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샤르테 의대 Carsten Tschoepe 부학과장
"외래 심부전 전문의, 간호사제도 시행"
"외래서 발병조짐 조기 파악 후 특화된 심부전클리닉서 재 확인 카테타 시술"
"안정 안 된 환자 지역거점지역 심부전 센터로 옮겨 3단계 진료"
엔트레스토 '사망 또는 재입원 위험성 줄이는 동시에 삶의 질 개선'
[보건타임즈] 심부전환자의 예후는 대체로 불량해 생존율이 일부 암 질환자보다 낮을 뿐더러 신체 기능 저하와 에너지 부족 등으로 삶의 질이 나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게다가 심부전은 심혈관질환의 마지막 종착단계로 불릴 만큼 무서운 병인데다 재발이 심해 재입원 율까지 높아 개인이나 사회적으로 경제적비용을 떠안기엔 부담이 너무 큰 질환이다.
이 질환은 세계적으로 환자의 수가 늘고 있으며 한국도 10년 안에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건타임즈는 최근 유럽 최대의 대학 병원 독일 베를린 샤르테 의대 순환기내과 카스텐 쵸페(Carsten Tschoepe) 부학과장(사진)을 만나 현지에서 심부전 대비 전략과 국가 프로그램 운영 현황, 만성 심부전치료에 사용되는 엔트레스토의 도입 성과와 실제 환자 사례, 엔트레스토 향후 전망과 심부전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 등을 자세하게 알아봤다.
엔트레스토는 좌심실의 수축기능이 저하된 만성 심부전 환자(NYHA class II-IV)가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입원할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처방, 투약되는 전문 약이다.
이 약은 중증 신 장애와 중등증 간 장애 치료의 적응 증을 갖고 있다.
먼저 카스텐 쵸페 부학과장은 독일국민의 심부전 유병률을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심부전은 독일 현지에서 포괄수가제(DRG)시스템을 적용받는 질환 중 1위다.
DRG란 매년 증가하는 다발질병의 진료비를 일정액에 묶어놓음으로써 치료를 장려하는 제도 중 하나다.
그는 "독일인의 심부전 유병률은 2%로 매년 소도시가 생길 정도의 연간 30만 명이 새 환자로 진단을 받는다"며 급증하는 이유는 3가지로 ▲고 위험성 고령인구 증가 ▲당뇨병과 같은 발병 근원이 되는 위험인자 급상승 ▲심장외과 등의 치료율이 좋아져 심근경색 환자의 사망수가 줄어드는 대신 생존이 높아지는 만큼 심부전 유병률이 올라간다는 것을 꼽았다.
"이들 심부전 환자의 치료에 들어가는 사회경제적 부담도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카스텐 쵸페 부학과장은 "심부전 환자의 치료비 중 약제비는 10~20%에 이르며 나머지는 재입원이나 중환자 비용으로 개인은 물론 사회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독일에서 10여 년간 심부전 60% 증가했다. 이 수치는 재입원과 직접 관련된 데다 종합병원 급에서 나온 데이터로 적게 잡힌 것"이라며 "의원이나 중소병원을 합치면 엄청난 비용이 더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유럽 환자나 보호자조차 심부전이 어떤 병인지 증상을 잘 몰라 환자 중 50%정도가 5년 이내에 사망할 만큼 암 못지않게 치명적이라는 심각한 질환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게 카스텐 쵸페 부학과장의 지적이다.
그는 "이처럼 환자나 보호자 가족들 중 겨우 20%가 심부전의 심각성을 아는 것에 그쳐 의료계를 중심으로 국가차원에서 독일국민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공개한 독일 국민의 인식제고프로그램으로는 학교에서 학생들 대상으로 심폐소생술과 함께 어려서부터 위험인자를 줄일 수 있는 청소년기 식생활 교육을 시행하는가하면 매년 11월 마지막 주를 심부전 주간으로 정해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무료강의를 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의료계에선 심장내과에 심부전 내과를 별도로 둬 세분화하는 동시에 특화시키고 있다.
