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철 교수, "긴 수명에 환자 '통증·후유증' 고통 최소"
[보건타임즈] # 농사일을 하는 75세 김00(여) 씨는 요즘 고민이 크다.
무리한 어깨 사용으로 회전근개 파열과 함께 관절염이 악화가 돼 어깨 관절을 새로운 인공관절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아서다.
그녀는 어깨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했을 때 다시는 농사일을 못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다. 큰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게 좋겠다는 의사의 소견대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를 찾아 노규철 교수(사진 오른편)에게 컴퓨터 내비게이션으로 수술받았다.
퇴원한 김 씨는 “오늘이 수술한 지 딱 일주일 되는 날이다. 수술 후 염려했던 통증이 심하지 않은 데다 인공관절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일상생활에서 어깨를 사용하는 데 크게 불편함이 없으며 시간이 더 지나 회복하면 농사일도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어깨엔 팔을 들고 움직이는데 중요한 4개의 근육(힘줄)이 운전대처럼 동그랗게 팔뼈에 붙어 있다.
이 근육을 '회전근개'라고 한다.
이 부위는 나이가 들거나 힘을 많이 쓰면 염증이 생겨 통증을 일으키며 계속 악화가 되면 회전 근육이 약해져 별다른 충격이나 힘을 쓰지 않아도 실밥이 풀어지듯 파열된다.
또 주변의 뼈와 반복적으로 충돌하거나 과도한 힘을 쓰다 다쳐도 파열될 수 있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팔을 들어 올렸을 때 어깨에 통증이 나타나며 심해지면 제대로 잠을 잘 수 없는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어깨 병변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3년 189만7349명에서 2018년 225만5293명으로 6년 새 18.8% 증가했다.
최근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는 계층이 많아지는 데다 고령화 추세가 계속되면서 어깨뼈의 변형이 온다거나 회전근개가 파열되는 사례에 비례 환자 수도 크게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다.
어깨 병변으로 내원한 환자 중엔 노인들이 회전근개 파열 관절 병증과 봉합이 불가한 광범위 회전근개 파열로 병원에 찾아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이 앓는 어깨통증의 원인은 무리하게 어깨를 사용해서다.
초기 증상엔 꾸준한 약물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 비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비수술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든지, 시간이 지나 더 악화할 때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 미세한 각도 오차로 '부작용' 생길 수 있다
인공관절은 사고 등 외부충격으로 회전근개가 파열됐거나 무리하다가 관절이 닳은 어깨를 대처할 수 있다.
어깨 인공관절 치환술은 손상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어깨뼈를 제거한 부위에 특수 금속 재질로 구성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대개 인공관절 수술은 의료진이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환자의 뼈 모양이나 손상 정도를 확인한 후에 인공관절이 들어갈 각도, 위치, 크기를 결정한다.
이후 환자 뼈를 절삭한 부위에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수술 시 오차를 줄이도록 고안된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수술 의사의 손에만 의존하게 돼 미세한 오차가 발생할 수 있어 수술 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인공관절 삽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주변 근육이나 힘줄 등이 손상되어 통증이 심해져 인공관절의 수명이 짧아진다. 특히 고령 환자는 혈압·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 재수술의 한계가 있어 한 번 수술할 때 아주 정확하게 인공관절을 삽입해야 한다.
컴퓨터 내비게이션 활용하면 정교하게 '인공관절' 삽입
삽입 부위에 오차를 최소화해 정확하게 인공관절을 삽입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는 컴퓨터를 이용한 내비게이션 수술법(사진 수술 모니터 화면)이 있다.
내비게이션 수술은 주로 고관절·슬관절 수술에 사용되지만 최근 어깨 영역에도 내비게이션 수술법이 확대, 활용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은 지난해 9월 도입한 어깨 내비게이션 컴퓨터를 활용한 어깨 인공관절 치환술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내비게이션 수술법은 차량의 내비게이션 원리를 이용한 수술법으로 인공관절이 들어갈 위치를 컴퓨터로 계산해 수술 부위 좌표를 정확하게 안내해 정교하게 삽입하는 치료법이다.
수술 과정은 이렇다.
수술 전 환자의 CT 영상을 3D 입체 영상으로 변환한 다음, 영상을 보며 수술 전에 인공관절 삽입은 어떻게 계획, 배치할지를 시뮬레이션한다.
이후엔 시뮬레이션했던 데이터를 실제 수술에 그대로 가져와 환자의 수술 부위에 일치시켜 손상된 뼈를 제거한 다음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내비게이션 수술은 적외선 카메라가 시술 부위 위치를 추적하면서 인공관절이 고정되는 방향과 길이를 실시간으로 안내해 관절의 각도와 위치를 정확하게 짚어준다.
이를 통해 정교한 인공관절을 삽입함으로써 나사의 불필요한 돌출이나 과다한 골 제거 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해 합병증을 줄여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뿐더러 평균 15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인공관절의 수명을 단축 없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노규철 교수는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면 뼈 각도와 두께, 간격 등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 인공관절이 들어갈 최적의 위치를 찾기 수월하다"며 "기존 수술에선 사진을 보고 판단해야 해 정확도의 한계가 있었지만,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서 2도 이내의 오차범위로 정확하게 인공관절을 삽입함으로써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어깨 내비게이션 컴퓨터, 추후 '다양한 어깨 질환'에 적용할 예정
지난해 도입한 어깨 내비게이션 컴퓨터는 국내에 처음 도입된 장비로 어깨 인공관절 치환술에 적용 가능한 유일한 장비로 알려져 있다.
이 장비는 크기가 작아 수술방으로 이동이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수술 침대에 설치할 수 있어 가시성이 높다.
또 의료진이 직접 화면을 터치, 가동이나 조정함으로써 수술 중에 장비를 다루기가 쉽다.
이 장비는 현재 미국과 유럽 등 15개국에서 널리 쓰이고 있으며 국내 대학병원 중 이 장비를 도입한 곳은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을 포함해 네 곳뿐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은 이 장비를 추후 다양한 어깨 질환에 적용할 예정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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