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구 교수 "심할 땐 내과적 응급상황 상태"
[보건타임즈] 임신 기간 동안 별문제 없이 지내다가 건강하게 출산한 아기가 생후 한 달도 채 않아 갑자기 토하기 시작해 지날수록 구토의 횟수나 강도가 점점 심해진다면 '비후성 유문 협착증(hypertrophic pyloric stenosis)'을 의심해봐야 한다.
처음엔 분유 탓인가 여겨 상태를 지켜보게 된다.
이 때 수유를 멈추지만 또다시 아이는 보채며 먹으려해 괜찮아졌나 싶어 입에 물리면 다시 토하기를 반복한다.
이처럼 멈추기는커녕 더 많이, 자주, 구토의 횟수와 강도가 점차 심해진다면 서둘러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을 찾아 소아과 또는 소아외과 전문의를 진료를 받아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 맞닥뜨렸을 땐 아이 엄마, 아빠가 된 지 얼마 안 되는 초보 부모로선 혹시나 잘못될까 걱정부터 하게 된다.
이에 순천향대 부천병원 외과 이철구 교수(사진 소아외과 전문의)는 "무엇이 원인이며 어떤 질환인지 자세히 살펴봐야겠지만, 가장 먼저 위 일부분인 유문근이 두꺼워져 신생아가 먹은 우유나 모유가 장으로 내려가지 못해 발생하는 '비후성 유문 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면서 "이 질환은 생후 2~3주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처음엔 심하지 않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토하는 빈도가 잦아지는 것은 물론 특히 수유 직후에는 담즙이 섞이지 않은 구토를 분수처럼 분출하는 것이 특징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후성 유문협착증(hypertrophic pyloric stenosis)은 유문근이 두꺼워져 유문강이 좁게 길어져 신생아가 먹은 우유나 모유가 장으로 이동하지 못해 구토하게 되는 질환이다.
아직은 유문의 근육이 왜 두꺼워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유전적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은 분유를 먹인 직후 쓸개즙(답즙)을 포함하지 않는 구토를 뿜어내는 것이 특징적이다.
질환 초기엔 게워내는 구토일 수 있으나 점차 잦아지거나 강도가 심해진다.
구토는 우유나 모유를 먹을 때마다 또는 간헐적으로 한다.
대개 구토는 이르면 생후 1주일부터 늦을 땐 생후 5개월에 나타날 수 있다.
토한 아기는 배가 고파 계속 칭얼대며 먹으려 하며 계속되는 구토로 수분과 위산, 염소 성분의 소실이 생겨 산염기 전해질 이상이 일어난다.
5% 정도에선 황달이 동반되기도 한다.
게다가 이 질환을 앓는 아이는 자꾸 먹으려 하지만 영양섭취가 안 돼 체중도 제대로 늘지 않는다.
진단은 우상복부의 촉진으로 오른쪽 갈비뼈 아래쪽 지름 2~3㎝ 크기의 딱딱한 올리브 모양의 덩어리(종괴 두꺼워진 유문근)가 만져졌을 때 비후성 유문 협착증을 의심하게 된다.
종괴가 촉진됐을 땐 대부분 확진판정을 내린다.
불확실할 경우는 초음파검사나 위장관조영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최근엔 초음파로 안전하면서 정확하게 진단된다"며 "초음파로 유문부위가 두께와 길이를 확인하게 되며 초음파로도 진단이 명확하지 않을 때는 상복부조영검사로 확진하기도 한다"면서 "이 질환은 신생아 1,000명당 2~3명의 비율로 발생하며, 발병빈도가 남아가 여아보다 4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불확실한 경우에는 초음파검사나 위장관조영술을 시행할 수 있으며 비후성 유문 협착증은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이 교수는 "아이의 증상이 심할 땐 응급상황이기는 하지만, 소아외과적 응급이라기보다는 내과적인 응급상황 상태"라면서 "먼저 반복되는 구토로 전해질 불균형이 생겨 전해질을 교정해줘야 한다"며 "구토로 생긴 탈수가 심할 경우 충분하게 수액을 공급, 전해질이 교정되면 비로소 수술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우상복부에 수평으로 피부절개를 하거나 배꼽 위로 반원을 그려 피부절개를 하는 개복수술을 했으나, 요즘은 배꼽 부위와 복부에 작은 구멍만 내어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을 많이 한다"면서 "수술은 유문 부위에 두꺼워진 근육층을 절개, 점막층과 점막하층만 남긴다. 작은 절개창을 통해 복강경으로 수술하는 만큼 회복이 빠르다. 빠르면 수술 다음날 퇴원하기도 하며, 대부분 별다른 합병증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건강하게 태어난 생후 한 달 이내의 아이가 자꾸 토하는데 먹으려 한다거나 구토로 쳐지는 증상을 보이면 반드시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을 찾아 소아과 또는 소아외과 전문의를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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