이렇듯 심부전은 특화된 영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카스텐 쵸페 부학과장은 "심부전 내과로부터 치료받은 환자에게서 좋은 치료효과가 검증돼 확산되는 추세"라면서 "유럽에서 심부전 전문의로 활동하려면 특화된 프로그램 2년 과정을 마친 뒤 수료증을 받아야 기회가 주어진다"며 "독일은 이와 별개로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독일의 특별한 프로그램을 정리하면 이렇다.
우선 심부전 외래 클리닉에서 사전에 잠재적으로 심부전이 발생할 조짐을 조기에 파악해 전문 간호사와 함께 위험요소를 줄여나가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후 특화된 심부전클리닉과 연계시켜 한 번 더 질환 여부를 파악한다.
이 때 필요에 따라 카테타 시술 등을 하며 제대로 안정화가 안 되면 지역거점지역에 마련된 심부전 센터로 옮겨 3단계 진료를 한다.
심부전센터는 종합병원 급으로 흉부외과, 마취과, 신경과 전문의로 다 함께 협진, 환자에 심도 있는 치료를 하게 된다.
이곳엔 관상동맥중재술 등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이 다 갖춰져 있다.
이에 카스텐 쵸페 부학과장은 "독일이나 유럽에서는 심부전이 환자의 목숨을 많이 앗아가는 심각한 질환이라는 것을 파악, 환자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봐 환자대상, 보건의료전문가를 상대로 심도 있는 교육 등 심부전 프로그램이 생겨났으며 일반내과도 심부전 클리닉, 심부전 센터의 3단계 연계 치료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촘촘한 연계과정이 원활하게 운영되기까지는 외래 심부전 전문의 간호사제도가 한몫을 했다.
외래심부전 간호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선 별도로 2년 과정을 수료해야 하며 맡은 역할만큼의 임금 수준도 높아진다.
독일엔 심부전 왕진도 활성화돼 있다.
카스텐 쵸페 부학과장은 "독일에선 왕진을 통해 조기에 심부전을 막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도 심부전센터의 인증을 받기위해 심부전 프로그램을 마련 중에 있으며 노력하고 있다"며 요즘 처방되는 심부전 치료제의 유용성도 소개했다.
그는 "심부전 환자의 사망할 리스크를 25~30%로 줄여줄 수 있는 우수한 치료제가 나와 있다"며 "여기에 통합진료프로그램 내에서 처방하게 되면 30% 추가 감소시킬 수 있는 데이터가 있어 프로그램들이 복잡해도 운영된다"면서 "치료에 도움이 되는 슈퍼약물이 있어 반가울 수 있지만 환자에게 적시에 사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돼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하게 투약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프로그램을 잘 세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독일이나 유럽 상황을 들여다보면 이론적으로는 심부전 진료프로그램이 제대로 가동되거나 정부와 협력이 잘 돼 안착됐다고 볼 수 있지만 급여, 외래간호사의 문제, 수가와 급여가 제대로 책정이 안 돼 장애요소가 되고 있으나 프로그램이 워낙 새 프로그램이어서 차근차근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현재 "독일은 국민과 의료계가 바라는 심부전치료의 이상향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와 학회가 시도하는 다양한 노력들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 카스텐 쵸페 부학과장의 시각이다.
독일에서 엔트레스토 도입 후 실제 치료사례도 뒤따랐다.
이 심부전 치료제는 심혈관계 질환으로 발생한 사망률, 입원,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감소시키는 임상결과 근거로 지난 10월 1일부터 한국도 보험급여를 받았다.
엔트레스토는 심장의 신경호르몬계(NP계)에 작용, 신체의 보호기전을 강화하는 동시에 안지오텐신 II 수용체를 차단하는 이중 기전의 치료제로 1일 2회 복용하도록 돼 있다.
