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이화여대 의대, 겨울철 미세먼지에 '현명한 대처법'

하은희 교수 "미세먼지 피해 흡연보다 더 크다"

[보건타임즈] 우리나라는 언젠가부터 기나긴 미세먼지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요즘엔 춥고 건조한 겨울철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일 때 1시간 야외 활동을 하면 담배 1개비 연기를 1시간 20분, 2000㏄ 기준 디젤차의 매연을 3시간 40분 동안 마시는 것과 같이 몸에 해롭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조차 2014년 한 해 미세먼지로 기대 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 흡연으로 숨진 조기 사망자 600만 명을 웃도는 수치를 발표한 바 있다.
이토록 미세먼지의 유해성이 흡연보다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미세먼지, 체내 첫 면역체계 '호흡기' 위협
영·유아의 건강은 물론 태아까지 '악영향'

미세먼지는 먼지 입자의 지름크기로 둘로 나뉜다.
대개 먼지 입자 지름이 10㎛(머리카락 굵기의 1/5~1/7) 이하는 PM10으로 2.5㎛이하의 PM2.5(머리카락 굵기의 1/20~1/30)와 구분한다.
같은 농도라도 입자가 더 작은 PM2.5는 PM10보다 더 넓은 표면적을 가져 다른 유해 물질들이 더 많이 흡수돼 기관지에서 다른 인체 기관이나 장기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체내에 미세먼지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 우리 몸을 보호하게 되며 이때 부작용으로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이러한 염증 반응이 기도나 폐, 심혈관, 뇌 등에서 발생하면 천식, 호흡기, 심뇌혈관계 질환 등을 유발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입원 율이 2.7%, 사망률은 1.1% 각각 증가한다.
폐포 깊숙이 침투하는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10㎍/㎥로 짙을 땐 폐암 발생률이 9% 상승하는 것으로 의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됐을 땐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의 사망률이 30%에서 8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면역력이 취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임산부, 호흡기와 심혈관계 질환자들은 물론, 영·유아는 정상 성인보다 미세먼지 노출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스스로 걷지 못하는 영·유아는 바닥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데다 신진대사가 빨라 호흡량이 많아 주로 입으로 호흡을 해야 해 먼지가 코에서 걸러지지 않아 같은 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됐을 때 성인보다 노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또 미세먼지에 직접 영향을 받는 폐와 같은 내부 장기들이 아직 성장하지 못해 감염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미세먼지는 태아에게도 치명적이다.
하 교수 연구팀이 조사해온 출생 코호트 조사 '산모, 영유아의 환경유해인자 노출-건강 영향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태아의 성장 지연과 임신 주수 감소 등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출생 후 성장 발달은 물론 신경 인지 발달 저하 등에 악영향을 준다.

미세먼지 심한 겨울철엔 '외출 자제'
실내 환기위해선 '공기 청정기나 정화 식물' 활용

미세먼지로부터 호흡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농도가 높을 때 되도록 바깥 외출이나 출입을 자제하거나 집 안에 외부 공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하 교수는 "다만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졌을 땐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면서 "실내 공기의 질 정화를 위해 공기 청정기를 사용하거나 스투키, 산호수 등 공기 정화에 도움이 되는 식물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이때 주기적으로 식물의 잎에 붙은 먼지를 닦아준다든지 청소를 할 때 청소기를 곧바로 사용하기보다 공중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 미세먼지를 바닥에 떨어뜨린 후 물걸레로 닦아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외출 시 지켜야 할 것은 '황사 마스크 착용'
올바른 사용 방법 준수해야 '차단 효과 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해야 할 때는 반드시 황사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하 교수는 "고령자나 어린 아이들은 날이 추워지면 방한용 면 마스크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입자가 매우 작은 미세먼지는 면 마스크로는 걸러내기 어려워 식약처로부터 인증 받은 ‘의약외품’인지를 확인 후 구입해야 한다"며 "착용 효과를 높이려면 성인은 대형, 얼굴이 작은 어린이는 소형을 선택해 쓰며 제품 설명서에 따라 사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마스크의 코와 턱을 감싸도록 안면에 맞추는 것은 물론 코 지지대를 위로 해 얼굴에 밀착시킨 뒤 밴드를 양쪽 귀에 걸어 착용한 다음 양손의 손가락으로 코 지지대 부분이 코에 밀착되도록 클립을 눌러 준 뒤 양손으로 마스크 전체를 감싸 공기 누설여부를 체크하면서 안면에 밀착되도록 조정해야 한다"는 게 하 교수의 설명이다.

하은희 교수는 "1㏊의 숲이 연간 168㎏의 미세먼지, 나무 47그루는 경유차 1대가 발생시키는 대기오염 미세먼지를 각각 흡수한다는 산림청의 연구 결과 발표가 있다"며 "개인 특히 호흡기 건강이 취약한 고령자나 어린 아이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부득이 외출할 땐 반드시 황사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귀가해선 손과 발, 이를 잘 닦는 것 등을 잊지 않도록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