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운 센터장 "겨울엔 멜라토닌 분비 떨어져 불면증 악화 주의"
[보건타임즈] 새로 시작되는 새해, 이맘때가 되면 으레 흔히들 금연, 다이어트, 운동 등 다양한 건강 증진계획을 위해 세워 몸서 실천에 옮기지만 운동만큼이나 신체의 활력 회복에 큰 영향을 주는 수면 건강도 함께 점검해봐야 할 것 같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 건강한 삶을 위해 충분한 수면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인 수면 건강에 '적신호' 켜졌다
수면장애 72만명 5년 새 '56%' 급증
한국인의 수면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그룹 중 꼴찌다.
조사마다 일부 차이가 있지만, OECD 자료(2016)에 따르면 프랑스는 평균 수면시간이 8시간 50분, 미국은 8시간 38분, 영국은 8시간 13분이며, 우리나라는 7시간 49분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적다.
사회 특성상 다른 국가보다 근무 시간이 많아 수면 시간이 짧은 것이 문제이지만, 수면의 질 이 낮아 심각하다.
실제 최근 수면장애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건보공단의 2016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 해에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72만 명을 넘어섰으며, 2010년 46만 1,000명이었던 5년 전과 비교하면 약 56% 이상 급상승했다.
여기서 수면장애엔 단순히 잠을 못자는 불면증뿐만 아니라, 수면을 충분하게 취해도 낮 동안 각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기면증(과다수면증), 잠들 무렵이면 다리가 쑤시거나 저리는 증상, 코골이와 동반돼 수면 중에 호흡이 멈춰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의 양과 질 저하로 생긴 다양한 증상까지 모두 포괄한다.
임신과 출산, 폐경 등 '생체주기 변화' 영향
'잠 못 드는 여성' 남성 환자의 1.5배
수면장애 환자를 성별로 따져보면 여성이 42만 7,000명으로 남성(29만 1,000명)보다 1.5배 정도가 더 많다.
여성은 임신과 출산, 폐경과 함께 찾아오는 갱년기 등 생체주기에 따른 영향으로 전 연령에서 수면장애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서 수면과 연관된 아세틸콜린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가 떨어져 체내 시계가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돼, 밤에 
잠들지 못하거나 자주 깨며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등 여러 형태의 불면증이 나타난다.
또 이들 중엔 40·50대 중·장년층이 36.6%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20·30대는 17.3%에 이른다.
이대목동병원 이향운 수면센터장(사진)은 "나이가 들면 생체시계에 변화가 생겨 깊은 잠이 비교적 줄어든 대신 꿈을 꾸는 수면시간은 빨라지게 돼 상대적으로 얕은 수면과 꿈 수면이 많아지게 되거나 퇴행성 질환으로 발생하는 통증이 고령층의 수면장애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수면장애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특히 폐경기 전후의 여성들에게서 많이 발생, 중년 여성 가운데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해 낮에 졸리거나 피곤한 상태로 일상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수면장애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수면장애는 일조량과 관계가 있어 요즘처럼 밤이 긴 겨울엔 적정한 햇볕을 충분히 받지 못해 잠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떨어져 불면증이 악화돼 좀 더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수면장애 '고혈압∙뇌혈관 질환 등 합병증' 유발
의심될 때 병원 찾아 '적극 치료'
잠은 낮 동안 축적된 피로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신체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낮 동안 학습된 정보를 저장시키는 기능, 창조적인 사고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역할까지 담당한다.
이 때문에 오랜 기간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신체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정신적인 휴식, 뇌 기능 회복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된다.
더 나아가 피로가 쌓여 우울한데다 신경질이 늘게 돼 스트레스와 긴장감이 증가되면서 고혈압이나 뇌혈관 질환과 같은 합병증의 위험까지 높인다.
이에 평소 잠을 제대로 못 자 일상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면 이를 질병으로 인식,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센터장은 "수면장애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전문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수면에 문제가 있어 밤잠을 설쳐 낮 시간 일상활동에 지장을 받는다고 느껴진다면 이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며 "수면센터나 수면전문클리닉 등을 찾아 수면 건강을 체크해보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숙면 위해선 규칙적인 취침·기상 시간 유지
잠자리는 어둡게, 수면제는 의료진 상담 하에 복용
규칙적이면서 충분한 숙면을 유지하려면 건강한 수면을 위한 생활 수칙을 지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물론 잠자리는 빛을 최대한 없애 어둡게 하는 것이 좋다.
잠자리에 누워 TV를 보거나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잠이 부족하다고 해 낮잠을 한 번에 몰아자기 보다는 낮에 너무 졸릴 땐 15분 이내, 휴일엔 30분 이상 자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이 센터장은 "수면제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의료진 상담 하에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불면증 초기엔 일주일 중 3일 이상 잠을 제대로 못 자 피로와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단기간 복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 "단, 수면제는 일시적인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내성이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 등과 같은 기존의 수면장애가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장기간 약물을 복용하기보다는 수면다원검사와 같은 정밀진단을 통해 불면증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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