카스텐 쵸페 부학과장은 "엔트레스토가 심부전 환자의 사망 위험을 추가로 20% 감소시켜준다"면서 "가령 55세 이상 심부전환자의 생존율이 10년일 때 기존 평균적으로 고혈압 약 에이스 억제제(ACE inhibitor)를 처방받음으로써 7년, 추가로 엔트레스토 사용하게 되면 9년 생존하게 된다며 고령 70대 이상 환자라도 1.6년 수명이 연장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처럼 심부전 환자들에게는 사망률, 재입원 율을 낮추는 것이 가장 먼저이겠지만 실제 개선된 삶의 질이 6주에서 8주 만 늘어나도 반기듯 중요하다"며 이것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2달 전 엔트레스토의 임상 데이터에서도 확실하게 나타났다고 공개했다.
그는 "ACE 억제제가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켜주지만 엔트레스토는 더 잘 나아지게 해준다"면서 "독일에서는 중요한 임상연구결과가 발표돼도 치료시장에 즉각 반영되는 충분조건이 되지 못해 정부를 상대로 치료효과 측면뿐 아니라 재입원 율을 낮춤으로써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음을 설득해야 했다"며 "데이터를 얻어내는 과정에서 회사, 학회, 정부가 파트너 십을 통해 동감, 4.5유로로 약값이 싸지 않았지만 독일 정부가 엔트레스토를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카스텐 쵸페 부학과장은 "심부전뿐 아니라 심장, 당뇨에 도움을 준다. 엔트레스토 작용기전은 글루카곤에 효과가 일부 발휘되는 덕분에 당화혈색소를 더 떨어뜨려 인슐린 주입을 더 미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부전치료의 세대교체도 예측, 관심을 끌었다.
카스텐 쵸페 부학과장은 "ACE 억제제가 나중에 나왔다면 의료시장에 추실조차 못했을 것"이라면서 "에이스억제제의 종말이 시작되고 있다. 그간 심부전 환자 치료에 도움이 돼 왔지만 엔트레스토의 임상데이터로도 질병의 부담이나 삶의 질 향상에 전하는 메시지가 충분하다"며 "하지만 가격이 비싸 인도 같은 경우 비용이 부담돼 에이스 억제제의 사용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는 항간에 나도는 엔트레스토의 성분 중에 한 가지가 알츠하이머 진행을 돕는다는 입소문을 일축하는 주장을 내놨다.
카스텐 쵸페 부학과장은 "엔트레스토가 10년 혹은 20년 후에 나타나는 알츠하이머병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 확인이 안 된 데이터로 당장 사망할 지도 모르는 심부전 치료를 중단할 수는 없다"며 "일본에선 고혈압치료제로도 사용되고 있다"면서 급성 심근경색환자, 심박출 보존, 초 치료 도움여부는 5년 안에 임상결과가 나올 것이며 이 연구가 끝나는 대로 새 페러다임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밖에 그는 한국의료진에 "적절한 환자를 잘 선택해 처방할 엔트레스토의 기전 잘 이해하면 이상반응이 나타났을 때 충분히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시아인도 저용량, 고용량 다 사용가능하다. 필리핀 환자가 최고용량 200㎎ 견뎌 낸 임상결과가 있다. 7-10회 정도 투약한 후 칼륨, 심장, 혈압을 체크해 괜찮으면 제대로 처방된 것으로 혈압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그대로 사용하되 용량을 감량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arsten Tschoepe 프로필
|
소속= 유럽 최대의 대학 병원 독일 베를린 샤르테 의대 순환기내과 부학과장
o 유럽심장학회(ESC,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유럽심부전학회(European Heart Failure Association)와 유럽당뇨병협회(European Society of Diabetes mellitus) 회원
o 독일심장협회(German Cardiac Society), 독일내과협회(German Society for Internal Medicine) 회원
o 2003년 Benjamin Franklin 대학으로부터 최우수 연구상, 2006년 유럽당뇨병학회로부터 연구상 수상 등
저서와 임상 활동
o 약 250건 이상의 국제 학술 논문 발표
o 확장기 심부전 유럽 임상 연구회의 주요 연구자
o 스트레스성 심근증, 도플러 초음파 심장 검진법 등 심부전 관련 다양한 임상 연구 참여
|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4 18:10:27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