 34주기로 완료될 수 있었다.
하지만, 충분한 수의 난자를 채취하지 못한 난소 자궁내막종이 있는 환자에게는 과배란을 추가로 유도, 총 50주기를 이뤄냈다.
이 결과, 연구 대상자의 수술 전 자궁내막종 크기는 평균 6.0㎝, 평균 나이는 30.7세였다.
난소기능을 나타내는 항뮬러관 호르몬(AMH)수치는 평균 1.85ng/mL로 나이보다 저하돼 있음을 확인했으며 주기 당 채취된 난자 수는 평균 6.3개였다.
동결보존된 난자 수는 자궁내막종이 한쪽에만 있을 때 5.7개, 양쪽에 있을 땐 4.1개로 각각 확인됐다.
한 번의 채취로 충분한 수의 난자를 동결하지 못했을 때는 두 차례, 또는 세 차례 반복했다.
이처럼 반복해 채취된 난자의 수는 감소하지 않았으며 재시도한 만큼 많은 수의 난자를 동결 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자궁내막종이 있는 여성에게서 채취된 난자수는 5.4개로 같은 나이 또래 자궁내막종이 없는 난임 여성 8.1개보다 적었다.
이로써 자궁내막종이 있는 여성이 정상여성과 같은 연령대에도 불구, 난소기능이 떨어져 채취되는 난자수가 더 적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이 연구를 주도한 이정렬 교수는 "자궁내막종이 있는 여성이 수술치료를 받더라도 난소기능이 더욱 감소해 아직 미혼이거나 출산 계획이 있다면 수술 전 가임력 보존이 필요하다"며 "아직은 수술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지만, 이번에 수술 전 난자 동결보존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논문은 산부인과 생식내분비 분야 저명 저널 '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 5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5: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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