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가톨릭의대 다장기이식팀, 국내 최다 '소장이식'

단장증후군 환자, 뇌사자 소장이식 후 '새 삶' 찾다
논문 국제학술지 'Transplantation Proceedings' 게재

[보건타임즈] 가톨릭의대 다장기이식팀이 난치성 중증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고난도 기술의 소장이식에 성공했다.(사진 국내 최다 17번째 소장이식 수술을 받은 문00씨(가운데)와 보호자(환자의 좌측)와 (오른쪽부터) 대전성모병원 황정기·의정부성모병원 김지일·서울성모병원 정재희·성바오로병원 김미형 교수, 서울성모병원 외과 김용선 전공의)

이로써 서울성모병원은 소장이식 17번째 수술을 마쳐 이 분야의 국내 최다 기록을 바꿨다.

소장이식이 어려운 이유는 다른 장기에 비해 면역거부반응이 강해 면역억제제를 더 강하게 써야하는 것은 물론 이 때문에 이식받은 환자의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식된 소장은 대변이라는 오염원에 노출돼 감염의 위험성이 이식 장기 중 가장 높다.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해도 감염으로 패혈증까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문00씨(남성, 52세)는 2018년 2월 위장관간질종양으로 의심돼 장절제 수술 중 대량으로 소장과 대장을 절제함으로써 길이가 짧아져 영양분을 소화시키지 못해 단장증후군으로 진행됐다.
더욱이 그는 입으로 아예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 정상생활이 불가능해진데다 계속되는 병원 생활로 어려움을 호소하던 중 2018년 4월 초 본원으로 전원항 후 중심 정맥을 통해 고농도의 영양수액을 공급 받는 총정맥영양법으로 연명해왔다.

그는 계속되는 정맥요법으로 간 기능에 이상 징후를 겪게 되면서 소장이식에 대한 간절함이 강하던 상태에 이르렀다.

그는 이식 대기자로 등록, 대기하던 중 2018년 5월 13일 뇌사자로부터 소중한 장기를 기증 받아 이식 후 양호한 경과를 보여 수술 받은 지 38일만 인 6월19일 퇴원하게 됐다.

가톨릭의대 다장기이식팀은 2015년 위장관 희귀질환을 앓았던 2세 소아에게 뇌사아의 소화기계 장기 6개를 이식하는 국내 최초 변형다장기이식 수술을 준비하면서 꾸려졌다.

이처럼 국내 최초 소장이식수술을 성공시킨 서울성모병원 소아외과 이명덕 교수가 주축이 됐던 다장기이식팀은, 이 교수의 퇴임이후 대전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황정기 교수가 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 교수는 미국 네브라스카대 메디컬센터 장기이식프로그램 해외연수를 마친 소장이식 수술 권위자다.

이번 소장이식 수술은 황 교수의 주도하에 뇌사자로부터 소장을 적출, 혈관문합술을 주도한 의정부성모병원 김지일 교수, 성바오로병원 김미형 교수, 환자의 주치의 서울성모병원 정재희 교수가 주축이 된 팀워크가 만들어낸 결과다.

환자 문 씨는 "수술 전엔 물도 마음대로 못 마실 만큼 힘들었다. 뇌사 장기기증자를 통해 받은 새 삶 덕분에 이제는 먹을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돼 감사를 드린다"면서 "이렇게 어려운 수술을 해준 가톨릭의대 다장기이식팀 의료진과 서울성모병원 모든 관계부서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환자는 현재 정 교수가 운영하는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재활프로그램'에 통원 치료 중에 있다.

2004년 소장이식 수술을 시작한 서울성모병원의 현재 소장이식 후 5년 환자생존율은 73.3%로 외국과 견줘 비교해 높은 수준의 결과를 보이고 있다.
생존율 부문의 연구결과는 장기이식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이식회보 (Transplantation Proceedings)'2016년 3월호에 게재됐다.

황 교수는 "이번 소장이식 성과는 이명덕 명예교수의 오랜 시간 축적된 소장이식경험의 전수, 문인성 교수(現 대한이식학회 회장)의 아낌없는 지원과 가르침에 의한 결과"라면서 "다장기이식팀원의 합심된 노력, 외과학교실과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의 적극적 후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감사의 말을 거듭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