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서 '다발 희귀 안질환 유전자 3개' 찾다
[보건타임즈] 국내 연구진이 원인감별이 어려운 희귀 안질환의 유전자분석 진단법을 개발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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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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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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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의과대학 '한진우'(안과학)·'이승태'(진단검사의학)교수와 '임정훈' 연구원(약리학)은 '영아 눈떨림증후군'을 겪는 환자 혈액의 유전자분석을 통해 원인질환 규명과 함께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안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JAMA ophthalmology지 최근호에 'Accuracy of Next-Generation Sequencing for Molecular Diagnosis in Patients with Infantile Nystagmus Syndrome(영아 눈떨림증후군에서 차세대염기서열분석의 진단적 유용성)'이란 제목으로 발표됐다.
'영아 눈떨림증후군'은 생후 6개월 이전의 영아에게서 눈동자가 좌우, 상하 또는 복합적으로 계속 떨리는 증상으로 인구 2천 명당 1명꼴로 보이는 희귀 안질환이다.
이 안과질환은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인 경우가 있으나 뇌나 신경계 이상, 눈백색증, 망막변성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환자들은 발병원인질환을 밝혀내기 위해 MRI촬영이나 특수 혈액검사, 염색체 검사 등 많은 단계의 검사를 거쳐야 했으며, 간혹 못 찾는 사례도 있었다.
환자의 시력 상실은 물론 생명에까지 큰 영향을 주는 유전성 희귀안질환 진단은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보호자들의 큰 부담이 돼왔다.
연세의대 연구팀은 지난 2015년 6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세브란스병원 안과에서 진료를 받은 '영아 눈떨림증후군'환자 48명을 상대로 이들의 혈액을 채취한 뒤 한 번에 수십~수백 개의 유전자를 한 개의 판으로 조립해 분석하는 최신의 '차세대염기서열 분석법(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을 시행했다.
이 결과 이들 중 28명의 환자에게서 영아눈떨림증후군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내는 한편, 이에 따른 정확한 유전성 질환 진단명을 내릴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dusarnxla에 따르면 28명 중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환자는 4명이었으며, '무홍채증' 환자는 4명, '전색맹' 환자가 3명 그리고, '시니어 로켄 증후군' 등의 기타 희귀 유전성 안질환으로 각각 진단됐다.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Leber congenital amaurosis)는 눈동자의 떨림증상과 함께 심한 시력 저하, 망막 색소변성을 가져오는 질환이다.
이 질환의 국내 유병률 통계는 아직 없는데다 해외연구로는 인구 10만 명당 2~3명꼴로 발병하며 안질환 이외에 신장질환 혹은 쥬베르증후군 등 다양한 전신질환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홍채증(Aniridia)은 홍채가 부분적 또는 완전한 결손을 입는 선천성 안질환이다.
이 질환의 증상으로는 눈 떨림, 각막혼탁이나 약시, 백내장, 사시 등을 보이며 무엇보다 동공의 크기를 조절하는 홍채기능이 상실, 눈부심의 불편증상이 심다.
이 질병은 규칙적인 안과 검사를 통해 굴절이상 교정과 특수 착색렌즈나 광변색렌즈 착용을 시켜 눈부심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전색맹 (Achromatopsia)은 망막의 원뿔세포에서 기능을 하는 단백질의 이상으로 발병하며 색을 부분적 혹은 전체적으로 인식을 하지 못한다.
영아기에 눈 떨림이 생기며, 심한 눈부심에 어두운 곳에서 더 시력이 좋아지는 특징이 있다.
치료로는 특수 착색렌즈를 통해 눈부심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시니어 로켄 증후군(Senior Loken syndrome)은 섬모질환의 일종으로 시세포의 외절과 내절을 잇는 부위의 단백질 이동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기능이상으로 생기는 질환이다.
영아기에 눈 떨림이 생길 수 있으며 점차 시력감소, 망막색소변성을 보이며 전신질환으로 신장질환이 동반, 다뇨(多尿), 야뇨증, 고혈압 등의 증상과 함께 신장세포의 섬유화를 일으키는 콩팥황폐증에 의한 급성신부전으로 악화돼 정기검사와 적절한 시기에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한진우 교수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NGS기법을 영아 눈떨림증후군 환자에게 적용함으로써 58.3%의 진단율을 얻었다"면서 "가족력이 있는 환자에게서 88%이상의 매우 높은 진단율을 보였다"며 유전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렇듯 이들 질환을 야기하는 정확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으려면 정밀한 NGS기법이지만 방대한 분석결과에 대한 연구진의 전문적인 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까지 NGS기법을 통해 뇌전증환자의 병을 일으킨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내 발병원인 규명에 성공한 사례는 30%내외, 선천성 녹내장도 25%내외에 그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연세의대 연구팀의 진단율은 높은 지표로 평가되고 있다.
한 교수는 "이처럼 간편한 혈액채취만으로 유전성 질환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게 돼 동반되는 다양한 전신 질환의 진행과 증상 정도를 정확히 예측, 필요한 예방적 치료와 검사일정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담당 의료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인다.
실제 이번에 NGS기법을 통해 로켄 시니어 증후군을 진단받은 8세 여아의 보호자들은 향후 급격한 신(腎)부전 발병으로 제때에 신장이식을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질환 특성을 처음 알게 됐다.
이승태 교수도 "이번 연구를 통해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를 일으키는 많은 돌연변이 유전자 중 한국인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3개의 돌연변이 유전자(NMNAT1, GUCY2D, RPGRIP1) 찾아내 더욱 빠른 진단과 함께 한국인 고유의 질병 유전자 정보를 추가할 수 있었다는 점이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질병의 조기 진단과 예방적 치료효과가 큰 소아환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유전자검사법을 통한 상담과 유전자 치료의 가능성 제시함으로써 국내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의 한 계기를 마련한 점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원인 치료를 위해 유전성 안질환자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완, 대체할 정상 유전자를 끼워 넣는 유전자치료법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 연구에 이미 착수했다"며 "다만, 건보당국이 보험급여로 고시한 NGS 검사를 통해 최근 유전성 망막색소변성증만 선별적으로 인정할 뿐 이외 유전성 안질환의 검사를 제한함으로써 희귀 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해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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