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경 교수 "임신이나 출산에 영향 미쳐 무엇보다 사전 예방 중요"
[보건타임즈] 여성, 대부분은 누군가의 딸에서 한 사람의 아내로, 또 아이들의 엄마로 성장해간다.
이때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과정이 임신과 출산이다.
자궁경부암은 유방암과 함께 여성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암이다.
이 암은 성생활을 시작한 성인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유방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진단되는 여성 암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궁경부암은 매년 약 5만 명 이상이 진료를 받으며 한해 3,500명이 새 환자로 진단을 받는다.
지난 2017년엔 800명 이상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 하루 2명 이상이 자궁경부암으로 숨진 셈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인구에 비해 높은 편이다.
최근엔 20~39세 젊은 자궁경부암 여성 환자가 증가하면서 젊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에 비해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있으며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율이 높다.
하지만 임신이나 출산에 영향을 미쳐 무엇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이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최세경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자궁경부암의 속성을 자세하게 들여다 봤다.
발병 주원인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16, 18형', 자궁경부암의 약 70% 일으키는 고위험 바이러스
자궁경부는 자궁의 아래쪽, 질과 연결되는 부분을 말한다.
이곳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이 바로 자궁경부암이다.
자궁경부암 중 주로 발병하는 암은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는 편평상피세포암과 10~20%를 차지하는 선암 두 종류가 있다.
자궁경부암의 발병원인으로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Human Papiloma Virus)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세경 교수는 "현재까지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 종류는 150여 종에 이른다"면서 "암 발생의 위험도에 따라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분류되며 고위험군의 바이러스는 16, 18, 31, 33, 35, 39, 45, 51, 52, 56, 58, 59, 68, 69, 73, 82형 등이 있다"며 "이 중 16, 18형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의 약 70%를 일으키는 치명적인 고위험 바이러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 모두 자궁경부암으로 진행, 악화되는 건 아니라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저절로 사라져 자연치유 되기도 한다면서 물론 감염 상태가 지속되면 자궁경부암의 발병 위험성은 높아진다"며 "학계에선 바이러스의 감염과 함께 흡연, 성병, 영양, 피임약 장기 복용, 여러 번의 출산 경험 등 다른 요인들이 자궁경부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궁경부암 초기에 증상 못 느껴 '자가진단 어렵다'
암으로 악화 시 '질 출혈‧혈뇨‧골반통' 발생
자궁경부암은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자가진단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암으로 진행, 악화 시 성관계 후 출혈, 월경 이외의 비정상적 출혈, 악취가 나는 분비물 또는 출혈성 분비물, 배뇨 곤란, 아랫배와 다리의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 주요 증상 출혈이 경미한 수준이어서 그냥 지나치는 사례가 많다.
문제는 말기에 이르러 통증이 나타나 정기검사와 진찰이 필수다.
자궁경부암이 발병했다면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한다.
최 교수는 "암의 병기와 크기, 환자의 건강 상태·나이 등을 고려,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며 "암이 자궁 주변까지 깊게 침투했다면 자궁을 들어내거나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되는데 상태에 따라 때론 이 두 가지 치료법을 병행하기도 한다"면서 "최근엔 배꼽에 작은 구멍 하나만 내 암을 절제해내는 단일공법 복강경 수술이 시행돼 수술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는 데다 통증이 적어 회복이 빨라 환자의 부담을 크게 줄이게 됐다"고 강조했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대상 '9~26세 여성'
예방 가장 중요‥최근 중년으로 '연령대 확대'
자궁경부암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정기검진에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
만 20세 이상 여성은 국가암검진 권고안에 따라 3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도록 돼 있다. 검사는 간단한 자궁경부세포검사로 한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은 인유두종바이러스 16형과 18형의 감염을 예방한다.
백신의 권장 접종연령은 9~26세의 여성이다.
최근에 개정된 임상 접종 지침에 따르면 접종 연령대는 4가 백신의 경우 45세, 2가 백신은 55세까지다.
2016년엔 자궁경부암 백신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적용, 지정돼 만 12세 여아는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예방백신 3회를 모두 접종하게 되면 인유두종바이러스 16형과 18형을 거의 100%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가예방접종으로 접종받을 수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서바릭스, 가다실 두 종류다.
또 기존에 30세 이상 여성에게 권장해오던 자궁경부암 검진을, 2016년부터는 전체 20대로 확대하고 있다.
이미 감염됐던 사람도 백신 접종을 통해 재감염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성접촉이 있기 전 아동·청소년기(만 9~14세)에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받으면 이후에 연령대에서 접종한 것보다 면역반응이 더 높아 효과적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최 교수는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잘못된 부작용 정보로 접종을 기피하는 여성들이 종종 있다"면서 "자궁경부암 백신의 부작용은 독감과 다른 백신보다 낮은 수준으로 안전한 편이다. 접종하는 것이 좋다"며 "그러나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더라도 100% 예방되는 것은 아닌 만큼 전문의의 상담과 정기검사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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