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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상인(▼)과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 환자(▲)의 뇌 MRI사진 비교=정상 MRI 영상 소뇌 하부가 정상적으로 두개강 내(위쪽 화살표)에 위치하며 척수가 일정한 밀도(아래쪽 화살표)로 위치하고 있다. 이네비쉬씨 MRI 영상 소뇌하부가 대후두공 아래로 빠져 있고(위쪽 화살표) 이로 인한 뇌척수액 순환 장애로 척수내가 물집(아래쪽 화살표)으로 변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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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목숨 걸고 웃는 희귀병女로 소개됐던 영국의 캐롤라인 기븐스(23세)가 앓고 있는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에 전 세계인의 시선이 모아졌었다.
이 병은 웃게 되면 혈압 변화가 뇌에 영향을 미쳐 심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는 증상까지 전해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몽골에서도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퇴직한 이네비쉬 씨(53세/여)에게 같은 일이 벌어졌다.
사연은 이렇다.
이네비쉬 씨는 10년 전부터 좌측 팔 주위에 통증을 느꼈지만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병원에서 진료를 보는 것을 엄두도 못 냈다.
3개월 전부터는 물 컵을 손에 쥐거나 걷기조차 힘들게 됐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자신이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이라는 희귀병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Arnold-Chiari Malformation)은 뇌에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아직까지 발병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소뇌의 일부분이 비대하게 돌출돼 척수액이 뇌로 가는 흐름을 방해한다.
흐름을 방해받은 척수 액은 척수와 뇌의 빈 공간에 축적되고 물주머니와 같은 형상을 나타낸다.
게다가 돌출된 소뇌의 일부분이 비대해져 두개골 아래쪽 바깥으로 뇌가 자라게 된다.
이 병운 대개 태어나자마자 증상이 발견되지만 간혹 정상으로 보이다 성인이 된 이후에 발견되곤 한다.
이네비쉬 씨의 경우가 성인이 돼서 발견된 사례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목의 통증을 동반한 두통과 피로, 시력상실, 성대마비 그리고 몸의 말초부분이 저리는 데다. 메스꺼운 증상과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다리 근육이 약화된다. 심하면 갑작스런 움직임이나 웃음으로 혈압이 급상승해 뇌에 압력이 가해져 사망할 수도 있다.
이네비쉬 씨는 온 몸에 알 수 없는 지속적인 통증과 바늘로 찌르는 듯 이상 감각, 점차적으로 사지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몽골에서 찍은 MRI 상 경수에서 요척수 부위까지 전 척수 속이 물집으로 가득 차 있는 다발성 척수 내 낭종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몽골에선 정확한 원인 진단과 치료가 불가능했다.
다행이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과 인연이 닿아 신경외과 외래 진료 후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으로 진단받은 이네비쉬 씨는 지난 13일에 입원, 17일 수술을 받고 24일 무사히 퇴원을 했다.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의 경우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해 진단하며 현재는 수술로만 치료를 할 수 있다.
수술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다.
첫 번째는 뇌와 척수의 연결부위인 두개골 기저부의 대후두공을 늘리고 필요에 따라 제 1 경추 부를 동시에 확장시키는 수술이 있다.
두 번째는 뇌와 척수를 싸고 있는 경막을 열고 뇌-척수 연접부의 유착을 제거한 뒤 물길을 열어 준 후 경막 확장술을 시행한다.
이네비쉬 씨는 두 가지 수술을 받았다.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은 희귀병으로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수술을 통해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
또 수술시 뇌나 뇌혈관 손상만 없다면 부작용도 거의 없다.
수술 후 뇌-척수 연접부의 유착이 다시 발생하는 경우엔 증상의 재발이 약 20%에서 생기며 이 경우 재수술과 함께 척수 내 관을 넣어 경막하로 물길을 직접 연결하는 단락술(shunt)이 필요로 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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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수술 후 신현철 교수(오른쪽)와 환하게 웃는 이네비쉬(왼쪽) |
신경외과 신현철 교수는 “이네비쉬씨의 경우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의 특징인 소뇌 부분의 돌출이 두드러진 환자였지만 수술은 깔끔하게 잘 됐다. 먼 이국땅까지 찾아와 어렵게 수술을 받게 된 환자가 앞으로 마음껏 웃으며 생활할 모습을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도 참 보람있는 수술이었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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