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웅배 교수 "땀 많은 여름철엔 세균, 곰팡이 쉽게 감염돼 항문 청결 유지 중요"
[보건타임즈] 항문은 신경이 많이 분포돼 예민하면서 민감한 부위다. (사진 이미지, 고대안산병원 제공)
항문 주변이 불쾌하게 가렵거나 타는 듯이 화끈거리는 질환을 하나의 질병 군으로 묶어 항문 소양증이라고 한다.
이들 질환은 은밀한 부위여서 치료를 미룬 채 방치하거나 혼자 고민하다 병을 키워 치료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고대안산 대장항문외과 지웅배 교수는 "항문 소양증은 여러 항문 질환의 이차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속발성 소양증과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 소양증으로 나눌 수 있다"며 "속발성 소양증의 원인 질환으로는 치루, 치핵, 치열, 곤지름, 대장염, 종양, 혈관섬유종 등 여러 항문질환이 발생, 항문의 개인위생이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당뇨병, 황달, 갑상선 기능이상, 신부전등의 전신 질환에 동반되는 사례도 있다"는 게 지 교수의 설명이다.
접촉성 피부염, 건선, 습진, 기생충감염, 매독이나 임질 등 성병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커피, 콜라, 초콜릿, 홍자, 맥주, 토마토 등의 일부 음식이 원인이 되기도 하며, 이외에 불안, 초조, 긴장과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 요인으로 인해 발병하기도 한다.
항문 소양증 자체가 워낙 광범위한데다 주관적인 증상이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지를 알기는 매우 어렵지만 대개 남성이 여성에 비해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은 40~50대에 많이 발생한다.
소아의 경우는 대부분 감염성 질환(세균감염, 혹은 기생충 감염)에 의해 발병한다.
'항문소양증' 그 증상은?
항문소양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바로 가려움이다.
지 교수는 "치핵, 치루, 치열 등의 항문 질환이 있을 때 항문 점막 분비물에 의한 자극으로 항문 소양증이 생기게 된다"며 "특히 여름철엔 땀이 많이 나는데다 습도가 높아 항문 주위 피부가 습한 상태가 돼 이차 세균 감염에 의한 염증이나 곰팡이로 쉽게 감염이 됨으로써 소양증이 더욱 심해지게 된다"면서 "가려움과 긁음의 악순환이 반복돼 점차 증상이 심해지게 되며 특히 밤에 자기 전에 증상이 심해져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예방과 치료'
일상생활에서 항문 소양증의 예방이나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는 먼저 항문 위생의 청결을 들 수 있다.
항문 주위의 대변오염이 피부에 자극 증상을 일으켜 청결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소양증을 치료할 수 있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엔 세균과 곰팡이로 쉽게 감염돼 항문을 청결히 유지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비데의 사용은 항문 소양증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배변 후 물로 씻은 뒤 건조하게 말리는 것 자체가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항문 위생을 지나치게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비누를 과도하게 사용한다거나 물로 씻은 후 휴지로 문질러 닦는 것은 좋지 않으며, 마른 수건으로 두드리거나 헤어드라이어로 건조하는 방법이 좋다.
또 항문 소양증이 있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대개들 임시방편으로 약국에서 임의의 연고제를 바르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하며, 곰팡이 감염 등이 있는 상황이라면 치료가 더욱 어려워져 조심해야 한다.
지 교수는 "음식으로 발병한 소양증으로 의심됐을 땐 음식물을 2주 정도 피해 본 뒤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항문 소양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먼저 피부감염이나 염증, 피부병 등 가려움을 유발하는 질환이 있는지 먼저 확인한 다음 피부질환이 있다면 이를 먼저 치료함으로써 소양증도 같이 치료하는 것이 올바른 치료법"이라고 조언했다.
특정질환과 연관이 없을 때는 소양증에 대한 관리와 치료를 시작하게 되며 피부진정용 크림이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지 교수는 "항문이 가렵거나 불쾌한 증상이 있어도 남에게 말하기 부끄러운 부위이기 때문에 병을 숨긴다든지 치료를 미루다가 결국 치료의 기간이 길어져 불편함이 오래 지속돼 가급적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면서 "별다른 치료 없이 항문을 계속 긁게 되면 주변 피부가 손상, 가려움증이 더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바르는 연고를 전문의의 진단 없이 사용하다간 피부가 더욱 민감하져 가려움을 유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단 후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항문 소양증 예방에 '중요한 좌욕 방법'
좌욕은 항문의 청결 유지에 좋은 효과를 낼 뿐만 아니라, 치핵, 치열 등 항문질환의 보조치료방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좌욕은 배변하는 자세로 미지근한 물을 받아 엉덩이를 5분 정도 담그는 것이 적당하며, 지나치게 오래하는 것은 좋지 않다.
물에 소독제 혹은 청결제를 섞는 것보다는 단순한 온수로 하는 것이 자극을 주지 않아 좋다.
지 교수는 "좌욕 후엔 가급적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사용하게 됐을 땐 항문 피부 틈새에 비눗기가 남지 않게 거품을 이용해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 좋다"면서 "좌욕을 하면 항문 주위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항문 내압을 낮춰 치핵과 치열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좌욕 후에 항문을 건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당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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