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석 교수 "명절에 있을 상황 미리 설명해주는 것이 좋은 방법"
[보건타임즈] 우리 민족의 명절 설 연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고향에 찾아 부모님과 친척을 만나볼 계획을 짠다.
매년 설과 추석마다 지방을 내려가는 열차표는 인터넷 서버에 무리가 갈 정도로 급속도로 매진되며, 자기 승용차를 이용해 내려가는 사람들도 고속도로에서 긴 시간을 보내면서 가족을 만나러 갈만큼 설날은 대다수에게 가족과 만남의 중요한 일정이다.
명절 때 간만에 만남은 가족일수록 서로 정을 나눌 수 있을 뿐더러 평소와 다른 명절 음식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명절이라고 해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일종의 질환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명절 증후군’으로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긴 연휴 기간을 활용해 휴식을 보내고 싶지만 이동 간의 긴 귀향·귀성 일정, 명절 가사노동으로 생기는 피로감, 성차별적 대우, 시댁과 친정의 차별 등으로 힘들어 한다.
흔히들 아는 명절 증후군이 정말 주부에게만 있을까?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봉석 교수(사진)는 "우리 아이들도 명절 증후군을 겪는다"면서 "장거리 열차 또는 차로 이동하는 시간, 얼굴이 익지 않은 친척과 시골집의 잠자리, 평소와 다른 바쁜 엄마와 아빠 탓에 생활환경이 낯설지만 쉽게 표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외에 부모 또는 가족 간의 갈등 사이에서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심하다"며 "본인의 의사를 말로 표현할 수 있는 학령기가 지나 시험 점수, 입시 등의 곤란한 질문에 아이는 쉽게 상처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비 "설 연휴 기간 지칠 아이를 위해 평소 아이가 편안하게 생각하는 인형, 장난감 또는 작은 이불을 가지고 가져간다든지, 좀 더 큰 아이들은 즐겨하는 게임이나 좋아하는 책 등을 준비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안정돼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조언이다.
김 교수는 "아이가 어릴수록 엄마와 떨어져 있는 시간에 불안감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다"며, "생후 24개월 이전 아이는 아빠보다 엄마에게 애착을 느껴 연휴 기간엔 적절한 가사분담으로 아이가 엄마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또 친척을 만나러 가기 전 아이에게 명절에 있을 상황을 미리 설명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엄마 아빠가 바빠 잘 놀아주지 못할 수 있어', '이번에 만나게 될 어른은 누구누구야', '어른들을 만나면 이렇게 하자' 등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다.
오랜만에 들리는 시골집에 낯설어 할 아이를 위해 잠시 놀이터에 데리고 가 놀아주거나 동네 산책을 해주는 것도 아이가 환경에 비교적 쉽게 적응하는데 도움이 된다.
설 연휴와 입시철이 겹친 수험생에게는 이번에 어느 학교를 지원했으며 어디에 합격했는지 친척은 궁금해 할 수 있다.
바라던 학교에 합격하지 못했을 땐 부모가 미리 친척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상황을 알지 못하면서 하는 말이나 섣부른 위로는 의외로 자칫 아이에게 상처가 돼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동시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다.
아이가 있을 때 부부 사이의 언쟁도 무조건 피해야 한다.
어린 아이들은 특히 부모가 싸우는 것이 자신 때문에 발생했다고 생각해 자책감에 빠질 수 있어 갈등이 있더라도 잠시 자리를 피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명절을 지낸 뒤 돌아와선 피곤한 것을 핑계로 아이에게 짜증을 내거나 방치하지 해선 안 된다"며 "평상시처럼 규칙적인 활동을 하며 명절 연휴동안 재밌던 일을 대화한다든지 식구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지면서 피로를 풀어 나가는 일상생활을 이어 나가도록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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