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우편판매할 수 없고, 약국에서만 판매하도록 제한한 약사법 조항은 정당하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송두환 재판관)는 3일 약사 박모씨가 "거동이 불편한 환자 등에게도 예외없이 약국에서만 의약품을 판매해야 한다는 약사법 조항이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낸 기소유예처분 취소청구를 5대 4의 의견으로 기각했다고 밝혔다.
약사 박씨는 2004년 9월14일 약국에 찾아 온 최모(72)할머니에게 관절염 치료제 20일분을 한 번에 조제ㆍ판매하면서, 같은 해 10월부터 12월까지 4차례에 걸쳐 치료제를 등기로 배송 판매한 혐의로 적발돼 한 달 간 업무정지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약사법 위반혐의로 고발된 박씨가 초범이고 먼 거리에 사는 할머니의 간청을 거절할 수 없었던 상황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박씨는 무죄를 주장하며 헌재에 검찰처분의 취소를 청구했다.
약사법은 `약국개설자와 의약품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안된다'고 못 받고 있다.
하위 법인 규칙은 `의약분업 예외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약국개설자가 전문의약품을 판매하는 경우 5일 분량씩 판매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재판부는 "약을 약국에서만 팔도록 제한하는 조항은 약사가 환자를 직접 대면해 복약지도를 할 수 있게 하고, 유통과정에서 의약품이 변질ㆍ오염될 가능성을 차단하며, 사고시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해 국민보건을 향상시키려는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행정청은 약사가 환자에게 직접 약을 전달하는 경우라면 약국 밖에서 판매가 이뤄져도 처벌하지 않는 예외를 인정한다"며 "의약품 판매장소에 대한 제한은 입법목적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고, 영업상 불이익보다 공익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조항들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청구인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을 기본권을 침해한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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